응웬티탄홍, 전통 공예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다
응웬티탄홍, 전통 공예에 현대적 감각을 불어넣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21.01.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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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티탄흥(Nguyễn Thị Thanh Hương)은 하노이 외곽에 소재한 탄찌(Thanh Trì)군 반푹마을(Vạn Phúc)에서 태어났다. 반푹마을은 대나무 수공예품을 제작하는 전통 마을이다. 응웬티탄흥은 이곳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4세부터 기본적인 직조 기술을 배웠다.

반푹마을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주민들은 대나무를 엮은 수공예품을 제작해 생계를 유지했다. 이는 응웬티탄흥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 응웬티탄흥은 향후 자신이 수공예품에 현대적인 개념을 도입해 신제품을 만들게 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대학진학을 위해 반푹마을을 떠났다. 응웬티탄흥은 교육대학을 졸업했으며 베이징에서 경제경영대학을 다녔다. 그녀는 대학을 다니는 동안 수공예를 잊고 지냈다. 그러다가 1년 전 한 일본인 사업가를 만나면서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응웬티탄흥은 일본 기업인들을 위한 투자컨설팅사인 쇼난(Shonan)에서 일하고 있을 때 한 고객이 나를 찾아왔다. 그는 플라스틱 선을 직조한 가방 100개를 제작하고 싶은데 베트남 공예업체에서 거절했다며 낙담해 있었다. 플라스틱 라탄 가방은 일본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때로는 사업 거래가 실패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고객이 안쓰럽다고 생각했고, 결국 내가 가방을 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가 어떻게 그리 성급하게 주문을 받았는지 지금도 잘 이해가 안 간다. 아마 나는 내 직조 능력을 자신만만하게 여겼던 것 같다. 내가 평생에 걸쳐 습득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마치 내 어릴 때 꿈이 실현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응웬티탄흥은 계약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고객의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인터넷을 통해 플라스틱 공예 가방을 제작하는 방법부터 배워야했다.

그녀는 전통적인 대나무 직조법과 플라스틱 라탄 가방의 직조 방법이 기본적으로 동일했다하지만 나에게 플라스틱 라탄 가방은 새로웠다. 이를 계기로 가방 만드는 법을 깊이 있게 연구해보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어느 날 응웬티탄흥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중남부의 닌투언성(Ninh Thuận)에서 고리버들 나뭇가지를 직조해 가방을 만드는 수업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수업에 등록했다. 이를 계기로 응웬티탄흥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응웬티탄흥은 수업 첫날 조금 어색함을 느꼈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수강생들은 라갈라이(Raglai) 소수민족 출신의 가난한 현지 주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모든 수강생들은 맨발 차림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수업을 듣다가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응윈티탄흥은 내가 유년시절을 보낸 반푹마을에서는 수공예 전통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를 되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응웬티탄흥은 단순한 제품을 더욱 정교하게 만들어 높은 가격에 팔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수공예업자들도 높은 소득을 얻을 수 있다면 수공예를 지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수업을 수료한 뒤 하노이로 돌아와 반푹마을의 수공예업자들과 더불어 처음으로 플라스틱 직조가방을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역사회의 참여

응웬티탄흥은 첫 번째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뒤 다른 고객들도 제작을 의뢰했다. 응웬티탄흥은 제작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더 많은 수공업자들을 물색해야 했다. 그녀는 그 과정에서 장애인들과 함께 일할 때 더 큰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사업 시작의 큰 힘이 됐다이들은 단순히 돈을 번 것이 아니라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고 언급했다.

응웬티탄흥은 희망을 나눌 수 있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며 자신의 가방 제작회사 이름을 행복나눔 하노이(Share Happy Hanoi)’로 정했다.

그녀는 우리의 목표는 장애인들과 수공예 장인들이 정교하게 만든 가방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며 행복을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복나눔 하노이 가방제작소는 장애인들과 함께 가방 직조만이 아니라 어깨 끈을 제작하거나 선을 박음질하기도 한다.

응웬티탄흥은 사업이 잘 되면 하노이의 모든 군에 소재한 장애인연합회와 협력해 직업 훈련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장애인들에게 수입 창출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행복나눔 하노이 가방제작소는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그치지 않는다. 응웬티탄흥은 재활용 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우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우리의 고객들은 전 세계 다양한 국가 출신이다. 이들은 친환경적인 소재에도 관심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플라스틱 라탄 가방을 만들 때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재활용품만을 활용한다고 강조했다.

응웬티탄흥은 한편 소수민족의 재료를 활용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제품의 다양성을 위해 타이(Thái) 소수민족의 비단을 직조하기도 하고 몽(Mông) 소수민족의 보라색 천을 활용해 가방 끝단을 꾸미기도 한다고 말했다.

응웬티탄흥은 가방 제조 사업에 대한 열정과 결의를 가지고 현재 다양한 소수민족의 장식 기법에 대해 상세히 배우고 있다. 그녀는 소수민족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더욱 다양한 플라스틱 라탄 가방을 만들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그녀는 순조로운 사업을 위해 마치 어린 아이가 첫 발걸음을 내딛는 심정으로 매사에 대처하고 있다나와 마음이 맞는 사업 동료가 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사업 동료인 네온 응웬 뱅크슨(Noen Nguyễn-Bankson)은 외국계 베트남인으로 산업 디자이너이자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그녀는 호치민에서 유학 중이었고 당시 우연히 만나게 됐다고 회상했다.

네온 응웬 뱅크슨은 응웬티탄흥과 이야기를 나눌수록 그녀의 열정에 빠져들었다. 응웬티탄흥은 반푹마을의 수공예 전통을 살리고 장애인들을 지원하고 싶어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이어 응웬티탄흥의 지역사회에 대한 열정을 보고 놀랐다. 우리는 많은 걸 공유했다. 나는 현재 그녀의 제품 디자인, 로고, 웹사이트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를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응웬티탄흥은 지난달 닌투언성에 다시 방문했다. 이번에는 수업을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서였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내가 수업을 들었던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가난한 레갈라이 소수민족들이 주요 수강생들 이었다이들은 라탄 바구니를 만들어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재료는 찾기가 힘들다. 재료를 찾기 위해 이틀간 밤을 새워야 바구니 1개를 만들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응웬티탄흥은 이들은 플라스틱 라탄 가방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재료를 찾기 위해 힘들게 숲을 헤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며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이들에게 전문 기술을 가르쳐 일자리를 창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회상했다.

응웬티탄흥은 화빙성(Hòa Bình) 마이쩌우군(Mai Châu)에 소재한 생태관광명소에서 라탄 가방 만들기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이곳은 관광객들이 가방 만들기 체험을 하는데 최적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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