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베트남 투자 제동 걸리나?
삼성 이재용 부회장 구속, 베트남 투자 제동 걸리나?
  • 베한타임즈
  • 승인 2021.01.2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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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실형을 선고하면서, 향후 삼성전자의 대베트남 투자 및 사업 추진이 탄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뇌물공여, 횡령 등 관련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경영권 승계 청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 대해 86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를 유죄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곧바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3000원(3.41%) 하락한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또한 삼성전자의 하락세로 전일 대비 71.97p(2.23%) 하락한 3019.93에 거래를 마쳤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베트남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해 10월 베트남을 현장 방문해 응웬쑤언푹 총리와 면담을 하며 삼성전자 관련 사업 구축 및 투자 확장을 논의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2년 간 삼성은 173억USD 이상을 베트남에 투자했으며 전국 각지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했다. 삼성은 현재 2022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노이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 중인데 이를 위해 약 3000명의 베트남 엔지니어들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삼성 측은 ‘베트남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며 향후 공공 기반시설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정부는 삼성 측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베트남에 설립해 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던 중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도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을 맞으면서 과감한 투자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2018년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 등 분야에 180조원을 투자하고 4만명을 채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삼성전자는 실제로 지난해 8월 130조원 투자를 달성하는 등 사업과 투자, 고용 창출에 나서는 등 광폭 행보를 보여왔다.

문제는 이 부회장의 구속으로 베트남에 대한 투자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총수 부재에 따라 대규모 투자나 M&A 등 발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워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완공을 목표로하고 있는 하노이 연구개발센터는 계획대로 진행되겠지만 향후 베트남에 대한 대규모 투자나 반도체 공장 설립은 사실상 힘들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의 총수 부재가 경영 난맥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과거 고(故) 이건희 회장이 차명계좌 관련 특검 수사에 책임을 지고 2008년 4월 회장직에서 물러났을 당시, 삼성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가동했지만 그 사이 미래 사업인 ‘5대 신수종 사업’ 선정이 늦어졌고 결과적으로 중국 업체들이 약진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한 경제단체의 임원은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며 "옥중 경영을 한다고 해도 대규모 투자에 대한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설상가상으로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한 재판도 남겨두고 있어 향후 수년간 법정 다툼으로 삼성의 정상적인 경영은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의 투자 위축은 베트남에 함께 진출한 수많은 협력사들에게도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하노이에 있는 삼성전자의 1차 벤더 업체 대표 A씨는 “삼성의 위기는 그대로 협력업체들의 위기로 연결될 것”이라며 “이런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벤더 업체 대표 B씨는 “베트남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투자는 힘들겠지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 지는 가운데 기존의 계획된 투자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 최고 기업이 더욱 투명하고 새로워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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