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한드 열풍’의 두 얼굴
베트남 ‘한드 열풍’의 두 얼굴
  • 베한타임즈
  • 승인 2021.02.02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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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동영상 사이트 만연, 지재권 보호 나서야

호치민시에 거주하는 레화이르엉(20)씨는 한국 TV드라마(이하 한드) 마니아다. 한국에서 인기를  드라마는 대부분 섭렵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tvN에서 방영 중인 ‘철인왕후 ‘여신강림 즐겨본다고 했다. 레화이르엉씨는 한드 선택에는 나름의 기준이 있다. 단순히 한국에서 화제가 됐거나 유명 배우가 출연한다고 해서 무조건 시청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해도 재미 없으면 보지 않는다. 요즘에는 tvN OCN 계열 드라마를 즐겨본다. 내용이 신선하고 긴장감이 있어서 좋다 설명했다. 이어 “SBS 드라마는 ‘별에서  그대이후 너무 판타지같아서 별로라고 덧붙였다.   방송사의 드라마 특성까지 꿰차고 있었다.

 

베트남 젊은이들 사이에 레화이르엉씨 같은 한드 마니아층은 매우 두텁다. 드라마 주인공이 입는 , 그리고 먹는 음식  생활 스타일이 고스란이 유행을 타기도 한다. 지난  한국 편의점이 배경인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베트남에서  인기를 모았는데, 드라마에 나온 한국 편의점 GS25 실제 호치민시에서 매출 상승을 이루기도 했다.  

 

 많은 한드, 어떻게 보나

 

그렇다면 여기서 궁금한 점이  가지 생긴다. 최신 한드가 베트남 방송사를 통해 일일이 방영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베트남 젊은이들은  많은 한드를 골라볼  있을까. 참고로 한국내에서도 드라마 다시보기는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통해 월정액 결제(SVoD) 콘텐츠별 결제(TVoD)  가능하다.

 

베트남에도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애플TV, 중국 아이치이(Iqiyi), TV  해외 OTT서비스가 있다. 베트남 자체 서비스인 FPT플레이, ZTV 등도 존재하지만 한드 콘텐츠는 제한적이다.

 

바로 불법 동영상 사이트가 만연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  베트남의 미디어 업체인 BHD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의 마이너 OTT서비스에서 공급하는 영상  95% 무허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불법 복제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아직까지 베트남에서 영상이나 음악  무형 콘텐츠 상품에 현금을 지불하는 소비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무허가로 각종 영상을 배포하는 Phim Moi, Bilu TV, Full Phim, Xem Phim Hay 등의 서비스가 건재하다보니 베트남 시청자들이 손쉽게, 그것도 무료로 한드를 접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불법 동영상 사이트들은 수시로 사이트명이나 접속 경로를 바꿔가며 저작권 감시망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한국도 P2P 서비스  무료 동영상 다운로드 사이트가 유행한 적이 있다. 드라마  아니라 거의 모든 TV프로그램과 영화, 음악 등을 무제한 다운로드 받을  있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지식재산권 보호가 강화되고 콘텐츠 가치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베트남 역시 최근들어 지재권의 중요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지만 ‘한드=무료라는 인식은 일부에 여전히 살아있다.

 

한국의 방송사들과 드라마 제작사들이 한류 전파를 위해 ‘무한공유 나설 작정이 아니라면 지재권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베트남 당국과 함께 불법 동영상을 차단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의 상태를 방치한다면 한류의 가치를 우리 스스로 깎아내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특성을 고려해 결제 방식보다 광고 기반의 주문형비디오서비스(AVoD) 활용한다면 시청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방송사와 제작사의 지재권도 보호해 모두 윈윈할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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