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타협한 H&M, 이번에는 베트남서 불매운동 직면
중국과 타협한 H&M, 이번에는 베트남서 불매운동 직면
  • 베한타임즈
  • 승인 2021.04.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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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지도에 ‘남해 9단선’ 표기, 베트남 반발

중국에서 불매운동의 표적이 됐던 글로벌 패션브랜드 H&M이 이번에는 베트남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중국의 요구에 굴복하면서, 그 반대로 베트남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H&M은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의혹이 불거진 뒤 해당 지역에서 나는 면화를 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중국내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바 있다. 결국 중국 내 H&M 매장 다수가 문을 닫기에 이르렀다. 불매운동의 파장은 나이키, 버버리, 아디다스, 뉴발란스 등 서구권 유명 브랜드들로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중국 인터넷 규제기관인 인터넷정보판공실 상하이 지부가 H&M이 사용한 중국 지도가 잘못됐다는 이유로 H&M 임원을 소환해 지도에 대한 수정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H&M의 중국법 위반을 지적했으며 국토에 대한 인식을 강화하고 중국 규범에 맞는 표준화된 지도를 사용해야 하며 관리 당국이 향후 이에 대해 감독·검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H&M 측은 당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향후 확실히 정비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H&M 측은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당초 중국 정부측은 이와 관련해 네티즌의 제보를 받았다고만 했을 뿐, H&M이 어떤 부분을 지도에 잘못 표기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H&M 공식 홈페이지의 지도에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그어 놓은 남해 9단선이 표기됐다. 중국은 이 남해 9단선에 따라 베트남동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2016년 중국의 남해 9단선은 법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PCA의 판결을 인정하지 않고 베트남동해상에 불법적인 인공 섬을 만드는 등 국제법을 위반해 왔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기업에 대한 길들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8년에도 H&M은 홈페이지 지도에 대만을 별도 국가로 표기했다 중국에서 거센 비난을 받은 전례가 있다. 현재는 대만지구로 표시하고 있다.

베트남 강력 반발

베트남은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베트남 네티즌들은 쯔엉사(Truong Sa)와 황사(Hoang Sal) 군도가 베트남 영토로 표기되도록 지도를 즉각적으로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H&M에 대한 불매 운동을 시작했다. 베트남 인터넷상에는 강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으며 H&M 제품을 취급하던 베트남의 일부 온라인 쇼핑몰들도 이에 동참해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호치민시에 첫 매장을 열었던 H&M은 현재 베트남 전역에 12개의 매장을 운영중인데, 최근 매장을 찾는 고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정부도 나섰다. 베트남 외무부 레티투항(Le Thi Thu Hang) 대변인은 지난 8H&M의 지도 표기와 관련해 "역사적 사실과 국제법에 반하는 모든 선전 및 홍보물은 가치를 가질 수 없으며 쯔엉사(Truong Sa)와 황사(Hoang Sal) 군도에 대한 베트남의 영유권은 바꿀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베트남의 주권은 물론 베트남동해에 대한 관할권 존중을 기업들에게 요청한다"라며 베트남에서 운영되는 모든 기업은 베트남 법률을 존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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