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했던 동네가 오랜만에 북적
한적했던 동네가 오랜만에 북적
  • 최정은 기자
  • 승인 2021.07.02 16: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찌민시 대규모 코로나 검사 현장

호찌민시가 확산되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위해 대규모 코로나19 검사 캠페인을 시작했다. 위험 지역 중심으로 진행되던 전수검사가 7월 1일 이후 잠재적 위험 지역까지 대상이 확대되면서 많은 교민들도 코로나19 검사에 응해야 했다. 호찌민시 투득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중인 본지 최정은 기자도 지난 7월 1일, 단지에서 진행된 검사에 참여했다. 최기자가 경험한 호찌민시 전수조사 현장을 르포 형태로 전한다. [편집자주]

호찌민시가 시민 50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다는 보도가 나온 지난 달 28일, 기자가 사는 아파트 단지의 한인 단톡방에는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안그래도 단지와 접한 쇼핑몰 슈퍼마켓에서 감염 의심자가 나왔다는 공문이 나온터라 입주민 대상 검사는 시간문제로 보였다. 지난 달 30일 오후, 인근의 다른 아파트 단지들로부터 전 입주민 대상 검사를 익일 실시한다는 이메일이 발송됐다는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같은 날 늦은 밤까지 기자는 어떠한 메일도 받지 못했다.

7월 1일 아침에야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만 18세 이상 입주민 대상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장소는 단지 중 한 동의 로비에 위치한 커뮤니티 룸이었다. 혼잡을 방지하기 위해 동별로 시간을 나눠 진행됐다. 오전부터 검사를 독려하는 단지내 안내방송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오전 9시가 조금 넘어가자 검사가 실시되는 해당 동 건물 앞에 사람들이 하나 둘모여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검사가 시작되면서 아파트 로비에 긴 대기 줄이 만들어졌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였기 때문에 대기는 수월해 보였다. 그러나 그리 넓지 않은 로비가 곧 혼잡해졌고, 보건 당국 담당자들은 대기 장소를 건물 앞 실외로 변경했다. 처음에는 입주민을 동별로 나눠 순차적으로 검사를 진행했지만 조금씩 시간이 밀리면서 오후가 되자 동별 구분이 사라졌다.

4차 대유행 이후 이동이 줄어 한적하기만 했던 아파트 단지가 오랜만에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이에 검사를 기다리던 몇몇 사람들은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베트남 입주민 A씨는 “줄이 길어지면서 간격이 유지되지 않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다면 큰일날 수 있겠다”며 우려했다. 미국인 B씨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다. 검사도 좋지만 정부의 방역 지침에 반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대기줄의 사람간 간격이 1미터가 채 되지 않는 경우가 다수 목격됐다. 이런 집단 검사에 불안함을 느낀 몇몇 교민들은 별도로 인근 병원에서 자비로 코로나 PCR검사를 받는 사례도 있었다.(호찌민시 보건국은 별도로 받은 PCR검사 결과도 인정한다고 밝히며 결과지를 지역 보건소로 제출하면 된다.}

투득시의 또 다른 아파트 단지의 경우 건물 앞 야외 공터에서 검사를 진행해 한 낮 뙤약볕까치 참아야하는 이중고를 겪어야했다.

그러나 대다수 입주민들은 전수검사에 호응했다. 교민 C씨는 “이렇게 무료로 검사를 해주는 것은 잘 된 일”이라며 “대규모 검사를 통해 코로나19가 예방된다면 열 번이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자는 업무를 끝낸 뒤 오후 7시경 검사를 받으러 갔다. 그러나 앞서 1시간의 저녁시간 공백 탓에 대기 줄이 건물 코너를 돌아 길게 늘어나 있었다.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 1시간 후에 다시 왔다. 그나마 줄이 줄어 있었다.

대기 후 약 15분만에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검사소 입구에서 신고서에 이름과 주소, 여권번호 등을 적은 뒤 보건 당국 직원에게 제출하면 직원은 바은신고서를 명부에 수기로 다시 작성했다. 정확하게 작성하는지 유심히 지켜봐야할 것 같았다.

이어 방호복을 입은 보건 당국자들은 긴 면봉을 이용해 양쪽 콧 속 검체를 채취했다. 면봉이 너무 깊게 들어와 불쾌감이 들었지만 불과 5초 안에 끝나니 참을만 했다. 검사를 마친 후 직원에게 물어보니 검사 결과는 하루이틀 안에 나오며 양성일 경우 개별적으로 연락이 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검사는 일반 키트 검사로, 양성이 나오면 추가 PCR 검사를 통해 최종 확진으로 판정된다.

열흘간 500만 샘플 수집 목표

호찌민시 당국이 주도한 이번 대규모 코로나 검사 캠페인은 지난 6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 진행됐다. 목표 검사량은 500만으로 정했다.

호찌민시 질병통제센터(HCDC)는 선제적으로 지역 사회의 감염을 선별 및 감지하고 잠재적인 발병 위험을 피하기 위해 하루에 50만회씩 열흘간 총 500만개의 샘플을 수집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번 검사에는 보건당국 인력을 총동원했지만 그것도 부족해 시내 병원과 의과대학 등에서 4000명 이상의 병원 직원과 학생들을 파견받았다.

6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초반 닷새간은 8군, 빈딴군(Binh Tan), 떤푸군(Tan Phu), 빈찬(Binh Chanh), 혹몬(Hoc Mon) 등 5개 고위험 지역에서 검사를 집중했고 7월 1일 이후에는 기자가 거주 중인 투득시를 비롯해 나머지 지역에 대한 대규모 검사를 진행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