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바리케이드 뒤의 삶
[기고] 바리케이드 뒤의 삶
  • 베한타임즈
  • 승인 2021.07.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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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도시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밤낮없이 일하는 노점상, 복권 판매하는 노인들, 그랩 기사들은 어느순간 사라졌다. 이제 거리에 보이는 소수의 사람들은 잔뜩 경계를 한채 마스크를 단단히 착용하고 땅만 보며 걸어다닌다.

호찌민시에 새로운 제한 조치가 시행된  이틀째 되던 , 도로 끝과 거리 모퉁이에 빨간색과 노란색 바리케이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날이 갈수록  많은 건물과 집에 접근 금지 경고 표지판이 붙었다.

호찌민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으로서 우리는 때때로 다른 사람들보다  늦게 소식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정확한 사실을 알기도 전에, 소문부터 듣게 됐다.

친구가 전화를  곳곳에 세워진 바리케이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면서 타오디엔(Thao Dien) 지역 일부가 봉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곧바로  밖을 내다보았지만 바리케이드는   없었고, 공안의 모습도 찾을  없었다. 일종의 가짜뉴스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지난 금요일(7 9) 아침, 나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 거리로 나왔다. 집을 나서자마자 나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있었다. 내가 가는  끝에  명의 경비원과 공안들이 케이드를 세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나는 다른 길로 돌아가야 했다.

골목은 평소보다  분주했다. 지난 며칠 동안 사람들은  안에 머물며 안전하게 지냈다. 그러나 이제는 사람들은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보기 위해 긴장된 모습으로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타오디엔의 주요 도로에는 새로운 바리케이드가 시민들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임시 바리케이드에는 제복을 입은  명의 남성이 배치되어 있었고, 그들은 근심 가득한 주민들의 질문에 참을성 있게 대답하고 있었다.

 앞에 펼쳐진 상황에 두려움이 엄습했다. 나는 식료품을 구입하기위한 마지막 시도를 감행했다. 길을 돌아 꿕흥(Quoc Huong) 거리로 향했다.

 분을 걷다보니 마침내 친구가 말했던 소문이 거짓이 아니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목격했다.  끝에는 훨씬   바리케이드가 세워졌는데, 그곳에는 수십 명의 공안 당국자들이  있었다. 출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는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나는 혼란에 휩싸인채 최대한 빨리 집으로 돌아왔다.

나는 타오디엔 지역의 봉쇄와 관련한 뉴스를 보기위해 온라인을 뒤졌지만 별다른 내용을 찾지 못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있으며 아무도  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내가 느꼈던 가장  두려움은 항상 울타리에 갇혀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안에 있을지 모르는 밀실 공포증이 살아날까 염려됐다. 곳곳에 세워진 바리케이드를 보면서 나는 갑자기 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며칠  우리는 다시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마음은 불안, 공황, 완전한 절망 사이에서 춤을 췄다.

봉쇄 사흘째가 되면서 나는 다시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올  있었다. 우리에게는 지역 상점이 있었고 약도 구할  있었으며 아프지도 않았다.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온라인을 통해 고민을 나눴다.

나흘이 지나자 나는 어느 정도 평온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내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으며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주인은 봉쇄가 14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알려줬다. -  편으로는 봉쇄가 5 정도만에 끝나기를 바랐지만- 언제쯤 끝날지   있게  안심이 되었고, 봉쇄 지역에서의 삶도 편안해졌다.  

 즈음에 나는 이것이 우리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봉쇄된 지역에 거주하는  무리의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베트남 정부는 수많은 감염 사례로부터 도시를 보호하고자 했고, 우리가 사는  앞에 바리케이드가 세워진 것이다. 정부는 논리적이었고 우리가 다양한 음식을 먹지 못한다며 불평하는 동안 그들은 그런 고민을 넘어 훨씬   문제를 고려하고 있었다.

내가  문제를 스스로 합리화하고 타협하게 되자 모든 것은 간단해졌다.

우리에겐 아직 작은 기쁨이 있다. 식료품을 사러가는 20분의 시간이 소중해졌다. 골목을 질주하는 오토바이와 도로를 질주하는 차와 트럭이 사라져 한적함이 감돈다. 집집마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나무  새들의 지저귐도 들을  있다.

삶은 느려졌다. 나는 매일 아침에 루프탑에서 커피를 마시고  앞의 짧은 거리를 오가는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나를 감동시킨 일들도 있었다. 사흘째 되는 ,  단체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식량 구호 활동을 펼쳤다. 공안, 자선단체 직원, 지역 경비원들이 힘을 모았고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가득 실은 트럭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식료품을 제공했다.

많은 베트남 노동자들은  다른 영웅이다. 환경미화원들은 깨끗한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맹렬한 태양 아래서 방호복을 입고 일하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의 약사. 그리고 아마도 가장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매일같이 일하고 있는 편의점 직원들까지.

나를 포함해 많은 외국인 친구들은  바리케이드 뒤에서 변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은 흔한 모습이 됐다. 예전에는 인사조차 나누지 않던 사이였다. 바리케이드 뒤에 갇힌  1주일 이상이 되었지만 불평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는 부정할  없는 힘겨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럼에도 견딜  있는 능력이 있다. 베트남은 커다란 압박 속에서도 회복력을 가진 나라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가장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생존력과 이를 극복할  있는 힘을 얻고 있는  같다.  

 글은 베트남 호찌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작가  도티(Leigh Doughty) VN익스프레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호찌민시의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그의 글이 교민들에게 평안을 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번역해 게재합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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