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교민들 사이에서 중국의 코로나 백신인 시노팜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중국 시노팜 백신(Vero Cell) 500만 회분이 베트남에 들어오면서 이번달 대규모 백신 접종에 시노팜이 대거 활용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시노팜은 이미 6월에 베트남 보건부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앞서 7월에도 중국의 기부로 50만 회분의 시노팜 백신이 베트남에 수입된바 있다. 당시 해당 백신은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부 지역에 집중 배포됐었다. 그러나 최근 적지 않은 수량이 들어오면서 외국인들에게 시노팜이 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찌민시에 100만 회분의 시노팜 백신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은 교민 최모씨는 “주변 대부분 사람들은 효과가 좋다는 화이자, 모더나 같은 mRNA류의 백신을 선호한다. 시노팜의 효과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시노팜은 5월 7일 세계보건기구(WHO)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이미 아시아 일부국가와 남아메리카, 동유럽, 아프리카 등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백신에 대한 근거없는 불신보다 시노팜이 어떤 백신인지를 우선 따져볼 필요가 있다.
시노팜은 중국 최대의 국영 제약사이다. 백신의 이름은 Vero Cell이다, 2020년 7월 아랍에미리트에서 4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을 했으며 당시 예방률은 86%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노팜 백신이 제작 단계에서 관심을 모은 이유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중국 우한에 위치한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가 백신 개발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시노팜 백신은 전통적인 불활성화 백신이다. 죽은 바이러스를 활용한다고 하여 사백신(inactivated virus)이라고도 부른다. 바이러스는 단백질 안에 유전물질(DNA 또는 RNA)을 담고 있는 구조이다. 사백신은 포름알데히드 같은 화학물질이나 열을 이용해 바이러스 내부에 있는 유전자를 죽이고 단백질 옷만 남긴 형태이다. 기타 독감 예방 백신들이 대부분 사백신이다. 어느 정도 검증이 된 기술에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참고로 화이자, 모더나 등의 mRNA 백신은 몸속으로 주입된 유전물질이 몸의 세포를 조작해 항체를 만들어내는 비교적 최신 기술이다. 보관이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이밖에 바이러스 백터 DNA 방식도 있는데 다른 바이러스를 주입해 몸속 세포에 항체 DNA를 전달하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아데노바이러스를 주입한다. 그러나 병원성 증상도 함께 들어오기 때문에 고열과 통증이 동반되는 부작용 사례가 자주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전문가들은 사백신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한다. 대량생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대규모 투자도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긴급사용을 위해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시노팜이 사백신 형태의 VeroCell을 개발해 조기에 양산에 성공, 주목을 받았다.
문제는 시노팜의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자료가 충분치 않다는 점이다. 백신 평가를 위해서는 공개되고 검증가능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노팜에 대한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물론 중국 제약사 측은 사백신 형태가 오랜 기간 사용돼 별도의 검증이 필요치 않다고 주장 하겠지만 접종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시노팜 사용 국가에서 나타난 항체 생성 및 예방률은 mRNA 기술을 적용한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에 비해 확연히 떨어지고 있다.
최원석 고려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불활성화 백신은 오히려 항체에 의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을 촉진하거나 질환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