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도시에 늘어나는 자전거 통근족
베트남 대도시에 늘어나는 자전거 통근족
  • 베한타임즈
  • 승인 2022.07.0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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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와 대중교통과의 결합 시너지가 원인

베트남 대도시에서 자전거 통근족들이 늘고 있다. 치솟는 유가, 대중교통과의 시너지 효과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노이의 한 여행사 직원인 응웬후이퐁(Nguyen Huy Phong)씨는 꽉 막힌 출근길 도로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쉽게 교통 체증을 벗어났다. 지난 해부터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렇게 길이 막히면 자전거 통근의 장점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평소 장기간의 사무로 인해 목, 어깨, 허리 통증을 앓았는데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면서 점차 가라앉았다는 것. 응웬후이퐁씨 "어떤 사람들은 내가 땀이 많이 나는 무더운 여름 날씨에 자전거를 타는 것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무실에 씻을 수 있는 욕실이 있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오전 7시에 호안끼엠 지역에 있는 집을 나서 떠이호(Tay Ho) 지역에 있는 직장까지 약 5km 이상을 이동한다. 소형 접이식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교통 체증에 자유롭다보니 오토바이보다 10분 빨리 도착한다.

응웬후이퐁씨의 자전거 통근을 지켜본 직장 동료들도 건강을 위해 오토바이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다. 어떤 동료는 최대 집에서 회사까지 10km나 떨어져 있지만 기꺼이 자전거를 이용한다고. 응웬후이퐁씨에 따르면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동료들은 대부분 다시는 오토바이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건강과 교통 체증을 탈출 외에도 또 다른 이유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이퐁에 거주하는 35세 프엉중(Phuong Dung)씨는 최근 한 달 동안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고 있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3VND이 넘은 후부터였다. 프엉중씨의 집은 직장과 7km 떨어져 있다. 평소 오전 630분에 출근해 30분 정도 소요됐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부담이 증가하면서 자전거로 갈아탄 것이다.

주변에서는 프엉중씨의 자전거 통근이 오래가지 못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생활비 절약과 환경 보호를 생각해 자전거를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최근 하노이에서 자전거 통근족이 늘어나면서 자전거 판매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하노이의 자전거 딜러인 하쑤언남(Ha Xuan Nam)씨는 최근 가게에 자전거를 보러오는 고객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팬데믹 이전에는 한 달에 10~15대의 자전거를 판매했지만 지금은 그보다 3~4배 더 많이 판매하고 있다라며 "자신뿐만 아니라 아내, 자녀, 친구를 위해 구매하는 고객들도 많다"고 덧붙였다.

하쑤언남씨에 따르면 자전거 가격은 수백만동에서 최대 수천만동에 이르는데 남성과 여성, 나이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다.

현재 베트남 소셜 미디어의 검색 창에 자전거 출근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수만 명의 회원이 있는 약 50여개 추천 그룹이 나타나고 있다. 회원들은 자전거를 선택한 경험을 공유하고 안전한 자전거 사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1200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접이식 자전거 온라인 그룹을 운영하는 쩐남(Tran Nam)씨는 최근에는 매일 10~15명의 새로운 회원들이 가입하고 자전거에 대한 정보를 문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가입자들에게 자전거 사용법을 가르치고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유지 보수와 무료 컨설팅 그룹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하노이와 호찌민시, 하이퐁, 빈증성 등에 각각 자전거 매장을 두고 있는 일본 소매업체 이온(AEON)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자전거 이용자는 300만명을 돌파했다.

자전거 유통 회사의 피터 응웬(Peter Nguyen) 대표는 자전거 시장의 장기적인 생존에 기여하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고 설명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자전거 전용 도로가 있는 도로 교통 인프라 개발, 대중 교통의 개선 및 그에 따른 오토바이 감소 등을 지목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베트남에서는 새로운 트렌드일 수 있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대중화 되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2014년에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786000명의 미국인이 자전거로 통근 중이며 이는 2000년보다 60% 증가한 수치이다.

하노이의 경우 출퇴근을 위해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결합하는 추세가 증가하고 있다.

동다군(Dong Da)에 사는 30대 쩐만람씨는 깟린-하동을 연결하는 지하철 1호선이 개통한 후 새로운 출퇴근 계획을 세웠다.

깟린역 근처에 거주하는 그는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역까지 간 뒤 지하철을 타고 응우옌시엔 역에 내려 사무실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8km를 통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0분으로 과거 오토바이를 타던 시간의 절반에 불과하다. 쩐만람씨는 "특히 비가 오는 날에는 교통 체증이 극심했는데 지금은 매우 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자전거족은 크게 늘었지만 지하철 차량에 일반 자전거를 소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노이 철도회사(Hanoi Railway One Member Limited Company)의 부홍쯔엉(Vu Hong Truong) 이사는 열차에 반입할 수 있는 물품의 부피에는 엄격한 규칙이 있다며 "자전거는 부피가 커서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소형 접이식 자전거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노이 철도회사는 정확한 통계눈 없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 접이식 자전거를 싣고 있는 것으로 파악 중이다. 많은 교통 전문가들은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결합하면 도시의 교통 혼잡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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