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한타임즈 특집] 전유성의 이런 여행
[베한타임즈 특집] 전유성의 이런 여행
  • 베한타임즈
  • 승인 2023.02.14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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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디미계의 대부 전유성. 그는 여행을 좋아한다. 남다른 그의 개그 아이디어는 여행을 통해 발현된 것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패러디한 남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유럽 여행책을 쓰기도 했다. 베트남 역시 그의 여행 리스트에 빠지지 않는다. 베트남을 자주 찾았다는 전유성이 그의 소소한 여행 이야기를 베한타임즈에 보내주기로 했다. [전유성의 이런 여행]은 연재물이 아닌 비정기적인 시리즈이다. 연재는 체질이 아니라고 하니 역시 자유인전유성답다. [편집자주

 

로마 가면 로마에 살고싶고

캄보디아 가면 캄보디아에 살고싶고 샌프란시스코가면 샌프란시스코에 살고싶고

베트남가면 베트남에 살고싶고 부산가면,

바라나시가면,

지리산가면 ....

어디 가기만 하면 거기서 살고싶어진다. 지금까지 살던거 이불에 먼지털 듯 다 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지기 때문같다.

그래서 지금 지리산에 살고 있다. 지리산 와서 하고싶은거 하다가 지치거나 싫증 날 때 쯤이면 또 여행을 꿈꾸면서 새로운 시작을 공상하는거. 공상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어 미치겠다.

 

여행에관한 강의를 하는 중에 우리나라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거 맞냐고 물어보면 그렇단다. 그렇다면 파리에 에펠탑이 있냐고 물어보면 당연히 있다고 대답한다.  

바다로 둘러쌓인거, 에펠탑, 이거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본거는 없는거다. 이제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고 갔다온 사람들도 많은데 안가보고 있다는거 이거 틀린거다. 숱한 천재들이 당신이 와서 보기를 기다리며 몇 백년 몇 천년 전에 만들어놓은 것이 유적지며 그나라의 문화재다. 가보자. 갈수있을 때 가자고, 여행이야기 썰을 풀면 슬슬 구미가 당기기 시작한다.

 

브라질 갔다온 이야기를 하면

거기 까지 얼마나 걸려요?”

두바이에서 갈아타고 24시간이요

에 에엥?”

“24시간이 어때서요?”

지루해서 어떡해요?”

“24시간이 지루하다구요? 올해 연세가 어떻게 되세요?”

오십여덟인데요

잘 생각해보세요 초등학교 입학한 때가 엊그제 같지 않아요? 50년전이 엊그제 같은데 24시간은 껌 껍질까는 시간이예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만 보면서 지낼래요?”

여기까진 잘넘어왔다. 다음 질문이 이어진다.

비행기 값이 얼마예요?” -걸려들었군-

우리나라가 정말 잘 사는 나라가 되었어요. 저는 비행기 티겟값은 알아도 비행기 값은 모르는데요?”

이제 자가용 비행기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인도에 바라나시에 살 때 이야기이다.

여기는 어떻게 왔니?”

친구가 좋다고 가보라고 해서요속으로 생각합니다. 지돈내고 여행와서 친구가 좋다는데만 보고 가면 뭐가 좋을까? 너도 친구가 가라는데 말고 나중에 친구한테 가보라고 권할 수 있는 곳를 여행해봐.

여기 하루에 시체를 150구정도 태운대요

봤니?”

인터넷에 나와있어요

언제 왔니?”

오늘 아침에 왔어요

난 여기 두 달 살았는데 시체 태우는거 한번도 못봤어, 여기왔으니까 인터넷에서 본거 잊어버리고 네가 본것만 보고가

 

내가 바라나시에 온걸 모르는 후배한테서 전화가 왔다.

형 어디야?”

바라나시

! 바다 낚시하고 있구나

띠요~ !”

 

 

패키지여행에서 흔히있는 일이다. 관광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한참 설명을 합니다. 여기 베트남은 기후가 어쩌구 저쩌구 역사는 저쩌구 어쩌구 한참 설명 후에 질문있습니까? 아주머니들의 질문이 가이드 양반은 결혼은 했수?” 여기까지와서 가이드결혼 여부를 왜 알아야하는지?  

또 있다. 앙코르와트에서 한참 설명을 마친 후 질문있어요 여기 땅 한 평에 얼마예요? 난 몇 번 봤다. 정말이다. 기둥 널브러진 로마 유적지에서 이런거 다치워버리고 아파트지으면 참 좋겠네! 전망이 좋잖아.

 

우라나라에 베트남 쌀국수집이 많이 생겨났고, 베트남엔 김치찌개가 여행자거리에서 팔리더라.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친해지고 있다. 유튜브에 김부각 만드는 법이 나와있다. 베트남 라이스 페이퍼 네모난걸 물에 불려 우리나라 김에 붙인 후 기름에 튀기면 김부각이 된단다. 기발한 젊은이의 아이디어다. 베트남이랑 한국, 이렇게 점점 친해지고 있다.

 

[전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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