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국 함정과 베트남 경제
중진국 함정과 베트남 경제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3.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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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앞으로의 베트남 경제가 현재와 과거를 바탕으로 할 것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거를 뒤돌아보면 베트남 경제는 그야말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왔다.‘도이머이’정책을 시작으로 본격화된 사회주의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를 촉진함으로, 아시아의 작은 용으로써의 위용을 드러낼 정도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현재는 다소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이는 현재 세계 경제가 주춤하면서 외부적 환경이 좋지 않아서 그러한 것이라고 위안을 삼을 수는 있겠으나, 현재의 베트남 경제 내부를 들여다보면 향후 베트남 경제가 어떤 식으로 귀결되겠느냐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세계의 어느 정부든 10년 또는 20년 후의 청사진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현재 처한 어려움을 다가올 미래를 그리면서 극복해 주기를 은근히 종용하곤 한다. 베트남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에 발표된 정부의 중장기 경제발전계획을 보면 2020년까지‘현대 지향 공업국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으로 기본 목표를 설정하고, 추후에는 이를 기반으로 21세기 중반까지‘사회주의 지향의 현대 공업국’으로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2020년까지의 구체적인 목표는 연평균 성장률 7~8%를 달성하여 2010년 대비 GDP를 2.2배로 증가시켜 1인당 GDP를 3000달러 이상 달성하고, 공업ㆍ서비스 부문의 GDP 점유 비중을 85%이상으로 하여 농업 노동력 비중을 30~35% 낮추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된다면 향후 10년 또는 20년 후 베트남은 중진국으로의 도약은 물론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국가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경제에서 유행하는 개념으로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이란 것이 있다. 중진국 함정이란 개발도상국이고, 신속한 성장을 이어오다 중진국 수준에 이르면 성장력을 상실하여 중진국에 머무르거나 다시 후진국으로 후퇴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개발도상국이나 신흥 공업국은 미개발된 부분이 많기에 상대적으로 쉽게 중진국으로 진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하면 빈부격차나 물가상승이 가속화되는 등 사회적 모순이 드러나게 되어 성장세가 꺾이면서 장기간 중진국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는 함정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1960년부터 2010년까지 50년 간 세계 각 국가의 경제 성장을 평가한 세계은행(World Bank)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진국 함정을 벗어난 국가는 역사적으로 11개국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 중남미 몇몇 국가와 러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등 아직도 중진국 함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나라의 예는 정말로 많다.

보통 중진국 함정이 논의될 때 원인으로 언급되는 것들은 경제 성장에 따른 급격한 인건비 상승과 부동산 버블로 인한 토지 비용의 상승, 지역 간 및 계층 간 소득격차에 따른 사회 갈등 심화, 취약한 경제구조와 내수로 인한 잠재 경제 성장률의 위축, 성장에 필요한 복지제도의 결여에 따른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대비 생산 가능 인구의 감소, 생산성 저하 및 부패 문제 등 여러 요인이 있다. 이러한 원인들은 결국 경제 성장에 필요한 성장 동력의 상실에 따른 침체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베트남은 어떠할까? 베트남이 지내왔던 과거의 행적을 바탕으로 판단해 본다면 충분히 중진국으로의 도약은 물론 중진국 함정을 넘어서 선진국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베트남의 현재는 어떠한가? 위에서 언급된 중진국 함정의 원인을 베트남 현재에 비추어 보면 현재의 부진이 이러한 원인에서 자유롭다고 하기가 어렵다. 현재 베트남이 처한 여러 문제들은 그동안 경제 성장을 급속하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일 가능성이 높다. 이해하기 어려운 물가 상승 및 그에 따른 부동산 버블, 인건비 상승, 도시와 농촌간 및 계층간 소득격차의 심화 그리고 기술력 취약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 과거의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모습은 중진국 함정의 원인으로 논의되는 것과 일치되는 현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베트남 경제에 대한 세계은행(World Bank) 의 보고서에는 이러한 점들이 감안되어 베트남이 중진국 함정을 넘어설 수 있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정책적 제안이 포함되어 있는데 충분히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 우선 사회주의 체제의 초기 개발단계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국영기업위주(State Owned Enterprises: SOEs)의 취약한 경제 구조의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몇 년 간 베트남은 지속적으로 국영기업을 조정하여 경영효과를 향상시키기에 노력해왔다. 이는 베트남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을 끌어왔던 문제다. 2001년부터 현재까지 국영기업 개수를 5655개에서 1060개로 줄였다. 하지만 전체 규모를 놓고 보면 큰 변화가 없다는 데에서 향후 더욱 구조 재조정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최근 제11기 국회 제6차 회의에서 발표된 결정서에 의하면 국영기업을 계속적으로 개선하고 구조 재조정하는데 주요 분야 주요 지역을 위주로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국영기업은 신규 기술과학 등에 항상 앞서 실행해야 한다.

정부 투자 사업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하여 이루어지기 보다는 경제적 논리에 의하여 이루어져 효율성 제고를 꾀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영기업 구조 조정과 영업 효과를 촉진하는 동시에 통화 시장 개혁도 진행되어야 한다. 통화시장의 핵심으로서 은행시스템 구조 조정을 위한 개혁 정책이 필요하다.

이러한 단기적 처방과 더불어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결국 베트남 경제의 성장 동력을 잘 관리하여야 하는데, 경제 성장의 과실을 사회 구성원이 조화롭게 공유해야 하며, 개혁을 통하여 국가의 경쟁력, 즉 국가 전체의 총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할 것이며, 물가 상승 및 토지 비용 상승을 잘 관리해야할 필요가 있다. 바라건대 이러한 요인들이 잘 관리되어 우리가 더불어 같이 살고 있는 베트남이 향후 중진국을 넘어 힘차게 도약하는데 함께하였으면 한다.

(Eastern International University 경제학부 강승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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