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추석과 바잉느엉, 바잉제오
베트남 추석과 바잉느엉, 바잉제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8.3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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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잉느엉(bánh nướng), 바잉제오(bánh dẻo)를 알 것이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하노이에서는 바잉느엉(쌀가루 반죽에 깨, 고기, 설탕, 계란 소를 넣고 구운 둥근 파이)과 바잉제오(찹쌀 반죽에 굴, 방, 설탕 등을 넣고 쪄서 만든 빵)를 만드는 모형 틀을 독창적이고 전통적으로 제조해 왔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바잉느엉, 바잉제오는 일반적으로 바잉쭝투라 불리며, 베트남에 정확히 언제부터 출현하였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아사아의 독특한 문화인 중추절(추석)이 베트남의 큰 명절로 정착한지 오래되었고, 중추절에 대해 말하자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바로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라는 것은 확실하다.

중추절 잔치 상이 가득차도, 중추절 사자춤 놀이가 모두 준비되어 있어도 바잉느엉과 바잉제오가 없다면 중추절 잔치라고 할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베트남에서 이 두 중추절 음식은 매우 중요한데, 특히 하노이 많은 가게에서 전통적으로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를 만들어 온 것으로 유명하다. 베트남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잉느엉과 바잉제오의 맛을 알고 있다. 하노이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전통적인 가내수공업으로 맥을 이어오는 바잉느엉, 바잉제오 가게를 알고 있으며, 하노이에 매우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바잉느엉, 바잉제오 마을이 남아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사람들은 보통 맛과 품질 그리고 겉모양새만 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정작 예쁜 겉모양을 띄기 위해서는 정갈한 사각형, 원형과 같은 모양을 만드는 형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한다.

전통적인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는 간을 덜한 쌀로 만든 얇은 피에 녹두, 소금에 절인 계란, 연꽃씨 등으로 다양하게 소를 채운다. 바잉느엉은 쌀가루로 반죽을 하고 나면 성형틀기로 뽑은 다음 화로에서 구어진다. 굽는 동안 달걀노른자를 첨가한다. 바잉제오는 겉피와 소를 미리 익힌다. 쌀가루는 곱게 채쳐서 볶아진 쌀에 바닐라 향이나 자몽즙 또는 코코넛유를 첨가하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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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죽을 만들고 소를 채우고 형틀에서 뽑는 과정에서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밀가루를 조금 뿌려야 한다. 바잉느엉과 바잉제오의 형태, 무늬, 그리고 크기가 어떻든지 간에 형틀을 통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형틀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서이다. 만약 형틀이 없다면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는 지금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모양을 가질 수가 없었을 것이다.

하노이의 바잉느엉과 바잉제오 형틀 생산은 이 중추절 음식들이 나올 때부터 생겨났다. 사람들이 공장에서 기계로 생산되는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를 즐겨 먹다보니 이러한 옛것들에 대한 추억은 잊혀진 것 같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오늘날까지 하노이의 바잉느엉과 바잉제오 형틀 산업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항꽛(Hàng Quạt)거리에는 현재 3대에 걸쳐 전통 가업을 이어오는 가족이 있다. 중추절이 다가오면 항꽛 거리에는 많은 형틀들이 벽과 문에 걸려있고, 진열대에 전시되어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업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직접 바잉느엉과 바잉제오를 만들어 먹기 위해 형틀을 사 가고 있다.

하노이 중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딩꽌(Định Quán)마을이 있다. 이 마을 또한 바잉느엉과 바잉제오 형틀을 생산하는 마을로 유명하다. 딩꽌 마을은 하노이시 트엉띤(Thường Tín), 띠엔퐁싸(Tiền Phong)에 속해 있다.

이 마을의 바잉느엉과 바잉제오 형틀은 하노이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공급되고 있는데 이는 품질이 우수하고 무늬가 정교하기 때문이다.

매년 중추절이 오기 2-3달 전이면 마을 어디를 가나 형틀을 만드느라 정으로 치는 소리가 요란히 울려 퍼진다. 온 가족이 일손을 도와 형틀을 만들어 각 시와 성에 팔기 위해 매진한다.

딩꽌 마을에서 형틀을 제조하는 것은 생업이기도 하지만 마을의 전통 가업을 이어나가는 문화이기도 하다. 젊은 층이 업을 잇도록 하기 위해 마을 장인들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형틀을 제조하는 방법은 어느 곳이나 똑같다. 첫째로 장인은 빵 틀 모양대로 나무를 조각해야 한다. 빵틀을 만드는데 이용되는 것은 감나무나 크하이아 세네갈렌시스이다. 이 두 가지 종류의 나무를 선택하는 이유는 이 나무들이 내구성이 좋고, 끌질하기 쉬우며, 흰개미가 없고, 가격도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나무를 선택하고 각 부분을 톱질하고 나면, 계속해서 전문적인 정을 이용하여 무늬를 새긴다. 손잡이 부분은 반드시 장인과 빵을 만드는 사람이 잘 잡기 위하여 기계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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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하면 쉽지만 틀이 아름답게 나오는 것은 전적으로 장인의 기술에 달려있다. 정질이 조금만 깊게 들어가거나 조금만 얕아도 무늬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빵틀은 물고기 모양, 돼지모양, 용모양 등이 있다. 정교함이 조금만 떨어지더라도 상품은 활기를 잃고 눈길을 끌지 못하게 된다.

빵틀 제조는 공업화가 되면서 공장에서 기계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오늘날 다시 많은 사람들은 전통의 가치를 찾아 손으로 만든 형틀을 찾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바잉느엉, 바잉제오 가내수공업이 중추절을 맞아 찾는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고 한다.

[베트남뉴스_란흐엉(Lan Hương)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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