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언론진행재단 후원 기획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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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10.14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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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행재단 후원 기획특집
베트남에서 한식의 위치
2-호찌민시 한식당 인터뷰

지난 기획기사에서 설문조사를 통해 베트남에서의 한식의 위치에 대해 다뤄 보았다. 이번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호찌민 시의 한식당을 찾아가 어떻게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었는지 인터뷰하였다. 편집 팀은 호찌민시 한식당 중 페이스북이나 베트남 맛집 리뷰 사이트인  Food.vn에서 많이 언급된 식당들 중 세 곳을 선정하여 방문하였다. 그 중 한 곳은 베트남 현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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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 까지 얹어주는 1군의 한식당

지난 9월 11일, 1군에 위치한 한식당 A를 방문하였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식당 안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손님들 대부분이 베트남 현지인들이었다. 주변 테이블에 베트남 사람들은 짜장면, 김치찌개, 삼겹살, 보쌈을 주문하여 점심을 먹고 있었다. 식당의 2,3층은 주변회사에서 같이 점심을 먹으러 나온 현지 회사원들로 인산인해였다.

이 곳의 주인은 2009년 8월 현재 위치에 식당을 열었다. 식당 문을 열 때부터 주 고객층은 베트남사람들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베트남 시장에서 한국 사람만을 타깃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에는 쉽지 않았다.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어려웠고 양도 가늠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단한 노력 끝에 식당은 어느 정도 자리잡을 수 있었고 현재는 베트남인 손님이 전체 손님 중 80%를 차지한다.

베트남 손님을 사로잡은 전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주인은 ‘한국인의 정’이라고 답했다. 이 식당은 초 중 고등학교 사이에 위치해서 학생손님이 많다. 이런 학생들에게 먼저 다가가 한국말로 인사하고 항상 밥은 부족하지 않은지 체크하고 넉넉하게 채워줬다고 한다. 이러한 정성은 베트남 친구들이 식당을 다녀간 후 페이스북에 식당의 사진과 글을 남겨 자체적으로 홍보를 해주는 보답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식당의 메뉴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이 식당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떡볶이였다. 이외에도 비빔밥, 김치찌개, 쌈밥 정식, 삼겹살도 많은 베트남 손님들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 식당 주인에게 이러한 음식들을 현지인의 입맛에 맞게 현지화한 부분이 있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현지화한 음식은 없다고 답변하였다. 그는 한식은 그 자체로 이미 경쟁력이 있는 음식이라고 말했다. 한식은 모든 영양소를 갖춘 음식이기 때문에 더 가미할 필요 없는 훌륭한 음식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제 베트남 사람들도 한식의 본래 맛을 알고 먹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현지화보다는 본래의 한식의 맛이 더 경쟁력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빔밥과 김치찌개를 주문해서 먹어보니 한국에서 먹는 그 맛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1군 중심의 한식당

지난 9월 15일, 1군 중심에 위치한 B식당에 방문하였다. 12시 점심시간에 맞춰 근처 회사원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몰리면서 식당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 역시 손님들 중 많은 수가 베트남 사람들이었다.
B식당의 사장은 2004년 지금의 위치가 아닌 다른 곳에서 처음 식당을 개업하였다. 이 곳 역시 주 타깃 고객으로 베트남인을 염두에 두고 문을 열었다. 개업 초기에는 지금처럼 베트남인이 많지 않았다. 그러던 중 베트남 신문사, 방송국이 한류 열풍을 다루면서 B식당이 언론 매체에 등장하게 되었고 그 후 베트남 현지인들이 많이 찾아오기 시작했다.현재 평일에는 베트남 손님과 한국 손님의 비율이 50:50이고 주말에는 베트남 사람 포함 다른 외국인 손님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 식당이 베트남 현지인들 뿐만 아니라 다른 외국 손님들에게 사랑 받는 식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식당에 들어오면 느낄 수 있는 한국적 정취라고 이 곳 사장은 말했다. 이 식당 내부는 전통 한옥의 마루방처럼 되어 있고 종업원들은 한복을 입고 일을 한다. 또한 식당 내부 벽지는 한지로 되어 있으며 식당 이곳 저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소품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 정취를 느끼고 싶어 찾는 외국인 손님들에게 이러한 B식당은 최적의 한식당인 것이다.

현재 B 식당에서 베트남 현지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가장 인기 있는 해물파전을 비롯하여 한식 하면 대중매체에 많이 비춰지는 비빔밥, 달달한 맛이 이곳 사람들의 입맛과도 맞는 돼지갈비, 갈비탕 등이 인기 메뉴라고 답하였다. 이 곳 주인에게도 현지화한 점이 있는지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 이 곳 주인도 한식은 경쟁력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현지화는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한국적인 맛을 알고 찾기 때문에 현지화는 불필요하다고 전했다. 이곳의 김치 등 여러 반찬과 갈비탕 역시 우리의 한식 본래의 맛과 다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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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10군의 한식당

10군에 위치한 C 식당은 위의 한식당과 달리 주인이 베트남 현지인이다. 작년, 친구로부터 이 한식당을 인수받아 경영하기 시작했다는 이 식당의 주인은 주문 들어온 음식을 자신이 직접 조리한다고 밝혔다. 왜 한식당을 시작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10대 사이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이 한식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어 그 경쟁력을 보고 시작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녀는 비록 한류에서 시작된 한식의 열풍이지만 한류가 언제 끝이 날지 모르기 때문에 한류보다는 한국문화에 초점을 맞춰 식당을 꾸몄다고 말했다. 실제 다른 베트남인 들이 운영하는 한식당은 식당내부가 한국 가수의 포스터로 장식되어있다. 이 식당에는 손님들이 직접 입어볼 수 있게 한복을 준비해 두었고 수저통에 전통적인 한국 문양을 직접 새겨놓았다. 이러한 내부 장식과 달리 이 식당의 음식은 한국의 맛과는 조금 달랐다. 베트남인 주인이 조리함으로써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형되었기 때문이다. 떡볶이는 단 맛을 좋아하는 현지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달게 조리되었으며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덜 맵게 고춧가루 양념이 덜 되어있었다. 이 곳 주인은 많은 베트남 손님들이 한국인이 경영하고 조리하는 식당에서 한식을 먹기 원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한식은 이미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다

세 식당을 방문하고 취재하면서 '한식은 이미 그 자체로 경쟁력이 있다' 라는 말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베트남인이 단 맛을 더 좋아하고 매운 맛을 잘 못 먹지만 이에 접점인 한국 음식들이 많다. 돼지갈비, 해물파전, 삼겹살이 그 예이다. 더불어 다소 매울 수 있는 김치도 베트남인에게 인기가 있다는 이야기를 식당을 취재를 다니면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현지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도 중요하지만 한식은 그 본래로도 경쟁력이 있는 음식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태이 기자, 류혜연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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