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고대 도시 속 도장 파는 사람
하노이 고대 도시 속 도장 파는 사람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5.27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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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시의 어떠한 거리 어떠한 공간을 가보아도 현대인들의 바쁜 삶 속에 바삐 발걸음을 움직이는 소리들로만 가득하다. 하지만, 이렇게 바삐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속에서도 발걸음을 늦추며 베트남 전통 문화를 간직하기 위해 남몰래 힘쓰는 사람들이 남아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도장 파는 사람들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대부분 사라졌지만 여전히 몇몇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밀한 도장 기술
64세의 팜반띤(Phạm Văn Tịnh)씨는 하노이의 따히엔(Tạ Hiện)거리 2B 번지에 위치한 푹러이(Phúc Lợi)도장가게의 주인으로 세밀한 도장을 파는 기술 장인이다. 그는 나이가 많아 더 이상 또렷한 사물을 볼 수 없고 안경을 써야지만 어느 정도 보기가 쉽다고 했다. 모양이 다 만들어진 도장을 가지고 손으로 조각하는 데에만 오후 반나절이 걸린다. 하노이에는 더 이상 나무로 도장을 파주는 곳이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도장 파는 많은 가게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호텔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문을 닫아야 했다고 했다.

이제 하노이는 아주 작은 도장가게 몇 개만 남아있다고 했다. 그는 그의 반평생을 도장 파는 일과 함께하였다고 했다. 그의 거친 손을 거쳐서 만들어진 도장의 수는 셀 수 없으며 국내외 많은 곳으로 퍼져나갔다고 했다. 그는 제대로 된 도장 하나를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집중해서 세밀하고 정밀하게 작업 해야 한다고 했다. 도장 파는 사람은 반드시 도장파기에 적합한 목재를 골라 사람들이 원하는 그림이나 글을 새겨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정밀함과 강한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으로 도장에 새겨야 하는 그림이나 글자의 크기나 난이도에 따라 완성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천차만별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외 고객들이 요구하는 그림이나 글자는 그들이 원하는 것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고 했다. 주력 상품은 빵 틀 그림틀과 정사각형, 원형, 직사각형 등 다양한 모형의 도장들이라고 했다. 그는 예전과는 달리 요즘에는 고객들의 요구에 따라 사람 이름, 주소, 십이지간 등 다양한 모양과 형식의 도장을 파기 시작했다고 했다.
잊어져 가는 것을 걱정하다

나무 도장을 파는 기술은 베트남 민족의 문화기반과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작은 도장들은 여전히 민족의 전통을 지켜왔다. 띤(Tịnh)씨는 나무 도장을 파는 기술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는 앞으로도 계속 도장 파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에게 있어서 이 일은 그의 가족이 1970년도부터 이어온 자신의 운명과도 같은 직업이라고 했다.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이 일을 접할 수 있었던 그와 그의 동생 팜응옥또안(Phạm Ngọc Toàn)씨는 매우 일찍 이 일에 매력을 느끼고 빠져들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에 각자 가정을 꾸린 뒤 두 형제는 따로 도장 파는 가게를 차려 계속해서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버지가 물려주신 푹러이(Phúc Lợi)라는 상호도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의 가게가 위치한 길에 매일 많은 관광객들이 오가며 그가 판 다양한 도장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 동향이 바뀌면서 시민들의 다양한 기호에 따라 많은 사업들이 발전하면서 도장가게들은 그 규모가 더욱 더 작아졌다고 하며 안타까워했다. 가게가 매우 작고 낡았으며 간판 색도 눈에 띄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그는 뛰어난 솜씨와 손재주로 빨리 유명해졌으며, 2009년에는 '도장 파는 장인' 이라는 예술인 칭호도 수여 받았다. 그는 그의 명성이 높아지고 인정받았다는 것에 기뻐하기 이전에 늘 도장 파는 기술이 앞으로 어떻게 이어져 갈 것인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60세가 넘은 이 예술인은 그의 두 딸을 포함한 요즘 젊은 세대가 도장 파는 일에 관심도 없고 배우려고 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에 늘 도장 파는 일이 어떻게 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어져 가지 않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을 한다고 했다. 이는 도장 파는 일을 위해 수 십 년을 바쳐온 예술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걱정거리라고 했다.

[베트남플러스_응웬항, 람화(Nguyễn Hằng, Lâm Hoa)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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