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베트남
삼성전자와 베트남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10.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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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과 삼성의 선택

지난 10월 1일 베트남의 응웬 푸 쫑 당서기장이 한국을 국빈 방문하여 첫 공식 일정으로 도착 당일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방문하여 사이공 하이테크 공단에 준비 중인 삼성 전자 가전 공장 프로젝트에 대한 1차 사업 투자 허가서를 전달하였다.

이는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다. 반대로 삼성전자의 베트남에 대한 사랑 또한 대단하다. 그 시작은 2007년 처음으로 핸드폰 공장 허가를 받으면서부터다. 2009년 시험생산을 개시한 삼성전자 베트남 핸드폰 사업부는 2010년 23억불, 2011년 68억불, 2012년 124억불, 2013년 215억불을 수출하며 베트남에서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수출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금년 3월부터 가동이 시작된 핸드폰 제2공장이 내년 중 완전 가동에 들어간다면 전체 생산 능력은 연간 3억대로서 삼성전자가 전세계에 보유하고 있는 7곳의 핸드폰 생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체 4억대 중 대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향후 베트남의 무역 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베트남 내에서 국산화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과 함께 무역관세 혜택 때문이다. 베트남의 무역 환경은 2011년 대일본 경제협력 협정으로 FTA에 준하는 관세 체계를 구축하였으며 현재 내년 초 타결을 목적으로 한-베, Euro-베 FTA 협상이 긴밀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추가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12개국의 TPP 협정이 준비 중에 있다.

이러한 FTA 체제 전환에 따른 수출 관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부품의 원산지가 베트남 내에서 생산되어야 한다는 원산지 증명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한 대비의 일환으로 플라스틱 사출 등의 공정을 내부화함으로서 베트남 내 생산 설비로 부품 생산을 이전하였다. 현재까지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의 핸드폰 생산은 약 30~35% 베트남 내 생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들어 삼성전기가 12억불을 투자하여 핸드폰용 반도체 칩 생산 공장을 허가 받았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10억불 투자의 핸드폰용 고급 액정화면 모듈 공장을 추가로 허가 받으며 지속적으로 이러한 비중을 높여 가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한국에서 관련 모듈의 국산화를 추진하게 된다면 중소기업 분야에 대한 진출이라는 이슈로 정부의 눈치를 봐야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원하는 바이다.

한국의 삼성전자 광주 핸드폰 공장에서 1000명의 현장 직원을 뽑기 위하여 무려 1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되고 이에 대한 경비도 상당히 들어간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베트남 핸드폰 사업부는 정부의 지원하에 1개월도 안되는 기간에 충원이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 보너스들도 있다. 광주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현장 직원의 월 평균 수입이 약 250만원에 달한다면 베트남 사업장에서는 많이 준다는게 50~80만원 수준이며 베트남의 공휴일 수는 전세계에서 가장 적은 국가 중의 하나이다.

생존을 위한 필수 선택

베트남 정부가 새롭게 설립되는 공장들에 대하여 6년간의 법인세 면제 등의 파격적인 세제 혜택까지 주니 삼성 그룹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베트남 핸드폰 사업에서만 연간 최소 9000억원 이상의 비용 및 세금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한다.
분기별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내려온 삼성전자 입장에서 세후 수익으로 9000억원을 새롭게 창출하여 주는 사업장이 바로 베트남 핸드폰 사업장인 것이다. 이쯤 되면 삼성 그룹 입장에서는 베트남은 절대적인 생존의 투자처라 말할 수 있다.

하노이 북부 지역에 핸드폰과 관련하여 2개의 핸드폰 공장에 34억불, 삼성전기 및 삼성디스플레이가 22억불을 투자하며 총 56억불을 투자하고 있는 삼성 그룹은 이에 추가하여 중부 지역의 철강 단지내에 위치한 1200 MW급 붕앙 3호 발전소를 총 22억불의 투자를 통하여 삼성물산 명의로 진행하려 하며 정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5억불 수준의 조선소 사업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허가를 받은 사업장은 바로 쫑 당서기장이 서초동 사옥을 방문하여 제출해 준 투자허가서로서 70헥타르의 토지에 거대한 삼성전자 가전 사업장이 펼쳐지는 사업 계획이다. 70헥타르이면 삼성전자의 수원 전체 사업장 면적의 절반 수준에 해당된다.

수 일전 필자는 이 현장을 방문하여 보았다. 호찌민시 외곽인 9군에서도 뒤편에 속해 있어 아직까지 도로 사정이 편하지 않은 지역으로 때마침 수일간 내린 비 때문에 자동차는 진입을 못하고 오토바이를 빌려서 방문하였다. 새롭게 열린 롱탄-호찌민 고속도록 옆의 작은 도로를 통하여 찾아간 삼성전자 가전사업장 부지는 경이적인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으며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 없이 수많은 베트남 근로자들이 도로 공사에 매진하고 있었다.

원래 베트남 정부의 사이공 하이테크 공단 개발 계획상 현 삼성전자 부지 개발은 2018년에 계획되어 있던 사항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6년의 법인세 면제와 이후 4년간 5%의 세율 적용 및 10년후에도 10%의 특별 법인세 지속 적용의 특혜 외에도 공단 부지 제공에도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듯 베트남 정부의 삼성 사랑에 대하여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미래 국가 발전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는 삼성 그룹에게 비나신 부도 이후 크게 위축되어 있는 조선 산업에 대하여 새로운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나 실제 삼성 그룹은 이에 대하여 일정 수준의 투자는 진행하겠지만 전자와 같은 대형 투자들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의 관심사는 오히려 삼성 물산이 중심이 되어 현재 허가 신청한 22억불 규모의 석탄 발전소로 보여진다. 앞으로 이러한 투자가 몇 개 더 이러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 분야에서 핸드폰 사업에 대한 1차적인 대형 투자가 거의 완료된 것으로 보이며, 이제부터는 호찌민시 가전 콤플렉스(Complex)에 대하여 각 생산 공정 별로 투자 허가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번에 당서기장이 전달한 5.6억불의 투자허가서는 70헥타르 공장의 기초 공사와 2016년 3월부터 양산을 개시할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 공장에 대한 투자 내역이다. 이외에 부지 내에 위치하며 2016년 6월 양산 계획인 오디오(DA) 사업부 공장, 2017년 3월 양산 개시의 프린팅솔루션사업부 프린팅동 등 여러 공장들이 남아 있다.
여기에 추가로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전통적 백색 가전 공장에 대하여는 아직 계획이 없는 상태로서 이번에 받은 70헥타르 토지 만이 아니라 같은 공단 내에 추가 50헥타르에 대하여 가계약이 체결되어 있다는 소문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경기도 청신호 보여

지난 수년간 일종의 유동성 함정에 빠져 낮은 신용 증가율에 낮은 성장세를 보이던 베트남 경제가 최근 수개월간 급격한 신용 증가율 증가와 함께 내수가 확대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PMI 지수 개선은 12개월 연속 50을 넘기며 전월대비 산업 활동의 개선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연말 삼성전자 핸드폰을 위시한 외국투자기업의 수출에 힘입은 산업 개선이 올해 상반기 들어 내국계의 수출 급증으로 산업 개선이 전이되었으며 이제는 낮아진 물가 수준과 수년간 높은 상승을 보인 가처분소득, 증권/채권 가치 상승 및 부동산 자산 가치 개선 등에 따른 내수의 개선과 이에 기반한 산업 개선이 다시금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이미 3분기가 지나고 연말까지 3개월도 채 안 남은 시점이지만 베트남의 올해 경제 성장이 외부 기관들이 예상하는 5.6%나 정부의 5.8%를 뛰어 넘어 약 6%까지 육박할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이다.

물론 이러한 베트남의 경기 개선 추세에 언급한 삼성 그룹의 여러 투자건들은 추가 사항이다.

(한얼컨설팅 대표 한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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