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한식의 위치
베트남에서 한식의 위치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10.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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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언론진행재단 후원 기획특집
베트남에서 한식의 위치
4- 한국 김치 업체들 베트남 시장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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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문화다

음식은 단순히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식량이나 미각적 만족을 위한 식도락 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한 나라의 오랜 전통과 역사적 뿌리를 갖고 있는 가장 강력한 문화적 총체라 할 수 있다. 한국 김치를 담그는 '김장문화'가 유네스코에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도 이를 말하고 있다. 한국 김치는 단순히 한국인의 필수 음식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적 요체인 것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서로 간 아주 비슷한 음식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기본 바탕에다, 고추의 매운 맛을 즐기고, 채소를 좋아하는 등 많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 사람들 누구도 베트남 음식을 처음 먹더라도 쉽고 편하게 그 맛을 즐긴다. 반대로 베트남 사람도 한국 음식을 접하자마자 좋아하게 된다. 더불어 베트남은 오랫동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며 한국 음식과 김치에 대한 친숙성을 갖고 있다.

지난 10월 4일부터 9일까지 하노이 시가 주최한 축제 현장에 한국의 5개 김치 업체와 베트남 현지에서 자생한 옹킴이 김치관을 열고 대대적인 김치 홍보전을 펼쳤다. 이 현장을 중심으로 이들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기대와 전략을 들어 봤다.

(사)광주명품김치산업화 사업단

(사)광주명품김치산업화 사업단은 전라남도 광주시가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특별 프로젝트 성격의 지자체사업이다. 광주시는 '세계김치축제' 를 매년 개최하며 대한민국 김치의 메카로 자리메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남도김치의 맛을 선도하고 있다. 광주김치사업단 김광호 단장이 직접 하노이 시 축제에 참여하여 김치홍보와 시장 반응을 살폈다.

김광호 단장은 "제대로 된 김치를 선보이고 싶어 이번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고 밝혔다. 이번 행사 기간 동안 광주 김치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아 갖고 온 김치가 이틀 만에 다 품절되었다. "김치를 좀 더 많이 가져왔더라면 더 많은 홍보가 이루어 졌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고 전했다. 그는 김치의 세계화는 이미 진행 중이지만, 남과 다른 차별성을 통해 진짜 김치의 매력으로 세계시장에 더욱 다가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광주 김치는 품질 좋은 재료로 만들어지는 명품 김치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이미 베트남 현지의 한 업체와 수출 계약이 성사된 상태로, 곧 이를 발표한 후 베트남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주로 베트남 현지인들을 상대로 김치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했다. 맛이나 다른 요소들을 로컬현지인들에게 맞게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김치의 매운 맛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한국 고춧가루의 장점은 맵지만 단 맛이 나기 때문에 먹다 보면 더 찾게 될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가격은 기본적으로 중저가보다는 다소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질의 재료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값싸게 만들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베트남 현지 시장이 확장되더라도 진짜 한국 김치는 한국의 기후와 풍토에서 나오기 때문에 한국에서 생산하여 수출,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화종합식품(일품김치)

이화 종합식품의 김대우 팀장은 베트남에서 김치 시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고 제대로 된 한국 김치를 베트남 시장에 소개하기 위해 이번 김치관 행사에 참가 신청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에 일품 김치는 한국 인삼을 사용하여 건강증진효과가 높은 인삼김치를 행사를 위해 준비해 왔다. 또한 인삼김치와 함께 가져 온 알타리무 김치는 현재 베트남에 없는 상품이기에 그 반응이 뜨거웠다고 전했다. 인삼김치는 kg당 25만동으로, 알타리 김치는 kg당 20만동으로 판매하였다고 했다.

일품김치가 다른 김치 제품과 다른 차별성은 캔슈머 용기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캔슈머 용기란 음료 캔과 같은 둥근 용기 캔에 김치를 넣어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캔 뚜껑을 따서 먹을 수 있다. 이 용기를 사용하는 과학성은 김치가 익으면서 발생하는 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더운 나라인 베트남과 같은 곳에서는 특히 유용한 포장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일품김치 또한 만약 베트남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면 베트남 현지인들을 주 고객 대상으로 삼고 있다. "앞으로 베트남 사람들의 소득수준이 올라 갈 것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고급김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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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미식품

풍미식품  김승희 부장은 "아직 국내에선 동남아 국가, 특히 베트남 김치시장에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회사가 없어 한국전통김치를 널리 알리고자 참석했다" 고 전했다. 이번에 풍미식품은 포기김치, 열무김치, 얼갈이김치를 베트남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현지인들이 잘 모르고 있는 열무김치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 기회에 새롭게 알고 신선해 하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풍미김치는 판매보다는 홍보를 목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에게 맞게 현지화하기 보다는 우리만의 고유한 맛으로 새로운 타깃을 만들어 가며 베트남 김치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베트남 시장에서의 가격은 현재 시장가격과 너무 차이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 현지 시장 사정을 고려한 가격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풍미 식품만의 경쟁력은 베트남 시장에 맞게 개발한 새로운 상품이다. 김승희 부장은 고춧가루 대신 몸에 좋은 것들을 재료로 사용한 백김치와 비슷한 김치를 연구 중에 있으며 이를 업체의 특성으로 잘 살려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특허출원중이라 밝힐 수는 없지만 시원하면서 단맛을 내는 김치를 연구 중이며, 베트남 현지인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이라 예상한다고 전했다. 더불어 맵지 않은 파프리카김치 또한 특허출원중이다. 이처럼 풍미식품은 건강에 좋고 다양한 종류의 김치로 베트남 시장에서 승부수로 띄울 예정이다.
행복한 김치

행복한 김치는 이번에 참여한 다른 기업과 달리 사회적 기업이다. 장애인들의 재활기관인 행복한 김치는 복지시설로써 최종목적은 한국의 장애인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수입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경상도 지역의 특색 있는 김치를 보여주고 싶어 참여했다고 밝혔다. 경상도 김치의 특색은 다양한 젓갈류와 다양한 육수를 사용해서 김치를 담가 달콤한 맛이 특색이다.

처음에는 베트남 현지인들의 반응을 관찰하고 시장전략을 세우기 위해 참가했는데 생각보다 판매가 너무 잘돼 놀랐다고 전했다. 준비해 왔던 것들을 모두 팔고도 문의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행복한 김치는 이번에 백김치, 막김치, 배추김치를 가지고 행사에 참여하였다. 행복한 김치의 강점은 청결한 설비와 믿을 수 있는 재료와 품질이라고 했다. 김치를 만들기 위해 제철에 나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고 의성군의 품질 좋은 고춧가루만 사용한다. 마늘 역시 의성군의 특산품인 의성 마늘만 사용한다. 이러한 재료들의 사용으로 행복한 김치의 단가가 높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옹킴

베트남 현지 김치 생산 업체인 옹킴은 이번에 배추김치와 깍두기를 가지고 참여하였다.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이 된 옹킴은 베트남 김치 시장의 선두주자이다. 옹킴은 한국의 전통 맛을 살리기 위해 고춧가루를 한국에서 가져와 사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재료는 달랏에서 공수해 온다. 옹킴의 대표 상품인 두부와 김치는 베트남 전국의 모든 마트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옹킴의 올해 신제품은 모닝두부와 소량 포장한 꼬마김치(100g)이다.

앞으로 옹킴은 내년 상반기 북부지역에 제2공장을 설립하여 북부시장을 더 키우려고 계획하고 있다. 또한 금년에 태국과 싱가포르로 김치를 수출하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중동에까지 김치를 수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이슬람 사람들의 식품 규정인 할랄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곧 중동 시장 진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생각으로 한국 고유의 맛을 지켜 지금의 성공을 거둔 김태곤 옹킴 대표는 "베트남 김치 시장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에게 우선 한국에서와 같은 마인드로 접근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고 조언하였다. 현지에 녹아들어 현지인처럼 생각하고 현지인의 눈높이에 맞춰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태도를 통해 현지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장 이해를 위한 소중한 기회

이번 행사의 김치관에 입점한 한국의 다양한 업체들을 통해 베트남 사람들은 한국 김치의 진수와 다양성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다. 또한 한국 김치업체들에게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반응을 미리 알아보고 앞으로의 시장 진출 계획을 세울 수 있게 한 좋은 자리였다.

행사 참가업체들은 한결같이 "이번 축제가 베트남 시장을 이해하는 데 아주 소중한 체험이 되었다" 고 말했다. 베트남 사람들이 김치를 좋아하는 지수가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도 내렸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김태이 기자, 류혜연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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