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무슬림 소비자들의 소비를 엿보는 창
말레이시아, 무슬림 소비자들의 소비를 엿보는 창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9.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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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의류, 여행, 휴양지, 방송미디어, 간행물, 금융상품에 차별화된 시장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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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슬람 문화와 소비행태

- 이슬람 문화는 종교적인 특성이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종교문화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18억에 달하는 광범위한 소비군을 가지고 있다.
- 경제의 발전과 소비문화의 다양성이 강화되면서, 현대 이슬람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자유와 신앙적인 소비 사이에서 더 많은 갈등이 일어나 보수적인 반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이러한 환경 속에서 소비성향이나 소비행태가 어떻게 분화되고 통합되는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없으면 이슬람 소비문화에 대한 과장이나 무시가 발생하기 쉬운 상황이다.
- 대표적인 사례가 '할랄'에 대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한 쪽에서는 할랄이 절대소비기준인 것처럼 과장을 하는가 하면 또 다른 편에서는 할랄이 실질적인 소비 선택기준이 아니라는 식으로 무시하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 현실에서는 금지성분인 '하람'이 아니라면 굳이 할랄인증이 없더라도 소비는 허용되고 있으며, 경제의 발전이 오히려 '할랄' 제품 소비를 촉진시키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무슬림 소비자들의 현대적 소비

- 이슬람 신자를 의미하는 '무슬림(Muslims)' 소비자들은 식품, 의류, 여행, 휴양지, 방송미디어, 간행물, 금융상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의 소비에 대해 차별화된 수요를 가진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다.
- 특히 20세기 이후에 석유/가스 등 자원부국으로서의 입지를 가진 이슬람국가들을 중심으로 중산층 무슬림 소비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 이러한 무슬림 소비시장의 성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다국적 식품기업이 '네슬레'라고 할 수 있는데, 무슬림 기호시장 공략을 위해 가장 인정받는 할랄인증을 가진 말레이시아에 현지 제조법인을 설립해 전 세계 무슬림 식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6년 경기침체 속에서도 52.4%라는 놀라운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전체 매출액 50억 링깃(12억5,000만 달러)의 20%를 수출로 달성할 정도로 글로벌 할랄시장 공략을 성공적으로 수행 중이다.
□ 이슬람 시장의 테스트베드: 말레이시아

- 이 중에서 말레이시아는 개방적이고 현대적인 무슬림 소비문화를 대표하는 지역으로 스스로를 '중동의 관문', 이슬람 시장의 '테스트베드'라 부르고 있다.
- 실제로 중동지역 무슬림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혹은 중계지역으로 '말레이시아'가 꼽히고 있으며, 이에 호응해 말레이시아도 무슬림에 특화된 여행환경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 말레이시아 관광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PETRONAS TWIN TOWER'에 붙어있는 'SURIA MALL'의 경우, 쇼핑몰 전체가 '할랄' 콘셉트로 운영이 돼 'Non-Halal' 요소를 배제하고 있다.
- 말레이시아의 명동으로 불리는 '부낏빈땅(Bukit Bintang)'에는 중동 식당들이 줄지어 서 있고, 'Non-Halal'이라는 표지가 붙지 않은 곳은 다 '할랄적인' 상점인 것으로 인식할 정도로 무슬림 친화적인 상권이 조성돼 있다.

□ 이슬람식 항공서비스 도입

- 말레이시아는 할랄 음식을 제공하고 알콜제품을 서비스 하지 않는 이슬람식 항공서비스를 도입해 무슬림 소비시장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다.
- 비록 말레이시아 국내선에서 이슬람식 항공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던 Rayani Air가 항공안전규정 위반으로 취항은 못했지만, 대신에 성지메카 순례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Waqf Airlines이 '샤리아 준수' 항공서비스로 인정을 받은 상황이다.
- 이를 위해 항공사업 펀딩에서부터 이슬람 금융을 사용하고, 직원들의 복장과 할랄 기내음식, 이슬람과 성지순례(Haj)에 대한 정보 제공, 이슬람 성직자(Ustaz) 동승, 무슬림식 환송 및 환영인사, 비행기 이륙 전에 기장이 안전운행을 위한 기도문 낭독, 기도시간 공지 및 기도공간 제공 등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고 있다고 한다.

□ 소비문화 개방과 보수 이슬람의 반발

- 말레이시아 끌란탄 주의 주도인 꼬따바루(Kota Baru) 시청은 최근 대형 할인점 내 약국에서 머리카락을 제대로 가리지 않은 모델사진이 들어간 광고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150링깃의 벌금을 부과해서 논란이 있었다. (원래 끌란탄 주는 강성 이슬람 지역이다)
-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여성은 머리카락을 포함한 은밀한 부분(Aurat)을 반드시 옷으로 가려야 한다고 하는데, 이를 어겼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한 것이다.
- 말레이시아에서는 최근 2~3년 사이에 무릎 위로 올라가는 치마를 입었다는 이유로, 일부 관공서에서 특정 중국계 말레이인의 출입을 금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 말레이시아인들 중 무슬림이 아닌 이들도 있어 대부분 지역에서는 자유로운 광고와 복장이 가능하지만, 경건한 이슬람을 표방하는 지역과 기관에서는 이런 원칙을 내세워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 말레이시아는 종교경찰이 존재하는 나라이며 무슬림인 경우에는 샤리아 범죄규정을 적용을 받기 때문에, 머리를 완전히 가리는 두건(Tudung)을 하지 않거나 몸매가 드러나는 딱 붙는 옷을 입는 무슬림 여성들을 단속하고 있다.
- 심지어 비무슬림의 경우에도 금식월인 '라마단'과 같은 기간에는 무슬림 앞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수를 마시는 행위도 자제해야 하며, 섹시한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것도 자제하도록 당부되고 있다.

□ 시사점

- 이슬람이 민주정치 속에서 현대화되는 모습을 가장 잘 구현하는 나라들이 동남아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이다.
- 무슬림 소비시장과 서구 소비문화와의 접점이기도 한 말레이시아는 무슬림 소비시장을 어떻게 공략해 갈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최적의 테스트베드이다.
- 단순히 공략해야 할 소비시장으로서가 아니라, 무슬림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문화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접목해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가 갈등하고 화합하며 공존하는 말레이시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
- 내용물 못지 않게 포장도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무슬림 소비자들의 역린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허용된 식품과 미용용품과 약품과 서비스 시장을 가려 적극적인 마케팅을 수행한다면, 18억 무슬림 잠재시장은 우리 기업들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복덕규_쿠알라룸푸르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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