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베트남의 지리적 장점
새롭게 바라보아야 할 베트남의 지리적 장점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9.06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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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한국-베트남 물류산업 발전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베트남에 대한 많은 장점들을 꼽곤 하지만, 최근에 들어 국제물류 이동의 중심지 역할이라는 지리적 장점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베트남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있고, 나라가 해안선을 따라 남과 북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 자체가 바다와 바다, 육지와 육지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고 있다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베트남의 미래가 이러한 지리적 위치 장점에서 찾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과거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고 했던가? 사실 베트남은 이미 과거사에서 해양 물류 이동의 연결지로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경험이 있다.

베트남의 해상 물류와 문화 발전 이해를 위해 참파를 알아둘 필요가 있다. 베트남 중남부에 자리한 참파는 해상 실크로드에서 동남아시아와 중국 광저우를 잇는 해상교역의 심장부였다. 해상으로 국제물류가 이동하면서 동시에 국제 문화가 전파되고 유입되어 힌두교, 불교, 이슬람교를 받아들였으며, 일찍부터 열린 바다를 무대로 세상의 온갖 변화를 아우르며 첨단문화를 이룩한 융합의 산실이 되었다. 참파는 192년 중국 한나라시대 임읍이라는 작은 왕국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1832년 베트남에 병합될 때까지 약 1600년 동안 독자적인 왕국과 문화를 갖고 있었다. 참족은 해상민족 언어인 말레아-폴리네시아어를 사용하여 베트남과는 다른 고유의 문화적 전통을 갖고 있었다. 참파는 7세기 후반 이미 해상 거점으로 번성하기 시작했다. 참파는 4월 초순 계절풍을 따라 걸프해를 출발한 유럽, 중동의 교역 선단이 인도를 거쳐 동쪽의 광저우에 닿기 전 마지막으로 들르는 국제항이었다. 참파가 본격적으로 역사에 두각을 나타낸 것은 9세기 경이었다. 875년 인드라바르만 2세가 참파왕국을 건설한 이후 1000년까지 절정기를 맞는다.

참파는 다낭에 있는 호이안 항구를 중심으로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사이의 비단과 향료, 이글우드라 불리는 고급 목재의 중개무역으로 풍요를 누렸다. 10세기부터는 아랍과 이슬람문화가 소개되면서 참파 문화의 국제성과 다양성이 더욱 굳건해진다. 11세기 크메르(앙코르) 왕국과 전쟁과 갈등으로 국력이 쇠약해 지다가 결국 1471년 베트남 북부지역의 다이바에트(대월)왕국에 의해 멸망한다.

참파는 멸망하였어도 해상무역의 중심지 역할을 했던 호이안은 그 이후에도 국제무대에서 해상물류 이동의 중심지로서 여전히 중요한 기능을 이어간다. 호이안은 16, 17세기 중남부 베트남에서는 국제무역 중심지가 되었으며, 매년 4~6개월간 상업박람회가 열렸다고 한다. 이 도시 오른쪽에는 중국인, 일본인, 네덜란드인, 인도인 무역업자들이 자신들의 영구 거주지를 건설했다. 다행스럽게도 호이안의 구시가지는 다양한 형식의 건축양식, 살림집, 의회당, 탑, 사원(절), 우물, 다리, 시장, 부두 등이 잘 보존되어 있고,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매일 수만 명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

현재 베트남은 국제물류산업 전진기지 형성에 상당한 열의를 갖고 있다. 국제항공 운송의 거점지를 만들기 위해 롱탄 신공항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북으로 긴 육로 운송 발전을 위해 고속철도 논의도 끊임없이 전개되고 있다. 메콩강 개발 또한 화두다. 아세안 국가간 물류 이동 통합을 위해 미얀마 다웨이에서 출발하여 태국,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에 이르는 육로 개발도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개발하기 위한 충분한 투자자본을 갖고 있지 못한 한계점도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도 한국 정부가 물류인프라 건설에 투자해 줄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한국측에서도 베트남 물류인프라 개발을 위해 한국정부와 민간 기업이 손잡고 진행하는 공동사업 형태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있었다.

베트남이 국제 물류 이동의 중심지로 우뚝선다면 과거 참파왕국이 보여주었던 것처럼 경제적 발전과 복합문화의 찬란함을 한꺼번에 얻게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효과에 한국기업들이 동참할 수 있게 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사돈의 국가’라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 윈윈 구조가 무엇인지 좀 더 치밀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주먹구구식 접근은 금물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아쉬웠던 점 중 하나는 베트남 물류비즈니스 진출을 모색하는 모 대기업조차 베트남 현실에 대한 치밀한 조사없이 대략적인 수치적 이해를 갖고 접근하고있다는 부분이었다.

변호사 김 종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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