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그림 속에 ‘흙 꽃’을 심는 예술가 흐엉 투이(Hương Thủy)

노란 창틀사이로 아련한 빛 속에 가득 보이는 오렌지장미들은 관람객들에게 정원입구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준다. 오예과 꽃다발은 푸른 검 호수(Hồ Gươm) 수면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오크나무 가지와 연꽃, 난초, 국화, 진달래, 해바라기들이 빼어난 풍경을 만들어 낸다. 이들 작품들은 흐엉 투이(Hương Thủy)가 3D기술을 이용해 만든 ‘흙 꽃’그림들이다. 현대과학과 미술이 융합되어 정교하고 사실적인 예술세계를 창조해 낸다.
지난 달 5일부터 15일까지 하노이(Hà Nội) 응웬 유(Nguyễn Du) 거리에 있는 한 – 베 문화 전시 센터(Trung tâm triển lãm văn hóa Việt – Hàn)에서 열린 '흙 꽃 그림 전시회' 에서는 사람들이 '흙 꽃' 그림이 전해주는 자연의 부드러움과 사실적인 생동감에 자연 속으로 들어온 듯한 친근한 느낌에 젖어들고 있었다. 이번 전시에는 흐엉 투이(Hương Thủy)와 그녀의 동료들이 베트남과 한국의 특징적인 풍경 속에 아름답고 화려한 꽃들을 3D작품으로 담아 낸 27점이 전시됐다.
흐엉 투이(Hương Thủy)는 한국의 풍경들을 감상하면서 김치와 다양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베트남 풍경과 닮은 점이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3D '흙 꽃' 그림들을 통해 한국과 베트남 사람들에게 자신의 느낌과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한국문화센터의 도움을 받아 이번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10단계 작업을 거쳐서 완성되는 ‘흙 꽃’

흐엉 투이(Hương Thủy)가 '흙 꽃' 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08년부터였다. 가정주부로 오랜 전문교육을 받을 수 없었던 그녀는 열흘 동안의 기초과정교육을 통해 '흙 꽃' 제조에 필요한 일반적인 사항들을 익힌 뒤, 집에서 홀로 여러 가지 유형과 스타일의 꽃을 만드는 연구와 실험을 거쳐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 작품들은 예쁘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좋아해 주었고 빨리 팔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동력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나의 '흙 꽃' 을 만들기 위해서는 10단계가 넘는 과정을 거쳐야한다. 먼저, 점토에 좋아하는 색상을 혼합하고 클레이 압연 기계로 꽃의 종류에 맞는 두께로 자른다. 그리고는 틀을 시용해 꽃잎과 잎을 만들어 붙이는데, 이 과정에서는 예술가의 능숙함이 요구된다. 특히 건조시킬 때, 실제 꽃과 같은 부드러움을 얻을 수 있도록 꽃에 무늬나 꽃잎 모양을 만들어 내는 "압연" 단계는 매우 정교한 기술이 요구된다. 이렇게 만들어 진 꽃잎과 꽃술, 꽃 봉오리, 잎, 가지에 색을 칠하고 합치는 세부적인 작업을 마치면 '흙 꽃' 이 완성된다.
'흙 꽃' 을 만드는 과정에서는 색상을 내는 일이 가장 어렵다. 그림에서는 예뻤던 색상들이 흙에 섞이면서 완전히 다른 색상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색을 섞어 가장 잘 맞는 색상을 발견해내기 위해 많은 실험을 계속해야 했다. 그녀의 초기 3D 그림들은 단순하고 일반적인 그림 위에 그려졌지만 지금은 "오븐" 을 이용해 더 좋은 작품을 만든다.
십 년 가까운 작업과정에서 예술가 흐엉 투이(Hương Thủy)와 동료들은 많은 '흙 꽃'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녀의 작품들은 날이 갈수록 더 아름답고 자연스러워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이나 설 같은 명절의 장식품으로 팔려나갔다. 지금 그녀는 건강이 나빠 작품을 많이 만들지 못한다. 그러나 그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아름다운 꽃과 경치를 찾아내고 화가에게 요청하여 그림을 그리고, 꽃의 모양들을 만들어 그림에 붙이는 작업을 멈추지 않는다. 그렇게 그려진 그림 속의 풍경과 '흙 꽃' 들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특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작품을 만들 때마다 그림을 보는 사람들에게 자연 경관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전해 주기 위해 어떻게 하면 사실적이고 혼을 담을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할 때마다 엄청난 환희와 자유로움을 느끼게 되고 그 것이 제가 병으로부터 오는 피곤함을 잊어버릴 수 있게 도와주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베트남통신사_란 롭(Lan Lộc)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