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피해 아이들
고엽제 피해 아이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5.13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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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나는 정기적으로 친구들과 한달에 한번씩 1군에 위치한 투두 병원을 방문해 왔다. 투두 병원은 역사가 깊은 병원으로 1937년 지어진 후 1943년부터 정식으로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산부인과와 소아병동으로 이루어져 있는 투두병원은 고엽제로 피해 받은 아동들을 위한 건물을 따로 배치해 놓았다. 나는 한달에 한번 고엽제 피해 아동들과 만나 3시간 동안 같이 시간을 보낸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내 또래의 아이들을 특별하게 준비되어 있는 샤워튜브로 씻겨주고 귀여운 아이들과 놀아주고 또 밥도 먹여준다. 사랑과 관심에 배고픈 아이들은 봉사자들이 오면 누가 먼저 할 것 없이 달려와서 안긴다. 3시간을 꼬박 그곳에서 아이들과 놀아주다 보면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지만 아이들이 나를 좋아해 줄 때면 보상받는 행복한 느낌이 든다.

2011년 국제학교에 처음 입학해 아무것도 잘 모른채 푸미(Phu My)고아원 봉사를 신청했던 적이 있다. 학교에서 제공된 버스를 타고 고아원에 도착했을 때 나는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 고아원은 고엽제 피해 아동들이 지내는 고아원이였고 그곳 아이들의 모습은 내가 생전 처음보는 충격적인 모습이였다. 뼈가 없거나 비틀어져 있는 것은 약과고 심하면 얼굴의 형태가 아예 제 모습이 아니거나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납작하고 원반처럼 컷던 아이들도 있었다. 피하고 싶다, 무섭다라는 생각이 들었던게 사실이다. 그 아이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 건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하는 건지 많이 고민했다. 몸이 정상인 어린아이들도 잘못하면 울기 십상인데 내가 어떻게 해야 그 아이들이 불편해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그렇게 처음 방문을 끝내고 돌아오며 난 한동안 멍했다. 그곳에서 본 이미지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또 그곳에서 봤던 비위생적인 환경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곳에서 일하시는 아줌마들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죽 비슷한 밥을 아이들 입에 쑤셔넣고 아이들이 아무리 힘들어 해도 바로 다음 수저를 주고 또 주곤했다. 그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지만 아줌마들이 이해는 갔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에게 밥을 같은 시간대에 모두 먹이려면 시간이 많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정말 너무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 약 1년동안 그렇게 1주일에 한번씩 나는 고아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고 최대한 많은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다.

만약 내가 고아원에 갔던 경험이 없던채로 병원에 처음 방문했다면 그때처럼 많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물론 지금 병원에 가는 순간에도 가끔 아이들 대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 계속 달라붙어 안아달라는 아이에게 지치고, 또 이기적인 말이지만 아이들 중에 제일 예쁘고 말 잘듣는 아이와만 놀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봉사를 다니면서 나는 내 자신이 성장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꼭 베트남에 돌아와서 고엽제 아이들이 좀 더 깨끗하고 따뜻한 곳에서 지낼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또, 치료와 재활운동이 필요한 아이들을 후원하고 얼른 낫게 해주고 싶다. 크지도, 그렇다고 쉬운 바람도 아니지만 고엽제 피해 아이들과 지낸 추억들을 꼭 오래 기억하며 이 꿈을 이루고 싶다.

(김한별ISHCMC 국제학교 11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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