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폐기가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
TPP 폐기가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12.2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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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국의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폐기 여부가 베트남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 100일간 추진할 정책을 제시하는 자리에서 "미국에 잠재적 재앙이 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할 것" 이라고 밝혔다.

TPP는 미국,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12개국이 참여한 세계 최대 경제블록이다.
이에 따라 해당 참가국이 모두 최종 협정에 서명하면 국내총생산 합계로 세계경제의 40퍼센트를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지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만들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베트남은 지난 5년여 간 미국과 끈질긴 TPP 협상을 벌이며 노동, 환경을 비롯 원산지 규정 강화 등 미국의 강압적 요구를 거의 다 수용했다.

이는 베트남의 경제 핵심 축을 이루는 의류와 신발 대미 수출에 붙어 온 17% 관세가 사라질 경우 의류·신발 수출의 최강국이 될 수 있다는 기대였다. 라이벌 방글라데시, 나가서는 중국까지 누르고 세계 최대 의류·신발 수출국이 될 수 있다는 기회였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태평양 연안지역 12개국 간의 TPP 협상이 진행되면서 베트남을 최대 수혜국으로 꼽았다.

유라시아 그룹, 싱가포르 싱크탱크인 유소프 샥 연구소(Yusoff Shak Institute) 등의 보고서에 따르면 TPP 발효 후 향후 10년간 베트남의 GDP(국내총생산) 성장 11%, 수출 28%, 의류·신발 대미수출은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베트남은 지난해 대미 의류·신발 수출이 160억 달러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오는 2025년 베트남의 대미 의류·신발 수출은 약 240억 달러에 이른다.

TPP 폐기로 베트남은 미국 시장 의류·신발 부문에서만 연간 80억 달러 규모의 기회 시장을 잃게 된다. 특히 TPP 폐기가 베트남 의류·신발산업 수출에 아쉬운 점은 중국의 비용으로 베트남 수출을 늘린다는 시나리오가 백지화된 점이다.

지난해 베트남의 대미 의류·신발 수출이 160억 달러인데 비해 중국은 580억 달러다. 미국 TPP 협상팀은 이미 중국과 경쟁력 면에서 대등한 수준에 와있는 베트남에 무관세 수입 특혜를 부여하면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중국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베트남이 빠르게 잠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때문에 원산지 규정(Rules of Origin)을 강화해 중국의 TPP 무임승차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는데 이 같은 노력이 무의미해졌다.

베트남 섬유의류협회(VITAS)는 지난해 TPP 효과를 기대하며 오는 2020년 베트남의 섬유 의류 전체 수출을 400~500억 달러로 내다봤으나 이제는 판을 새로 짤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트럼프 당선자의 TPP 폐기 선언에도 즉각적인 우려를 나타내고 있지는 않다. 베트남 정부 아시안 국가들과 한국, EU 등 10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놓고 있으므로 이를 중심으로 양자 무역 협정을 통한 시장 다변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베트남은 중국이 TPP에 대항해 추진해 온 RCEP(지역 포괄 동반자협정)에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최근 응웬 쑤엔 푹 수상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중국과 교분을 두텁게 하는 분위기다.

또한 미국과 베트남 두 나라 모두의 윈-윈 전략을 통홰 두 나라 간 무역협정을 통해 미국이 베트남에 적용했던 TPP 골격을 보완하는 방법도 제기된다. 두 나라 모두 양자 간 무역 협정을 표방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유세기간 중 외쳤던 중국에 대한 환율 조작국 지정이나 45%수입 관세 적용 방침을 예상하면 미국-베트남 무역 협정 체결은 새롭게 다가올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응웬 쑤언 푹(Nguyen Xuan Phuc) 베트남 총리는 미국 대선 결과와 TPP의 미래에 대해 묻는 국회 질문에서 "베트남은 TPP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가 돼 있으며, TPP 참여 여부에 관계없이 글로벌 경제에 참여하려는 의지 또한 변함없다. 또한 베트남은 현재 12개 FTA를 보유하고 있으며, TPP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을 비롯, 지금까지 체결한 협정 이행을 통해 글로벌 경제에 참여할 수 있다" 고 말했다.

[베한타임즈=김태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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