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PP 탈퇴와 말레이시아의 대응
미국 TPP 탈퇴와 말레이시아의 대응
  • 베한타임즈
  • 승인 2017.02.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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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대신 35억 인구, 22조 달러 시장규모 RCEP에 다시 주목
중국과 인도네시아를 영입한 TPP 새판 짜기도 물망에 올라

□ TPP 최근 추진 경과와 미국의 탈퇴

2016년 11월 19일 리마에서 진행된 TPP 12개국 정상회담에서 모든 참가국 정상들은 경제 및 지역, 특히 무역 증진에 따른 이익 때문에 양질의 협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일본과 뉴질랜드는 국내 비준절차를 완료했으며, 특히 일본은 이미 2017년 1월 20일에 비준서를 자동으로 이행하도록 위임해 놓은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23일(월)에 미국의 TPP(Trans Pacific Partnership) 철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TPP 가입국들에게 충격과 실망을 안겨줬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미국의 TPP 탈퇴로 결국 TPP는 무산될 것으로 전망이다.

실제로 2016년 2월 4일 말레이시아가 서명한 TPP 협약에 따르면, 12개 참가국 총 GDP의 85%를 차지하는 최소 6개국이 비준해야 정식으로 TPP가 출범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12개 회원국의 GDP 합계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참여 없이는 TPP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 미국의 TPP 탈퇴에 대한 현지 업계 및 기관 반응

미국의 TPP 탈퇴로 그동안 8억 명 소비자와 28조 달러 규모의 TPP 시장 접근을 기대했던 말레이시아, 베트남, 멕시코, 브루나이 등 회원국들 중 주요 수출국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미 많은 연구기관들이 말레이시아를 TPP를 통해 큰 수혜를 입을 나라 중 하나로 지목했던 상황이므로, TPP의 무산은 말레이시아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원래 말레이시아는 2021년까지 12개 TPP 회원국들에 200억 달러 규모의 팜오일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 TPP 미국 탈퇴로 계획이 어긋나게 됐다.(2014년까지 140억 달러 수출)

또한, 말레이시아 수출진흥기관인 MATRDE에 따르면, TPP 대신 중국이 주도하는 RCEP가 35억 인구와 22조 달러 시장규모를 가지고 차기 무역플랫폼으로 주목하고 있다.

투자컨설팅 기업인 Glenreagh Sdn Bhd도 말레이시아는 이미 수많은 양자/다자FTA 가입국일 뿐 아니라 수출도 꾸준히 늘고 있어서, TPP 무산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 미국의 TPP 탈퇴 영향 및 말레이시아 대응 기조

트럼프 대통령의 TPP 탈퇴 행정명령은 이미 예전부터 "미국 경제가 잠재적 재앙 수준에 있다"고 언급하면서 미국은 TPP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밝혀왔기 때문에, 그의 대통령 선출 시점부터 이미 이런 조치가 예견된 상태였다. 말레이시아 Datuk Seri Najib Tun Razak 수상도 TPP가 없어도 말레이시아 경제는 다른 교역상대국들과의 교역 활성화로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기 진화에 나섰다.

말레이시아는 미국 외에 10개의 다른 TPP 가입국들과 미국 탈퇴 후 대응방안을 협의해갈 것이며, 만약 별다른 대응방안이 도출되지 않더라도 이미 일본이나 중국 같은 나라들과 굳건한 양자관계를 맺어놓은 상황이므로 걱정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과의 교역액이 2017년 1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고, 이미 인도·호주·뉴질랜드 등과도 상호FTA를 논의하고 있으며, RCEP를 통해 ASEAN+6가 다 모일 경우 미래에는 TPP를 능가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도 밝혔듯이 TPP가 무산되더라도 2025년 아세안경제공동체 청사진에 따라 '역내포괄적경제협력협정(RCEP)'을 조기 실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미국이 말레이시아의 3대 교역대상국이므로, 설사 TPP로 연계되기는 어렵다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라도 미국과의 무역 협력도 지속 추진해갈 예정이다.

□ TPP의 재추진 가능성 및 신규 시장 개발

말레이시아 최대 기업협회인 '말레이시아 제조자연합회(FMM)'에서는 아직 TPP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며, 남아있는 11개 회원국들 간에도 미국을 제외하고 새로운 협정을 모색할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음을 강조한다.

특히, 미국과 역내 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중국과 동남아 맹주인 인도네시아가 TPP에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전제 하에 TPP판을 새로 짜보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만일 인구대국인 이 두 나라가 참여한다면, 미국의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면서 미래에 더 큰 판으로 키워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지금도 미국이 말레이시아의 주요 시장이기는 하지만, 최근에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 국가, 특히 서아시아 국가들이 지리적인 인접성과 시장공략이 용이하다는 측면에서 더 주목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를 동남아 시장 진출의 테스트베드나 진출기지로 고려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이러한 흐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무역관 복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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