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을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카지노
교민을 죽음으로 몰아붙이는 카지노
  • 김종각 변호사
  • 승인 2017.08.02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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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시에서는 최근 잇따라 세 건의 교민 자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30일에는 최모(37세)씨가 호치민시 푸미흥에 있는 1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추락사했다. 지난 7월 8일에는 윤모(53세)씨가 옥상 빨래걸이에 목매어 질식사했다. 그리고 지난 7월 15일에는 하모(37세)씨가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안에서 실내칸막이 틀에 목매어 질식사했다.

베트남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들의 자살에는 카지노, 도박이라는 공통점이 숨어있었다. 이들은 베트남에 와서 쉽게 카지노를 접하게 되었고, 한 두 번 재미 삼아 출입한 것이 도박 중독에 빠져, 결국 갖고 있는 모든 돈을 탕진하고 빚까지 진 후 금전적 어려움에 쪼들리고 시달리다 죽음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꽃다운 젊은 나이에 외국 땅에서 이름도 없이 쓰러져 가게 한 카지노! 부푼 꿈을 안고 베트남에 왔건만 이들의 운명을 바꿔놓은 카지노!

하노이에 주재하는 김문성 특파원(연합통신)의 2015년 5월 19일자 기사에 의하면, 현재 베트남에는 하노이, 호치민, 하롱베이 등지에 8개의 카지노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캄보디아에 있는 카지노 57개에 비하면 적은 수이지만,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법률 및 규칙과 맞는 카지노만 영업 허가 해 주고 있지만, 내국인도 출입하는 카지노 허가에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등 카지노 산업에 개방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세수 등의 목적으로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려는 정책으로 보인다. 현재, 카지노로 인한 한 해 매출은 6천 100만 달러(한화 685억원 정도)에 이르고 있어 대단한 규모는 아니다.

문제는 베트남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에게 카지노 접근이 너무 쉽게 노출되어 있다는 점이다. 2013년 6월 19일 호치민한인회 홈페이지에 실린 글을 보면, “D씨는 사기 혐의로 베트남 공안에 쫓기고 있다. 건실한 업체를 운영하던 D씨가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은 골프장에서 무료로 받은 카지노 바우처를 가지고 친구들을 따라 카지노에 출입하게 된 것이 자신도 모르게 도박 중독에 빠져버렸다고 한다. 처음에는 조금 돈을 따는 재미로 몇 번을 가게 된 것이 점차 카지노 출입이 잦아지면서 많은 돈을 잃게 되었다. 회사는 폐업할 위기에 몰렸고, 급기야 사업 파트너에게 거짓말을 하고 15만불을 챙겼으나, 그 돈마저 카지노에서 모두 잃었다. 그 후 고소를 당했고, 지금껏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하고 도망자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카지노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도 해외 관광을 하는 경우 카지노에 들러 경험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중독에 빠지지 않는 것은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카지노에 출입할 수 있는 환경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 계속 체류하며 생활하는 해외교민의 경우는 다르다. 일단 어떤 이유로든 한번 카지노에 접촉하게 되면 반복 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고 결국 중독에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다. 카지노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에 계속적으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카지노 폐해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한번의 접근이 이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에게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매개물들을 우리주변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식당을 운영하는 주인들은 식탁에 놓여 있는 카지노 홍보물을 이제부터 없애도록 하자. 잡지사를 운영하는 사업자들도 카지노 광고를 삼가도록 하자. 각종 행사를 주최하는 주최자들은 카지노 바우처를 제공하는 것을 없애도록 하자. 이러한 작은 노력들은 귀중한 동포들의 생명을 구하는 길이 될 수 있다.

베트남에 거주하는 교민들의 안전과 생명은 결국 우리 스스로가 협심하여 지켜주어야 한다. 상업적 이익에 눈멀어 주변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에 방조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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