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서비스 산업의 진화
베트남 서비스 산업의 진화
  • 베한타임즈
  • 승인 2017.10.25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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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수선집에서 양복 소매를 줄인 사람들의 후기에 따르면, 서비스의 완성도가 매우 엉성하다고 한다. 또는 수선비가 한국보다도 비싸다고 한다. 봉제 산업의 천국인 베트남에서 믿을 수 없는 얘기지만, 이들은 안내에 따라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새로이 옷을 제작하는 일은 쉽게 생각하는 반면에 조금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수선 작업은 어렵게 생각한다.

베트남에는 아직도 세탁기가 완전히 보급돼 있지 않아서 물세탁을 할 때 세탁전문점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양복 또는 고급 소재의 드라이클리닝이 있어야 하는 경우, 호치민 등 대도시는 비교적 쉽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나 중소도시에서는 5성급 호텔의 세탁소에 맡겨야 하는 등 서비스가 쉽지 않다.

세탁 프랜차이즈는 베트남에서 매우 새로운 분야의 사업이다. 미국의 드라이클리너즈(Dry Cleaners)와 LG 계열 유통업체의 합작사인 클린프로(Cleanpro)는 호치민시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최근에는 하노이에서도 체인을 개설했다.

인구 수가 베트남의 약 1/3에 불과한 말레이시아에서 자동세탁기 점포는 이미 수천 개에 도달했다. 그 중 클린프로는 700개 이상의 점포를 소유하고 있다. 클린프로는 베트남 전역으로 점차 그 입지를 넓히고 있으며, 가까운 장래에 클린프로의 베트남 드라이클리닝 체인은 말레이시아를 압도하는 숫자가 될 것이라고 예측된다.

베트남에는 1300개가 넘는 물류회사가 있다. 우체국에서도 소포를 비롯한 택배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 대부분은 일반 사설 택배업체를 이용한다. 사설 업체의 배달시간이 대형 택배업체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에는 단일화된 최종 택배전문회사가 없다고 평가한다.

베트남 최대 아기용품 소매체인 비보마트(Bibomart)의 찐란프엉(Trinh Lan Phuong) CEO는 베트남에서는 온라인에서 상품을 검색하고 오프라인 점포에서 구매하는 경우의 비율이 높다고 말한다. 통계에 따르면 점포에서의 구매비율이 92.2%에 이른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모델 규격 및 품질이 동일한 가전제품이라 해도 사용자의 63%가 온라인으로 검색하고 나서 오프라인으로 구매해, 전체의 20%만이 온라인 구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서비스의 신뢰도가 낮기 때문이다. 특히, 별도의 문의과정을 거치기 전에는 배달과정의 정보를 알 수가 없다.

베트남 음식점에서 주문할 때 5가지 이상을 주문하면 1개 정도는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처음에 나와야 하는 음식과 나중에 나와야 하는 음식의 순서를 바꾸어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 서비스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거나 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시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다.

음식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계산서를 받을 때 수기로 작성한 경우, 고객은 스마트폰으로 일일이 계산한 금액이 맞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 POS에 의해 계산된 경우에도 주문한 상품의 수와 계산서의 수량이 맞는지 확인 작업을 하는 고객이 뜻밖에 많다. 고객 주문시스템이 아직 미비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는 부가가치세 영수증 없이 영업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이며, 특히 고매출·고수입의 서비스 영역에서 이런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탈세와 과도한 세금체납으로 인해 국가 예산이 크게 손실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베트남 정부는 탈세와 세금 연체를 줄이기 위해 세무당국의 강력한 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전자상거래 기업, 온라인게임, 회사 간 이전가격, 세금 환급 문제, 대규모 세금 연체에 집중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POS 시스템은 존재하지만, 음식점에서는 세금계산서를 수기로 작성한다. 카드결제의 경우에는 별도의 기기를 이용하며 주방으로 주문할 때도 수기 또는 무전기를 통해 전달한다. 이렇게 불편하게 업무를 각기 별도로 진행하는 이유는 시스템이 미비할 뿐만 아니라 세금을 줄이려고 하는 측면도 없지 않으며, 이는 현금결제가 대부분인 관행도 한몫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국가의 재정을 확대하고자 최근 일부 서비스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12%로 인상하려는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시행할 경우 많은 기업이 또 다른 별도의 작업을 통해 납세를 회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베트남에서도 고객의 주문부터 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일관되게 POS를 제대로 운영하면서 투명한 경영을 하고, 고객에게 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때가 도래한 것으로 보인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베트남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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