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라면 수요의 변화
베트남 라면 수요의 변화
  • 베한타임즈
  • 승인 2017.12.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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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라면(instant noodle) 시장은 계속 소비가 늘어나고 있으며 매우 매력적이다. 라면 시장의 규모는 제조업체의 생산기준으로 27조 동(11억9000만 달러)에 달한다.

판매금액으로는 한국의 2조원대 시장보다 작지만 개당 단가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많은 수량을 소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베트남의 2016년 라면 소비량은 49억 개에 달한다. 이는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수준이다.

세계즉석면협회(World Instant Noodle Association, WINA)에서 발간한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 사람들은 1년에 평균 52개의 라면을 소비한다. 라면 소비가 많은 이유는 대부분 맞벌이로 외식을 주로 하는 식사문화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라면은 봉지에 담은 것과 컵라면의 두 종류가 있다. 봉지에 담긴 라면도 개봉해 그릇에 옮긴 후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사실상의 컵라면 방식이다.

컵라면 방식을 선호하는 이유는 주방시설이 없던 시절부터 라면을 생산했기에 끓이는 수고를 덜어야 했기 때문이다. 봉지라면도 컵라면처럼 면의 굵기가 얇고 가느다란 형태다. 봉지라면의 양은 75g 정도로 한국의 컵라면 65g 수준에 가깝다. 베트남 사람들은 소식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라면을 생산하는 기업이 50개다. 그중에서도 3개 대형업체인 비나에이스쿡(VinaAcecook), 마산(Masan Consumer) 및 아시아푸즈(Asia Foods)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서고 있다.

비나에이스쿡의 점유율은 43%로 10년 전의 51%에서 점차 낮아지고 있다. 마산의 2016년 점유율은 24%로 전년도 점유율 25%에서 감소했다. 아시아푸즈는 베트남에서의 점유율은 10%에 불과하지만, 캄보디아에서는 5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최근 3년 전부터는 라면이 몸에 해롭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3개 대형업체를 포함한 업체 대부분이 감소세다. 1980년도에 시장을 장악했던 밀리켓(Miliket)의 경우 현재의 점유율은 2%이다.

비나에이스쿡은 일본의 기술을 도입하여 HaoHao, SiuKay, Quang Noodle Quen 등의 브랜드로 시장을 장악하고 담백한 우동(Udon Suki Suki), 튀김이 아닌 신상품 등으로 2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마산은 최고급상품인 오마치(Omachi)와 같은 브랜드로 유명해졌다. 코코미 (Kokomi)와 사가미(Sagami)는 중가 부문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더 높은 품질’을 갖춘 제품의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아시안푸즈는 수출에 주력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뉴질랜드, 헝가리 및 폴란드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인근 아세안 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유니벤(Uniben Foods Company)은 “3 Mien”이라는 브랜드로 농어촌시장에서 26%로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했다.

밀리켓(Miliket)은 한국의 샤브샤브와 같은 요리로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즐기는 라우(lẩu) 용도의 라면으로 크래프트종이로 포장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과자를 제조하다가 라면 시장에 진출한 키도(Kido)도 눈에 띈다. 이들 업체는 특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라면의 가격은 3000~4000동(150~200원)이 주류였으나 최근에 고급화된 신상품의 경우는 5000~8000동으로 가격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매출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베트남 생산업체들은 수출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대도시에 아파트와 같은 주방시설을 갖춘 현대식 건물이 증가하면서 한국산 끓이는 라면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가격도 1만2000~3만 동(600~1500원)으로 베트남 토종 라면의 가격보다 고가다. 2016년 우리나라의 대 베트남 라면 수출은 전년 대비 90.4% 증가했다.

한국산 라면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이라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평가가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동남아 국가 중에서 라면을 포함한 한국산 식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베트남이다. 2016년에 5억 달러가 넘는 한국산 식품이 베트남으로 수출됐고, 수출성장률은 매년 10%대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에서 판매되는 간편식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 재래식 점포를 대체하는 편의점 등에서도 도시락 등 간편한 식품의 판매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간편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점차 늘고 있다. 우수한 품질에 안전한 한국산 식품이 베트남에 더욱 활발하게 진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석운 한국-베트남문화교류협회 베트남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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