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구가 가장 무서운 무기다
[사설] 인구가 가장 무서운 무기다
  • 김종각 변호사
  • 승인 2018.01.10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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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겨울방학 기간에도 많은 대학들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다. 겨울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인턴학생들도 상당 수 베트남을 찾고 있다. 한국에서 베트남 관심사가 높아지는 이유가 이제 경제분야 말고 다방면으로 확산되어 가는 모습이다. 특히, 중국의 잠재력과 기대가 ‘사드 문제’로 사그러 들면서 그 기세는 더 한층 불을 붙혔다.

특히, 한국의 많은 대학들이 베트남 청년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2016년 수능지원자 수가 60만명에서 지난해는 52만명으로 감소했다. 향후 2년 후인 2020년부터는 40만명 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00년 89만명에 이르렀던 지원자 수에 비하면 절반가량이 줄어들게된다. 올해부터는 전체 대학입학 정원수보다 수능 지원자 수가 적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질 예상이다. 필자가 대학에 진학할 때는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전문대학조차 쉽지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수능 시험을 치르기만 하면 어느 대학이든 갈 수 있는 그야말로 ‘학생이 왕’이 되었다.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 자산이자 부의 척도가 인구 수가 되고 있다. 베트남을 가장 매력적으로 보는 것도 역시 인구 수라 할 수 있다. 땅이 넓어서라면 몽고 같은 곳이 더욱 매력적일 것이다. 자원이 많은 것이 매력이라면 아프리카 나라들이 더 매력적이다.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그것도 일할 수 있는 청년 인구가 많기 때문이다.

‘2019년 부의 대절벽’이란 책에서 저자인 해리덴트는 세계경제의 흐름을 인구 분석에 근거하고 있다. 그리고 과거 역사에서 대공항 시기가 왜 오는지도 인구에서 답을 찾고 있다. 결국 소비 인구가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레 경기는 침체할 수 밖에 없고, 급격한 소비 인구의 하감은 심각한 경제공항을 불러 온다고 지적한다. 그 예로 일본을 든다. 연구 결과 가장 소비력이 왕성한 나이는 47세로 본다. 이 이후 은퇴 시기를 거치면서 급격히 소비 긴축의 생활로 접어들게 된다고 한다. 일본의 베이비붐은 1940년에서부터 1950년까지 약 10여년 지속되고, 이들이 태어나서 가장 소비를 왕성이 하는 47세를 계산하면 1990년경부터는 소비 지출이 줄어들게 되고 이것은 일본의 불황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고 분석한다. 사실 1980년대 미국의 거대 빌딩들을 일본의 부동산 투자가들이 사재기 할 때 세계 경제를 일본이 휩쓸것으로 우려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1990년대들어 일본이 20년의 긴 장기 불황속에 빠져들고 만다.

이런 계산치는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을 6.25전쟁이 끝난 1953년부터 약 10년간으로 보면 우리의 소비 정점이 꺽이는 시기는 2010년경이 된다. 오늘도 모바일로 주요 경제 뉴스들을 보면서 ‘IMF시기보다 더 많은 기업이 문을 닫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우리 경제가 힘든 것은 여려가지 측면이 있겠지만, 해리덴트가 지적하듯이 왕성한 소비 인구의 감소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많은 대학들이 입학 정원을 채울 수 없는 위기가 찾아 온 것이 인구 문제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정부도 인구 감소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고, 나름 대책 강구에 골똘하고 있다. 새로운 출생 인구 수를 늘리도록 여러가지 정책을 강구하는 것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더욱 손쉬운 현실적인 방안이 있다. 해외에서 청년 인구를 유입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일본이 이미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방안이다. 최근 되살아난 일본 경제 여건 속에서 필요되는 청년일자리를 해외에서 원병으로 수입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외국 청년들이 200시간 이상 일본어 학습을 마치게 되면 이들을 대상으로 일본 전문대학 입학지원 자격을 준다. 그리고 이를 알선하는 기업에서 장학금을 주고 대학을 마치게 한 후, 취업을 시키고 있다.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외국인 간병인 모집이다. 일본의 노쇠한 인구 구조로 인해 부모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어야 하는 청년 인구가 늘다보니 앞에서 언급한 방식에 의해 해외에서 간병인을 모집하여 노쇠한 사람들을 돌보게 하고 일본인 청년들은 일자리로 복귀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뿌리산업법을 제정하여 비슷한 취지로 해외 청년들을 유입시켜 기본 산업을 육성시키겠다는 정책을 설정했다. 한 때 몇몇 특성화 전문대학을 뿌리산업법 지정 대학으로 선정하여 외국 청년들이 유학하고 한국어와 전문기술을 습득한 후 기업에 취업하도록 지원하였다. 하지만, 새로운 정부들어 한풀 꺽인 추세다. 과거 정부에서 진행한 것이면 적폐가 아닌가 색안경을 끼고 보는 현상때문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건 국운을 건 도전이다. 인구 문제는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대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단일민족의 우수성을 강조할 때가 아니다. 다양한 민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고, 특히 해외 청년들이 한국에 와서 왕성한 경제주축이 되는 동시에 강력하 소비인구로 성장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꺼져가는 경제 불씨를 살리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베트남 청년들의 한국 진출은 대단히 의미가 크다. 전 세계에서 가장 문화적 유사성을 많이 갖고 있고, 예의범절을 숭상하는 유교문화를 갖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한류 분위기 속에 있는 베트남 청년들은 한국에 가는 것을 ‘드림’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충분한 유학 자금력이 없다. 이들이 한국에서 전문교육을 받고 한국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강력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궁국적으로는 영주권 부여 제도를 두어 한국에서 영구히 이주해 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이것이 한국 미래비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늘구멍 같은 4차산업에서 답을 찾기 보다 더 쉽고 근본적인 삶의 순환 사이클에서 답을 찾는 것도 혜안이라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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