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지방의 별미, ‘짜르이’
북부지방의 별미, ‘짜르이’
  • 베한타임즈
  • 승인 2018.03.2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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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Hà Nội), 하이증(Hải Dương), 하이퐁(Hải Phòng), 탄화(Thanh Hoá) 등의 북부 도시에서는 해안가에서 자라는 살아있는 지렁이가 많이 팔리고 있다. 적지 않은 생선가게와 해산물 가게에서 지렁이를 취급한다.

남부지방 사람들에게 지렁이로 만든 짜르이(chả rươi) 같은 음식은 익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북부지방 사람들, 특히 홍 강(Sông Hồng) 삼각주 지역의 주민들은 향이 짙고 맛이 뛰어난 벌레 튀김을 자주 즐긴다.

르이(rươi)라고 불리는 이 참갯지렁이과 벌레는 주로 해변가 가장자리나 강가 입구 쪽(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지역)에서 서식하고 번식하는 온순한 동물이다. 이 벌레는 보기에 징그러울 수도 있지만, 지푸라기보다 크고 성인 손가락만큼 긴 몸에 색이 아주 고와서, 가끔은 사랑스러워 보인다.

르이는 몸체를 따라 주홍빛과 푸른빛의 긴 무늬를 갖고 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것들은 더 귀엽다. 헤엄칠 때는 마치 무희처럼 유연하게 움직이는데 많은 지역 주민들이 이 벌레를 ‘육지의 용’이라고 부른다.

르이의 제철 시기는 한 달이 채 안될 정도로 아주 짧다. 철이 아닐 때 르이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발견하면 강가 마을주민과 바닷가 마을 주민들이 앞다투어 채가려고 다투기도 한다. 사람들마다 손에 작은망이나 채를 들고 벌레를 낚아채기 위해 헐레벌떡 바삐 움직인다.

철이 되면 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르이를 잡을 수 있다. 특히 갈라진 논 틈에서는 물이 조금씩 들어올 때 거품이 이는데, 그대로 기다리기만 하면 르이들이 서로 솟아오르려 해서 손쉽게 잡을 수 있다.

이렇게 잡은 르이는 냄비나 대야에 담는다. 사람들은 강가 입구 쪽에서 그물을 사용해 르이를 잡기도 하는데, 쓰레기들까지 딸려오기도 한다.

르이를 깨끗이 씻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까다로운 사람, 미식가들은 손으로 잡은 것, 살이 잘 오르고 아직 살아있는 것만을 고른다.

르이는 해안지역의 주민들뿐만 아니라 여러 미식가들, 먹을 줄 아는 사람들 모두에게 맛 좋은 음식이다. 앞서 말한 짜르이로 만들어지기도 하고, 젓갈이나 액젓으로 만들어지기도 하며, 튀겨서 먹거나 쌈을 싸서 먹기도 한다. 하지만 그 중 가장 일반적이며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역시 짜르이다.

짜르이를 만드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고 간단하며 누구든 만드는 걸 한번 보고 나면 따라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맛있는 짜르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준’에 맞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한다.

르이를 잡아서 집으로 돌아오면, 일단 손에 힘을 뺀 채로 따듯한 물에 깨끗하게 씻고 물기를 빼낸다. 젓가락을 사용하여 그릇에 옮겨 담고 우유를 넣고 잘 젛어준다.

짜르이에 사용되는 소스를 만들 때 빠져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오리알 혹은 달걀(노른자만 사용한다), 향초, 코리앤더, 생강잎과 쪽파, 잘게 다진 돼지고기다.

그 외에도 맛을 내기 위해서 젓갈, 조미료나 후추를 첨가하기도 한다. 얇게 썬 여러 종류의 채소들, 재료들, 조리해놓은 소스를 르이를 담아둔 그릇에 담고 맛이 잘 배어들도록 저어준다.

르이를 튀길 때에는 후라이팬에 기름을 많이 두르고 뜨겁게 달군 후에, 국자나 수저를 사용하여 재료와 르이를 넣는데 조각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게 잘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튀겨낼 때에 조리사는 국자나 수저를 사용하여 보기에 예쁘게 납작한 접시에 둥글게 옮겨 담는다.

르이를 큰 후라이팬에 한 번에 옮겨 담은 후 취향에 맞게 적당한 크기로 잘라 조리하기도 한다. 짜르이 조각들의 양면이 노랗게 잘 익어야 적당한데 이때 빠르게 건져내야 한다. 과하게 익어서 색이 까맣게 되면 맛이 없고 쓴 냄새가 나는데다가 매력적인 맛이나 향을 모두 잃게 된다.

짜르이는 주로 고추와 라임을 넣은 느억맘(nước mắm)에 찍어 먹으며, 뜨거운 상태에서 불어서 식혀 먹는다. 여기에 상추까지 곁들여 추운 날씨에 즐기면 특별한 별미다.

식당이나 길거리 노점 식당에서는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주로 면과 곁들여 먹는다. 짜르이는 가정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한다. 집에서 만들어 가족들이 모여 앉아 따듯한 밥과 함께 먹을 때도 아주 맛있다.

북부사람들은 짜르이는 하늘과 땅이 인간에게 선물한 황홀할 음식이라고 한다. 북부 지방으로 여행 오는 여행객들이 하노이, 하이퐁, 하이증에 방문한다면 짜르이를 꼭 시식해보기를 권한다.

 

 

 

 

 

[베트남뉴스_히엡(T.V.HIEP)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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