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을 서커스에 바친 곡예사 뜨린짜미(Trinh Tra My)
일생을 서커스에 바친 곡예사 뜨린짜미(Trinh Tra My)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1.06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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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주말 저녁 하노이에 위치한 중앙 서커스 극장 무대에서는 5m 상공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서커스 공연이 펼쳐진다. 그 중 짜미(Tra My)의 묘기에는 공연 내내 관중들의 박수와 감탄이 끊이질 않는다.

그녀는 5m 상공에서 좌우로 묶여져 있는 부드러운 천으로 만든 줄 위에 1m 길이의 흔들리는 칼의 끝을 이로 단단히 물고 걷는다. 그 칼 위에는 깨지기 쉬운 유리잔이 올려져있다. 이어서 다리를 구부렸다 펴거나 손을 놓아버려 머리에 올린 칼, 유리잔과 함께 공중에 몸을 맡기는 등 각종 곡예 기술을 선보인다. 관중들은 숨소리를 죽여 가며 그녀에게 시선이 고정되어 있다가 그녀가 안전하게 다음동작을 이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안도의 숨을 내쉰다.그녀의 이름은 뜨린짜미(Trinh Tra My), 올해 나이 20살의 베트남 서커스단 소속 여자 단원이다.



그녀는 2012년 말 러시아에서 열린 국제서커스연합대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했다. 이러한 성과가 있기까지 그녀가 얼마나 고된 훈련의 시간을 보내야 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녀는 전형적인 서커스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나는 행운을 얻었다. 그녀의 어머니 응웬티틴(Nguyen Thi Thinh)씨 역시 중앙 서커스단에서 30년간 서커스 공연을 해온 단원이었기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서커스 공연을 접할 수 있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곡예사의 길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스스로 겪었기 때문에 자신의 딸이 이 직업을 물려받기를 원치 않았다. 하지만 짜미는 마치 운명처럼 매우 자연스럽게 서커스의 길을 걷게 되었다. 당시 그녀는 어렸지만 그 누구도 할 수 없었던 서커스 특유의 동작들을 선보이곤 했다. 서커스 단원이었던 그녀의 어머니조차 딸의 특별한 재능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12살이 되는 해부터 5년간 짜미는 중급 서커스예술학교에서 훈련을 받았다. 그곳에서 그녀는 검을 사용하는 기술을 익혔고, 공연을 할 때에 아무런 보호 장비를 착용하지도 않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검술 곡예를 터득하게 되었다. 5년간의 고된 훈련 중 그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낙담하기도 했다. 학교를 졸업한 후 그녀는 어머니가 일생을 바친 중앙 서커스단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녀의 작은 집은 중앙 서커스단의 연습장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집 안 곳곳에 그녀가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여러 나라들을 오가며 서커스 공연을 한 기념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그녀는 서커스에 대한 태생적인 열정을 가지고 있으며 연습을 빠지는 일도 없다. 현재 그녀는 서커스 공연 외에 하노이 픙동(Phuong Dong)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다.



요즘에는 서커스 관중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이고, 많은 사람들이 서커스에 많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서커스를 배우려고 하는 사람들은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그녀는 곡예사로써의 삶을 선택한 후,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각 종 해외순회공연의 기회를 통해 그녀는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세계 여러 나라들을 방문할 때마다 그들의 삶의 방식이나 문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서커스의 미래에 보다 강한 믿음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요즘 서커스는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공연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써의 가치를 보여준다. 짜미는 또한 검술 곡예에서 더욱 부드럽게 연결되는 동작들을 직접 고안해내어 공연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 시대에는 사람들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오락 문화가 넘쳐나기 때문에 서커스와 같은 특색 있는 예술 공연들이 잊혀져가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사람들이 서커스에 등을 돌린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녀자신은 늘 서커스를 지키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다짐한다.



 

[베트남뉴스_황즈엉(Hoang Duong)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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