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박사' 박완수
'김치 박사' 박완수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10.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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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김치연구소 소장



세계김치연구소 박완수 소장은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호찌민에서 진행된 ‘2013 베트남 김치 페스티벌’ 행사와 ‘김치 우수성 세미나’ 에 참석하기 위해 호찌민을 방문하였다. 이번이 베트남 처음 방문이지만, 베트남 음식의 매력, 생활의 친근감 등으로 은퇴 후 베트남에 와서 생활하고 싶다고 할 만큼 첫눈에 베트남 매력에 빠졌다.

그는 한국 최고의‘김치 박사’ 이다. 서울대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생물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지난 1991년부터 한국식품연구원 응용미생물연구실장으로 근무하며 김치 발효 분야에서 20여년간 김치 규격화, 포장용기 개발, 미생물 연구 등으로 김치과학화를 주도해왔다. 그는 세계김치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부임하여 연구소의 기틀을 만들었다. 세계김치연구소는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 2010년 창립되어 현재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관이다.

‘2013 베트남 김치 페스티벌’행사 취지는 무엇인가

이번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준비하여 왔다. 우리 연구소의 주된 방향은 김치의 세계화이다. 많은 사람들이 김치를 반찬으로 생각한다. 밥을 먹기 위한 부식 정도로 간주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치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고 문화이다. 세계인들은 김치하면 한국 음식을 떠올린다. 김치를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소개하고, 김치를 통해 한국음식 문화를 알리는 것이 세계김치연구소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번 진행된 김치 페스티벌을 통해 베트남에서도 김치를 더욱 잘 이해하고, 친근하게 하는 것이 행사의 중요한 취지이다.



이번 행사에 대한 평가는

사이공투어리스트관광대학 조리학과 학생 100명이 참가하여 ‘김치 담그기 경연대회’ 를 개최했다. 이와 같은 행사 진행은 아주 인상적이었고 독특한 발상이었다. 행사 참가들의 경합에 대한 열의와 진지함을 보았다.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리 준비했던 흔적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일반인들이 참가한 ‘김치 담그기 체험행사’ 에서도 뜨거운 관심과 참가 열의를 엿볼 수 있었다. 흥미롭고 즐거운 표정으로 김치를 만들어 보기 위해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들도 볼 수 있었고, 성인 남성들 또한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는데, 이를 통해 베트남 사람들의 김치에 대한 이해와 친근감이 어떠한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이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이다. 세계인이 김치를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베한타임즈와 공동주최하였고, 행사 준비나 모든 운영은 베한타임즈에서 맡아서 해 주었는데 아주 성공적인 행사였다. 앞으로 진행을 거듭하면서 더욱 짜임새와 체계적인 모습으로 발전할 것을 기대한다.

김치에 대한 베트남 사람들의 이해와 친숙도를 어떻게 보았는가

사실 베트남에 오기 전까지 베트남 사람들이 김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어느 정도 좋아하는지 알지 못했다. 이곳에 와 보고 많이 놀랐다. 베트남 꿉마트(Coop Mart)에 가보니 여러 회사에서 만든 한국 김치 브랜드들이 팔리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베트남도 쯔아므이라고 불리는 김치와 비슷한 발효음식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훨씬 김치에 대한 친숙도가 높았고 김치를 좋아하고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베트남 발효음식을 판매하는 모습도 보았다. 이러한 발효 음식이 있다는 것은 베트남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입맛이 비슷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음식문화를 통해 다른 어떠한 나라보다 아주 쉽고 빠르게 김치를 좋아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베트남에서 '김치 산업'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가

세계김치연구소는 단지 한국 김치를 세계로 수출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다. 세계에 김치를 알리는 동시에 김치가 현지화 할 수 있는 것을 지원한다. 베트남에서 놀란 것은 달랏 지역에서 사계절 배추가 재배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사실 한국은 사계절 중에 한철만 배추, 무가 재배되고 나머지 계절에는 생산되지 못한다. 한국에 있는 김치공장을 가보면, 김치를 만드는 공장은 별로 크지 않은데 배추나, 무를 저장하는 저장고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갖고 있다. 한 철에 원료를 확보하여 저장해 두어야 계속적으로 김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 때문에 뉴질랜드에서는 배추를 재배하여 한국에 공급해 주겠다는 제안도 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이기 때문에 배추재배가 되지 않는 계절 동안 뉴질랜드에서 배추를 재배하여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제안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면으로 본다면 베트남은 무궁무진한 김치 산업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세계에서 사계절 배추가 생산될 수 있는 지역이 별로 없다. 만약 이런 잠재력을 활용하여 베트남에서 제조된 김치를 인근 동남아시아 또는 중동과 유럽지역으로 수출할 수 있다면 이는 엄청난 시장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또한 베트남 무역신장에도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김치의 현지화이고 그 나라 산업에도 유익하게 되는 길이다. 세계김치연구소가 다른 나라에 가서 ‘김치’ 를 홍보하고 알리는 것이 단지 한국김치를 많이 수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 문화를 알리고 이해시키며, 이를 통해 그 나라 음식문화와 융합하고 새롭게 발전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베트남에서 나는 다양한 식자재, 예를 들어 레몬과 같은 짠, 자몽, 향신료 채소 등은 김치를 만드는데 사용하면 새로운 김치의 향을 만들 수도 있고, 김치가 빨리 시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 될 것으로 생각되었다. 베트남에 맞는 새로운 김치가 탄생할 수 있다.

세계 김치 시장의 현황은 어떠한가

2001년 국제규격위원회(Codex)에 한국 대표로 참가하여 김치가 국제표준규격을 획득하도 추진한 바 있다. 현재 김치는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고, 앞에서 언급한 코덱스에도 한국 김치가 명실상부하게 등재되어 있다.

최근 가장 중요한 이슈중 하나는 한국과 중국 간에 진행되고 있는 김치에 대한 표준화, 규격화 논의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중국에 김치를 수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협상 대표에 우리 김치연구소 연구원도 참여하고 있다. 중국 중산층에서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고, 김치의 원조인 한국 김치를 찾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미생물 기준을 이유로 한국 김치 수입을 막고 있다. 김치는 초기 상태에는 세균이 존재하지만, 시간이 지나 발효되고 나면 세균이 모두 사라지고 우리 몸에 유익한 미생물만 존재하는 아주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중국에서는 이런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저 발효되기 전에 존재하는 미생물만 갖고 문제시하고 있다. 수입을 하지 않으려는 트집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인위적인 장벽은 양국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상호 소통이 이루어지고 교역이 증가하도록 해야 양국 무역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중국에서 만든 김치는 한국에 엄청난 양이 수입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나가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모순이다.

김치 산업의 미래 방향에 대해서 언급한다면

김치라는 과거 전통에만 사로잡혀서는 안된다. 여러 가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추 재배 식물 공장을 만든다든지, 소금으로 절이는 전통적인 방식에 변화를 준다든지, 절인 배추와 양념 소스를 따로 판매하여 각자의 기호에 맞게 버무려 먹을 수 있도록 한다든지 등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도와 변화로 말미암아 급변하는 새로운 세대에서도 여전히 사랑받는 한국 대표 음식으로 존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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