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패스트푸드를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

2014-02-24     베한타임즈


일부 사람들은 편리함 때문에 패스트푸드를 선택하고 있지만, '호기심' 의 군중심리로 패스트푸드를 찾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호찌민시 빈탄(Binh Thanh) 군에 살고 있는 패스트푸드 매니아 후이(Huy) 씨는KFC, 롯데리아의 양념치킨, 피자헛, 버거킹 햄버거 그리고 서브웨이의 샌드위치 등을 자주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는 가끔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어서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패스트푸드 브랜드를 찾아다니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학금을 탔거나, 구정연휴 그리고 생일과 같이 '특별한 날' 에 약속 장소로 단연 패스트푸드점을 선택할 경우가 가장 많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호찌민 시 최초 맥도날드 1호점 개장일에 생일을 맞은 후이 씨는 대학 친구들과 맥도날드에서 새로운 음식들을 경험해 보기로 결정했다. 10여 명의 남녀 대학생으로 구성된 후이씨의 친구들은 호기심에 마음이 들떠 아침부터 주문 카운터에 길게 줄을 섰다. 사이공(Sai Gon)의 더운 날씨에 비좁은 주차장에서 기다리느라 땀이 범벅이 됐지만 후이 씨는 매우 즐거워 보였다. "오랜만에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어서 우리 모두는 매우 즐겁다. 2013년 스타벅스(Starbucks)가 베트남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기억이 난다. 그날도 우리는 오늘처럼 즐기기 위해서 일찍부터 줄을 섰었다."

패스트푸드가 시작된 서양 선진국에서는 최대한 단시간에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또 업무나 학업을 계속하기 위하여 간편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패스트푸드를 선택하고 있다. 패스트푸드가 베트남에 들어오면서 특이한 점은 원래 길거리 식당이나 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쉽고 빠르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이다. 많은 베트남 사람들의 생각에 패스트푸드는 단순히 시간 절약용이 아닌 간식으로 혹은 길거리 음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에 걸쳐 세계의 유명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메뉴들은 차근차근 베트남에 들어왔고, 베트남인들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다.

호찌민 시 3군에 살고 있는 뚜언하(Tuan Ha) 씨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세계적인 브랜드의 패스트푸드를 '외국 음식',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 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그와 그의 친구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패스트푸드를 먹는 것은 베트남도 세계의 보편적인 음식 문화 속에 함께하는 것이라 한다. 그는 결혼을 해도 아이와 함께 부담 없이 주말에 패스트푸드점에서 식사를 하며 취향을 공유할 수 있으니 장점이라 이야기 했다.

위와 같은 관점으로, 미국에 유학을 다녀와 호찌민 시 푸년(Phu Nhuan)에 살고 있는 투이린(Thuy Linh)씨는 "나야말로 패스트푸드점의 단골 고객이다" 라고 한다. 27살의 그녀는 해외로 처음 나갔을 때 서양음식들을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다행히 보기 좋고 맛도 좋은 패스트푸드점을 발견했고 편안히 먹을 수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점은 큰 거리와 교차로 넓은 부지에 위치해 있어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호찌민시에는 쩐흥다오(Tran Hung Dao), 판당루(Phan Dang Luu), 꽁화(Cong Hoa)와 같이 큰 길에 패스트푸드점이 길게 늘어서 있다. 모든 브랜드들은 나름대로 고객들을 흡수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교차로에 넓게 자리 잡은 대부분의 패스트푸드점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에 적합한 위용과 디자인에 따라 설계되어 있다. 또한 외국의 패스트푸드가 베트남에 들어올 때는 그 나라 사람들의 취향에 맡도록 '지역화'되고 있다.

1997년부터 호찌민 시내에 문을 열어 베트남 시장에 진입한 KFC는 베트남 사람들이 세계의 패스트푸드를 처음 접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됐다. 이후, 롯데리아, 버거킹, 피자헛, 도미노 피자, 졸리비, 칼스쥬니어 햄버거, 던킨도넛츠, 베스킨라빈스, 파파이스, 서브웨이, 스타벅스 그리고 데일리 퀸과 같은 브랜드가 차례로 진입하여 점차 베트남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패스트푸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온라인 신문 VnExpress.net의 독자인 황푹(Hang Phuc) 씨는 "서양 음식과 그들의 음식문화를 반드시 알아야만 할 것 같다. 만약 서양음식들을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다면 언젠가 해외로 유학이나 여행을 가야 할 때 패스트푸드점에 들어가면 무엇을 주문해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국제 통합의 일환으로 이런 대규모 외국 패스트푸드가 베트남에 진입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중요한 것은 베트남 전통 음식의 전통성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호찌민 시 행정대학 사회학박사 팜티투이(Pham Thi Thuy) 씨는 현대인의 생활이 너무 바빠진 이유로 패스트푸드를 선호하고 있다. 다양하고 맛있다는 이유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점의 음식들은 보기 좋고, 먹고 싶어 보이도록 만들어 지고 있다. 또 다른 방면으로 패스트푸드를 자주 찾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없이 친구 또는 가족들과 편안히 점심식사를 즐기고 생일 파티도 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적인 측면에서 많은 연구자들은 패스트푸드가 설탕과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고열량인데다, 각종 튀김음식들은 비만과 당뇨를 야기한다고 국민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

2011년, 14,000 여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영국의 연구는 패스트푸드가 아이들의 뇌에 장기적인 작용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3세 이전에 감자튀김과 비스킷, 피자를 많이 먹은 아이가 5살이 되자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IQ가 더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 이유는 지방, 설탕, 가공식품에는 열량에 비해 너무 적은 비타민을 보유하고 있어 아이의 뇌가 발달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올해 세계보건기구(WTO)는 학교에서 패스트푸드 판매를 금지할 것을 권고했다.

심리학자들은 오늘 날 많은 젊은이들이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져 결혼 이후에도 요리에 있어 게으른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 우려를 표했다. 이는 집안에서 가족 식사의 의미가 축소되고 더 나아가 가족 구성원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