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식 마카오'

2014-02-15     베한타임즈
볼 날이 머지않았다



베트남이 경제 성장과 세수 확보를 위해 도박 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동남아 카지노 허브’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베트남 카지노 시장 진출을 노려왔던 글로벌 기업들에겐 절호의 기회다. 로이터 통신은 베트남 의회 소식통을 인용해 "베트남 정부가 조만간 국내 카지노들이 주요 도박 기업들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합법화할 전망" 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정부가 이미 관련 연구를 마치고 시범 사업으로서 내국인이 도박을 할 수 있는 카지노를 중국 인근 번돈(Van Don) 경제특구에 건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베트남 호텔 체인 뚜언쩌우(Tuan Chau)와 미국 기업 ISC코퍼레이션이 참여하는 이 사업으로 번돈 섬에 카지노, 컨벤션 센터, 골프장 등 복합 리조트 시설이 세워질 예정이다. 사업 규모만 75억 달러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베트남은 도박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 소수의 카지노가 영업 중이지만, 외국인 전용으로 내국인은 출입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바꿔 내국인에게도 도박을 허용한다면, 베트남이 역내 카지노 시장을 뒤흔들 만큼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리적으로 중국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동남아 카지노 허브' 가 허황된 꿈만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미국 카지노ㆍ리조트 업체 '라스베이거스 샌즈' 와 '펜 내셔널 게이밍' 등은 이미 베트남 진출에 관심을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겐팅 그룹' 과 캄보디아 카지노 기업 '나가코프' 도 마찬가지로 베트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카지노 활성화로 일자리 창출과 관광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관련 업계는 규제 완화로 베트남 카지노 시장의 연간 규모가 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카지노 관광대국인 싱가포르에서 카지노 업체들이 지난해 올린 연매출의 절반가량으로, 한국과 필리핀 카지노 시장 규모와도 유사한 수준이다.

한편 앞서 베트남 정부는 외국 도박업체가 국내 카지노를 운영하려면 최소 10년의 업계 경험이 있어야 하고 4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을 의회에 상정해 표결을 앞두고 있다.

(편집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