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백은 가라! 동남아에서도 라탄백이 대세
명품백은 가라! 동남아에서도 라탄백이 대세
  • 최정은 기자
  • 승인 2018.06.04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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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도 라탄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패셔니스타의 잇템으로, 편안하지만 멋스러운 미니멀리즘 코디로 라탄백이 대세다. 특히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에서 라탄백을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휴양지에서만 들었던 라탄백이 일상 속의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휴양지 아이템이라는 편견은 날리고 에코백을 대체하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 수백만 원짜리 명품백을 밀어둔 채 자꾸 손이 가는 가벼운 가방, 라탄백이 주는 소소한 기쁨을 느껴보자.

라탄(Rattan) 이야기

라탄은 말레이 인니어인 'Rotan'에서 유래하여 붙여진 영어 이름이다. 야자과의 덩굴식물로 열대 및 아열대 밀림에서 자란다. 다른 나무에 올라갈 때 지지할 목적으로 가시가 있고 잎은 길고 뾰족하다. 줄기의 외관은 단단하고 미끈미끈해 대나무와 흡사한 느낌이다.

대나무는 속이 비어있지만 라탄은 속도 나무처럼 꽉 차 있다. 길이는 보통 몇 십 미터까지 자라나 기다랗다. 밑동부터 전체가 거의 동일한 굵기를 하고 있다. 그중 가는 것은 2mm이고 굵은 것은 80mm까지 있다. 줄기만 상업적 용도로 쓰고 잎이나 열매 뿌리는 용품으로 활용하기 힘들다.

라탄은 편의상 우기는 피하고 건기에 많이 채집한다. 전부 수작업으로 채집이 이뤄지기에 많은 노동력이 요구된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 다른 나무와 뒤엉킨 라탄을 낫을 이용해 분리한다. 밑동을 자른 긴 라탄은 적당한 길이로 잘라 다발을 만든 후 작업을 시작한다. 라탄 표면을 잘 닦아야 건조 후에도 깨끗한 껍질을 유지할 수 있다.

원래 라탄은 초록색이지만 윤기나는 노란색으로 발색시키기 위해 하루 정도 연기로 푹 찌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 2~3일간 햇볕에 말려 습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제품 제작에 들어간다. 라탄의 종류는 600여 가지가 넘지만 생활용품에 쓰는 종류는 20여 가지다.

베트남에서도 인기있는 라탄백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 버킨백은 영국 가수이자 배우인 제인 버킨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하지만 버킨은 과시적 소비의 상징인 버킨백의 터무니없는 가격을 혐오하며 라탄백만 들고 다녔다고 한다.

최근 많은 한국인들이 다낭 등 베트남 휴양지에서 라탄백을 구입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베트남에서 품질 좋은 라탄백을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났다. 호치민에서도 도심 곳곳에 라탄백을 취급하는 숍이 즐비하다. 가격도 매우 저렴해 외국인은 물론 베트남인들 사이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볍고 멋스러운 라탄백

악어, 뱀 등 동물을 죽이지 않아도 되고 저렴하면서 개성까지 느껴지는 라탄백은 패션의 완성품으로 손색없다. 가방의 가격과 품질은 비례하지 않는다. 생각보다 촉감도 좋다. 자신감 있게 든다면 명품백 못지않은 시크한 매력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라탄백은 그렇게 특유의 자연스러운 매력으로 명품백의 자리까지 당당히 차지할 기세다. 비싸지 않고 가벼워 취향대로 다양하게 갖춰도 부담스럽지 않다.

아끼면서 모시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가방이다. 식물성 천연 소재임에도 관리가 수월한 장점이 있다. 다만 천연 재료이다 보니 습기가 많은 곳을 피해야 한다. 건조한 상온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 만약 표면에 곰팡이가 생겼다면 물과 락스를 약하게 중화시켜 닦아준 후 건조하면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무거운 가방은 어울리지 않고 불편하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아 시원한 가방은 소소한 기쁨으로 다가온다. 나무 옆에 서 있으면 자연스러워 보이듯이 라탄백은 어지간한 패션에도 자연스럽고 멋스럽게 어울리는 느낌이다.

여러 직물, 재질과도 조화가 잘 된다. 여름에 인기있는 린넨과는 특히 잘 어울리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매력 덕에 데일리백으로도 각광받는다. 편안한 분위기지만 밋밋하지 않게 연출도 가능하다. 독특함을 원한다면 가죽, 폼폼, 레터링으로 포인트를 줄 수도 있다. 한 철 들고 마는 가방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라탄백은 이제 실용성을 겸비한 스타일리시한 아이템이다.

SPA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 등 패션업계에서도 최고급 송아지 가죽 로고를 덧대거나 숄더백, 토트백, 클러치백 등의 종류로 다양한 감성의 라탄백을 발 빠르게 선보이는 중이다. 라탄백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며 도심과 휴양지 패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패션 아이템을 넘어 인테리어 소품까지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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