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시에 거주 중인 20대 한인 여성 A씨는 최근 악몽 같은 일을 겪었다.
2군의 한 아파트에 혼자 사는 A씨는 지난 1일 밤 10시경 잠결에 도어락을 여는 소리를 들었다. 문앞 CCTV를 확인했지만 아무도 없는 것 같아 A씨는 도어락의 잠금장치가 제대로 닫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잠시 해제를 했다. 순간 한 남성이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오려 했다. A씨는 비명을 지르며 문고리를 잡아당겨 가까스로 문을 잠갔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A씨는 이 남성이 한국어 욕설을 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단순히 술에 취한 남성이 집을 잘못 찾았다고 생각했지만 며칠 후 또 다시 비슷한 일을 겪었다. 4일 오후 8시경 도어락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A씨는 CCTV를 통해 한 남성의 실루엣을 확인하고 큰 소리로 “누구세요”라고 외쳤다. 그러자 이 남성은 어설픈 베트남어를 얼버무린 뒤 곧 바로 사라졌다. CCTV를 통해 확인한 남성은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고 큰 가방을 메고 있었다. A씨는 “한국인이 베트남인인것처럼 행동했다”고 추측했다.
A씨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을 통해 엘리베이터 CCTV를 확인했지만 남성의 얼굴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입주민 단톡방에 CCTV를 올려 통해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려 했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외부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신 아파트의 경우, 거주자 외에는 출입 제한이 있다. 카드키 등이 없으면 엘리베이터 사용도 불가능하다. 하지만 A씨의 아파트는 그런 시스템이 미비해 누구든지 원하는 층에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불안감에 결국 이사를 계획하고 있다.
호치민 총영사관 관계자는 “A씨의 경우 남성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라, 주거침입죄가 될 수 없지만 주거침입 의도를 가진 미수도 범죄에 해당된다. 즉시 공안에 신고하길 권한다”라며 “혼자 사는 여성들은 긴급상황에 대비해 영사관이나 가까이 사는 지인들의 연락처를 확보해 놓은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한국에서도 혼자사는 여성을 노린 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심지어 퇴근하는 여성을 쫓아가 집 안으로 따라들어가려는 시도가 CCTV에 찍혀 많은 여성들을 경악케 하기도 했다.
혼자 사는 여성을 위한 팁
최근 혼자 사는 여성의 자취방에 침입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사건들을 살펴보면, 창문이나 문을 따고 들어오거나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훔쳐본 후 침입하는 등 수법도 다양하다. 이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1. 이사 후 열쇠 잠금장치를 바꾸거나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교체하는 것이 좋다. 전 주인과 비밀번호를 공유했거나 복사키를 갖고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 기본적인 잠금장치 외에 보조키나 안전고리 등을 설치해 이중 보안을 한다.
3. 범죄자가 집 안에 침입했을 경우를 대비해 호신용품 하나쯤은 구비해 놓도록 한다. 가스총이나 전기충격기까지는 아니더라도 호신용 스프레이나 삼단봉, 호루라기 등도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강한 사이렌이 울리는 휴대폰 경보 어플도 깔아두면 좋다. 인터넷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모형 CCTV를 설치하면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
4. 여성 혼자 거주하는 집이라면 남성 신발을 현관에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설사 도둑이 침입하더라도 남자 신발을 보면 혼자 사는 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포기할 수도 있다.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