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베트남인 종군 사진기자 닉우트
전설적인 베트남인 종군 사진기자 닉우트
  • 베한타임즈
  • 승인 2022.11.3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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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우트(Nick Ut)는 베트남 전쟁 당시 종군 기자로 활동한 사진작가다. 그가 베트남 전쟁 중에 찍은 사진은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닉우트의 본명은 후인꽁우트(Huynh Cong Ut)이다. 베트남 전쟁 이후 5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닉우트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세미나, 워크샵을 비롯해 사진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수많은 사설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닉우트는 ‘전쟁의 테러’라는 사진으로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베트남인 최초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수상자 중에서 가장 젊은 나이를 기록했다. ‘전쟁의 테러’라는 사진은 추후에 ‘네이팜 소녀(Napalm Girl)’라는 제목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사진에는 9세의 네이팜 소녀가 온 몸에 화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닉우트의 사진은 유명하지만 정작 그의 배경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많이 없다. 그는 여유로우며 사교적이고 친절한 성품을 지닌 사진 기자다. 그는 생활 속에서 친절함을 베풀며 농담을 즐기고 유머 감각이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닉우트는 진지하며 열정적이고 창의적이다. 그는 ‘역사적인 순간을 사진으로 찍기 위해서 자신을 기꺼이 희생할 준비가 돼있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기자 중에서 자기를 기꺼이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그의 희생정신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닉우트는 사진 기자로 활동하며 역사적인 사진을 남겼다. 그의 작품은 50여 년 동안 전 세계를 뒤흔들었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그는 지금까지 전 세계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자신이 찍은 사진과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다. 한편 그의 사진은 베트남에서 활동하는 기자들에게 많은 교훈을 남겼다.

 

그는 올해 72세이지만 여전히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그의 행동은 민첩하며 목소리는 다정하다. 닉우트는 베트남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친절하며 상냥한 모습으로 질문에 응답했다. 하지만 그의 이면에는 강력한 품성이 자리 잡고 있다. 닉우트는 AP언론사에서 사진 기자로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받았는데 그의 내면에는 사진 속에 나타난 강렬한 성품이 자리 잡고 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그동안 겪은 일을 설명하며 ‘지옥에서 헐리우드로(From Hell to Hollywood)’라고 표현했다.

 

인터뷰에서 그는 사진에 대한 열정과 AP 사진 기자로 데뷔한 계기 등에 대해 언급했다. 닉우트는 “어릴 시절부터 형이었던 후인탄마이(Huynh Thanh My)를 항상 우러러봤다. 형은 AP언론사의 종군 기자였다. 형은 내게 사진의 기본 기술에 대해 가르쳐줬으며 오래된 카메라를 선물로 줬다. 형이 선물한 카메라로 생애 처음 사진을 찍어봤다. 형은 전쟁의 참상과 베트남인들이 겪고 있던 고통에 대해 생생하게 전달해줬다”라며 “형은 종군기자로 일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우리 가족은 전쟁의 피해와 고통에 대해 직접적으로 경험했다”라고 설명했다.

 

닉우트는 형의 뒤를 이어 16세에 AP언론사에 입사했다. 그는 AP언론사에 취직하기 전에 약 2년 동안 사진을 현상하는 암실에서 일했다. 그 후 닉우트는 AP에서 사진 취재를 담당했다. 그가 기자로 일하면서 최초로 찍은 사진의 주인공은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며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여승이었다. 사진 속에는 여승과 함께 불교도들이 함께 울고 있었다. 닉우트의 사진은 AP의 첫 페이지에 게시됐다. 이 사진을 계기로 닉우트는 종군 사진 기자로 일하게 됐다.

 

그는 사진 기자로 활동하면서 수천 장에 달하는 사진을 찍었다. 이중에는 전쟁과 관련된 사진, 유명한 할리우드 연예인을 비롯해 삶의 다양한 모습들이 포함됐다. 하지만 닉우트의 사진 중에서 ‘네이팜 소녀’는 가장 강력한 인상을 남겼으며 오랫동안 큰 반향을 일으켰다.

 

‘네이팜 소녀’ 사진은 1972년 6월 8일에 베트남 짱방 마을(Trang Bang)에서 촬영됐다. 이 사진에는 끔찍한 네이팜 공격을 피하기 위해 도망치는 겁에 질린 아이들이 묘사돼있다. ‘네이팜 소녀’는 베트남 전쟁을 규명하는 이미지로 자리를 잡았으며 더 나아가 20세기를 정의하는 사진이 됐다. 사진 속에는 도망치는 어린이들 뒤로 검은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으며 어린 아이들은 공포, 고통 및 혼란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사진의 주인공인 판티낌푹(Phan Thi Kim Phuc) 소녀는 화상의 상처를 극복하고 생존했다. 닉우트는 당시 사진을 찍자마자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닉우트는 ‘네이팜 소녀’ 사진으로 1973년에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20세기 언론에서 가장 저명한 상으로 알려진 퓰리처상을 받은 최초의 베트남인이었다. 그의 사진은 퓰리처상 외에도 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이와 함께 그의 작품은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사진 100선에서 41위를 차지했다. 닉우트의 사진은 지난 50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10대 언론 사진 중에 하나로 포함된 바 있다.

 

닉우트는 “사진 기자로 활동하며 세미나 및 워크샵 등이 참석하는 동안 수많은 유명 인사 및 해외 정상들을 만났다. 이중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프란시스 교황,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등이 포함됐다. 이와 더불어 캐롤 구지(Carol Guzy), 제임스 나트웨이(James Nachtwey) 등과 같은 저명한 사진작가들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미국 및 베트남 참전 용사들을 만났다”라며 “수많은 사람들은 나의 사진을 높이 평가했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지난 2021년 미국 백악관에서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은 내게 국가예술훈장을 수여했다. 당시의 경험을 잊을 수 없다”라며 “나는 사진 기자 중에서 최초로 미국의 국가예술훈장을 받았다. 국가예술훈장은 주로 할리우드 영화배우들이 받는 상이었다. 상을 받을 때 내가 베트남인이라는 사실과 고국인 베트남이 자랑스러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 사진이 전쟁의 향방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며 전 세계에 평화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고 높이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닉우트의 사진은 전 세계 사진작가들 사이에 큰 영향을 남겼다. 닉우트는 “유명한 사진 기자인 캐롤 구지와 제임스 나트웨이는 내가 촬영한 ‘네이팜 소녀’ 사진을 계기로 종군 사진 기자가 됐다고 설명했다”라며 캐롤 구지는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에서 일하는 종군 기자로 퓰리처상을 4번이나 받은 최초의 언론인이다. 한편 퓰리처상을 2회에 걸쳐 수상한 AP언론사의 전설적인 사진 기자인 호스트 파스(Horst Faas)는 “퓰리처상을 받은 사진은 많이 있다. 하지만 이 사진 중 대다수는 시간이 지나면 잊힌다. ‘네이팜 소녀’는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사진이다”라고 평가했다.

 

닉우트는 “퓰리처상은 영예로운 수상”이라며 “사진 분야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인터뷰에서 닉우트는 “훌륭한 순간, 잊을 수 없는 사건들을 사진으로 남길 수 있게 된 걸 행운으로 생각한다. AP언론사에서 50년 넘게 일하면서 수많은 경험을 쌓았다. 가치 있는 언론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 기자는 용감하고 역동적이어야 하며 현장에서 기지를 발휘해야 한다”라며 “모든 순간 마다 주변 환경을 관찰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특히 주인공의 주변 환경을 살펴야 한다. 그래야 사진 속 인물들의 감정을 포착할 수 있으며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사진 기자들은 새로운 관점을 발견하기 위해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닉우트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전 세계 수많은 국가에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수많은 프로젝트와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닉우트는 “현재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지만 베트남에 돌아갈 계획이다. 특히 수도 하노이에 가고 싶다. 하노이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하노이와 하노이 사람들의 아름다움을 촬영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전설적인 사진작가인 닉우트는 역사적인 사진을 남기며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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