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법원 판례 제42편 베트남 법정도 “유전 무죄”인가? 
베트남 대법원 판례 제42편 베트남 법정도 “유전 무죄”인가? 
  • 베한타임즈
  • 승인 2024.05.2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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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1.안(H  D Anh) 1966년생. 주소: 호찌민시, 4군, 16 마을, Tôn Thất Thuyết 거리, 92B/20/23 번지. 학력: 6/12 (초등학교 6학년 중퇴). 
2. 꽝(P T Quang) 1960년생. 주소: 호찌민시, 1군, Cô Giang 마을, Cô Bắc 거리, 258 번지. 학력: 9/12 (중학교 3학년 중퇴). 
3. 푸(L N Phú), 1974년생. 주소: 호찌민시, 1군, Nguyễn Cư Trinh 마을, Cống Quỳnh 거리 36 번지. 학력: 12/12 (고등학교 졸업). 
4. 흥(T V Hùng) 1972년생. 주소: 호찌민시, 4군, 4 마을, Tôn Đản 거리 368/36 번지. 학력: 6/12 (초등학교 6학년 중퇴). 
5. 카이(N T Khải), 1977년생. 등록거주 주소: 람동성, Đức Trọng현, Liên Nghĩa. 학력: 6/12 (초등학교 6학년 중퇴). 

사건 내용

제보를 받은 뒤 수사기관은 2008년6월30일 10시경 람동성 Đức Trọng 현 구역에 속한 20번 국도에서 Luxus 승용차로 꽝(Quang), 훙(Hùng), 안(Anh), 람(Lâm)이 축구 도박액 59,300 달러와 7억을 호찌민으로 운반하고 있는 것을 적발하었다. 그 외에 축구 도박표 몇 장, 노트북 4개와 휴대폰 4개도 압수하였다. 조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이 확인되었다:

안(Anh)은 2007년1월에 하노이에 가서 뚜이엣(Tuyết)이라는 사람과 함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국제 축구대회와 관련하여 축구 도박 사이트를 조직하였다. 뚜이엣(Tuyết)은 일정 지분을 받기로 하고 안(Anh)에게 인터넷 사이트 4개와 비밀번호, 도박 자본 525,000 달러를 넘겨주었다. 안(Anh)은 푸(Phú), 카이(Khải), 꽝(Quang), 흥(Hùng)에게 일정 지분을 주는 조건으로 이들을 끌어들여 사람들을 모으도록 하였다.
축구 한 판이 끝날 때마다 안(Anh)은 수익금의 일부를 뚜이엣(Tuyết)에게 보냈다. 안(Anh)은 1,250,000,000동에 해당하는 80,000 달러의 부당이득을 취한 것을 인정하였고, 이 금액을 반납하였다. 

2008 Euro 축구대회 때는 많게는 매 경기당 한 사람이 수천 달러씩을 베팅했고, 안(Anh)은 0.07%의 수수료를 받아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에게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번 수익금을 배당했고, 이 금액의 일부분은 호찌민시로 이송하여 참가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호찌민시 인민법원 1심 판결 

- 형법 제249조 2항 b호를 적용하여 피고인들에게 “도박 조직죄”를 선고하였다: 안(Anh)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30,000,000동의 벌금을, 푸(Phú)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과 10,000,000동의 벌금을, 카이(Khải)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과 10,000,000동의 벌금에 처하였다.

형법 제248조 2항 b호, 제249조 2항 b호와 3항, 제46조 1항 p호와 2항, 제47조, 제50조를 적용하여 꽝(Quang)을 “도박죄”로 징역 6개월, “도박 조직죄”로 징역 2년 6개월에 처하였고, 두 범죄의 형벌을 합해서 징역 3년을 선고하였다. 흥(Hùng)은 “도박죄”로 징역 3년, “도박 조직죄”로 징역 1년 6개월에 처하였고, 두 범죄의 형벌을 합해서 징역 1년 9개월을 선고하였다. 

호찌민 최고인민법원 2심 판결

피고인들에 대한 1심 판결문을 변경없이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
베트남 최고인민법원 대법원장은 피고인들의 범죄행위가 아주 위험하고, 규모가 크며 특히 지극히 고액의 불법 이익을 취득하여 사회에서 많은 불만을 불러일으켰으나, 1심법원이 피고인들을 아주 가법게 처벌했음은 중대한 잘못이라는 이유로 재판관위원회(대법원전원합의체 해당)에 재심을 요청하였다. 

판단

피고인들은 큰 규모의 도박을 세밀히 조직한 행위를 하였다. 지극히 고액의 불법이익을 취득하였고, 또한 이를 취득한 이들 또한 많았다. 피고인들의 도박 조직 행위는 징역 3년 이상 징역 10년 이하의 형벌구분으로 정해진 형법 제249조 2항 b호의 규정에 해당한 경우이다. 형량을 감경할 사유가 있는지 살펴 보면, 형법 제46조 1항 p호에 규정한 범죄를 “정직하게 진술한 경우”에 해당할 뿐이다.  특히 축구 도박을 조직한 장본인 안(Anh)에게 징역 3년만을 처하고 형의 집행을 유예시켜 준 것은 지나치게 가볍게 처벌하여 형법의 처분원칙에 어긋난 판결이다. 피고인 카이(Khải)와 푸(Phú)도 “정직하게 진술한” 정도의 감경사유 밖에 없음에도 최하한 형벌 보다 더 낮은 형벌로 처벌하고 집행 유예시켜 준 것은 중대한 잘못이다. 

꽝(Quang)과 흥(Hùng)은 직접 도박도 행하여 “도박죄”도 범했다. 이들은 여러차례 도박을 했기 때문에 도박을 할 때마다 도박죄가 성립하고 이럴 경우 형법 제48조 1항 g호에 따라 “누범 가중”을 하였어야 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고 오히려 흥(Hùng)에게는 집행유예 판결까지 한 것은 옳지 않다.

상기의 이유들로 형사소송법 제285조 3항, 제287조에 의거하여,

결정

호찌민시 최고인민법원 2심법원의 2009년9월16일자 제676/2009/HS-ST호 형사 2심 판결문과 호찌민시 인민법원의 2009년4월28일자 제1019/2009/HS-ST호 형사 1심 판결문을 파기한다. 법률 규정에 따라 1심 재판을 다시 하도록 호찌민시 인민법원에 사건을 환송한다. 

해설

베트남 형법도 한국 형법과 마찬가지로 각 범죄의 처벌에 대한 형량은 상한과 하한이 규정되어 있을 뿐이라 판사의 재량으로 그 상한과 하한의 범위 사이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다. 판사의 형량 결정은 기계적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돈이 있는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더 무겁게 처벌된다고 생각하는 불만이 있어 왔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유전 무죄, 무전 유죄”라고 불러 왔다. 
이번 사건에서 도박 사이트를 조직하고 상당한 금액의 이득을 취득하여 여러 사람이 나눠가졌는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범죄 참가자들은 중하지 않은 형량에다 집행유예까지 받았다.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에 대해 베트남 최고인민법원 대법원장은 재심 절차를 통해 시정하려고 했고, 재판관위원회도 이에 손을 들어 주었다.   

                                       편집 김종각 변호사(법무법인 집현/Seedon Partn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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