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가치를 발견하라
미래 가치를 발견하라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9.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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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가톨릭대학교 장기 인턴 학생들이 베트남에 왔길래 "왜 베트남에 왔느냐?" 고 물었다. 학생들은 좀 우물주물 하면서 "뜨는 나라라고 해서요" 라고 답했다. 간단하지만 의미있는 말이다. 어떤 나라가 뜨는 나라이고, 어떤 나라가 뜨지 않는 나라인가? 이 말은 결국 미래 발전가능성에 비추어 평가된 말이라 할 것이다.

1999년 설립된 미래에셋은 우리나라 금융사 중에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왔다. 지난 4월 대우증권을 인수하면서 설립 17년만에 대한민국 1위 증권사로 우뚝서게 되었다. 이같은 빠른 성장의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 창립자 박현주 회장은 미래가치에 투자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그래서 회사 이름도 미래에셋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미래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한가지 예로 1980년대 투자분위기를 든다. 80년대 중반 대부분의 증권사들이나 그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현재 가장 잘 나가는 종목에만 집중한 반면 박 회장은 미래에 떠오를 종목에 주목했다고 한다. 박 회장이 미래가치로 주목한 종목은 반도체였다. 당연히 삼성전자 주식을 집중 연구하고 투자하도록 고객을 안내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엄청난 미래 가치로 믿고 투자하겠다고 나서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후발주자인 우리나라가 과연 성공할까 의문을 갖고 지켜보는 측면이 더욱 강했던 것이다. 그러나 박 회장은 미래에는 컴퓨터 시대가 될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반도체 산업은 핵심 요소라고 믿은 것이다. 이것이 미래 트랜드를 읽고 미래 가치를 발견할 줄 알았던 안목이었고, 드디어 1990년 반도체가 우리나라 수출 1위 품목으로 급부상하게 된다.

세계 경제 전문 잡지 포보스 아시아는 지난달 26일 아시아의 50대 유망 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1위는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였고, 한국 기업도 5개 기업이 리스트에 올라 있었다. 아모레피시픽(9위), 네이버(11위), LG생활건강(14위) 한온시스템(36위), BGF리테일(41위)였다. 우리가 친숙하게 알고 있는 대기업 브랜드들과 다소 차이가 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업활동의 미래가치에 더 역점을 둔 평가라고 여기면 된다. 한류 열풍에 따른 화정품 기업들이 2개나 포함되어 있는 점이 눈에 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는 ‘우리의 직업을 얼마나 컴퓨터에게 내줄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보고서를 작성하여 발표한 적이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에 있는 702개 직업을 조사했는데,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앞으로 20년 안에 절반에 해당하는 47%직업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가까운 미래에 사라질 기업들이 부지기수라고 전망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대가 바뀌면서 사람들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산업 성향이 계속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카메라 필름 회사이다. 필자가 1990년대 초 배낭여행을 갔을 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카메라 필름을 확보해 놓는 것이었다. 어디가든 사진을 찍어서 기념으로 남겨 놓기 위해서였다. 유럽의 도시는 물론 이집트, 터키 같은 벽촌에 가도 웬만한 곳에는 코닥필름 가게가 있었다. 정말 대단한 시장 장악력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으로, 더구나 스마트 폰의 영향으로 지금 카메라 필름을 찾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코닥 필름의 존재는 역사 속에서 사라지게 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발명한 곳이 코닥이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필름이 팔리지 않을까 싶어 이를 상용화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기들이 열어제치지 않아도 그 누군가 길을 가게 되어 있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다. 이러한 교훈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미래가치를 추구하고 새로운 변신을 꿈꿔야 하는 중요성을 더욱 절실하게 인식하게 된다.

미국 조지메이슨대학의 타일러 코웬(49세) 교수는 1970년대 이후로 세계를 발전시켜 왔던 실질적인 성장 동력은 상실되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거 1800년대, 1900년대 초 등장하여 획기적인 세계의 성장 동력으로 작용한 전기, 자동차 산업과 같은 획기적인 생산성 분야가 현재 새롭게 발견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세계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주춤 거리며 잦은 경기 불항의 패턴 속에 갖혀 있다고 말한다. 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롭고 획기적인 생산성을 창조해 낼 수 있는 미래가치 산업을 발굴해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미래가치를 발견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뜨는 나라에 와 있다고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에게 크나큰 도전이자 숙제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미래가치를 열어제치는 자만이 생존하고 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인류가 갈망하는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크나큰 기여자가 될 것이다.

변호사 김 종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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