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형 유통업체 빅씨(Big C) 태국기업 센트럴이 인수하다
베트남 대형 유통업체 빅씨(Big C) 태국기업 센트럴이 인수하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5.24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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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말 베트남 할인점 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빅씨(Big C, 32개 매장, 연매출 약 1조원, 프랑스 카지노 그룹 소유 할인점)가 매각발표를 하였다. 매각 사유는 베트남 시장이 아직까지 성숙하지 않았고, 핵심사업에 더욱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이었다. 하지만 시장에 도는 소문은 카지노 그룹의 자금난 해소와 동시에 미래를 준비한다는 말이었다.

한국의 롯데 마트, 일본의 AEON그룹, 태국의 BJC그룹, 베트남 국영 유통업체인 CO.OP Mart, 베트남 MASAN그룹 등 큰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였다. 10억불이 못미치는 금액을 써냈던 롯데가 빅씨의 연락을 받고 10억불 이상다시 제시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사실 롯데 직원들도 롯데가 인수할거라는 소문을 듣고 꿈에 부풀기도 했었다. 유통시장이 외국업체로 넘어가지 않도록 베트남 기업에게 우선권을 준다는 소문도 있었다.  대표적인 기업이 베트남 전통 양념류를 생산하는 마산그룹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태국의 센트럴 그룹이 인수하게 되었다. 지난 4월 30일자  신문기사에는 태국의 센트럴 그룹이 빅씨 지분의 59%를 35억불의 가격으로 인수했다는 내용이 게재되었다. 그러나 턱없이 높게 언급된 인수금액으로 인해 진위여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기사들을 종합해 보면 대략 11억불 정도에 빅씨를 인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보다 더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앞으로 베트남 유통시장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예측해 보는 부분이다.

첫째, 유통업계에서 태국업체들의 도약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2년전에 베트남 메트로를 인수한 기업도 태국의 BJC그룹이었다. 2년뒤 베트남의 대형 유통업체를 인수한 기업도 바로 태국의 센트럴 그룹이 된 것이다. 부강해 진 태국기업들이 동남아에 있는 우수한 기업들을 인수하며  M&A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의 왼쪽을 차지하고 있는 태국이 동남아시아의 오른쪽 관문인 베트남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아세안국가의 동질성을 갖고 있는 태국으로서는 이러한 현상이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 유통에 대한 동시다발적인 발전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센트럴 그룹은 베트남에 백화점 브랜드인 로빈슨(Robinson)을 갖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베트남의 1등 가전양판점인 응우웬킴(Nguyen kim)의 대주주이고, 각종 스포츠 브랜드 및 생활용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근래에는 베트남의 리딩 인터넷쇼핑몰인 잘로(Zalora)를 인수했다고 기사화 되기도 했다. 백화점, 할인점, 가전양판점, 인터넷쇼핑몰 등을 모두 갖고 있는 영업형태는 한국의 롯데와 비슷한 대형 유통구조이다. 이는 자사의 계열사만을 가지고도 점포 운영이 가능한 체제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덧붙여 언급하면, 메트로를 인수한 BJC그룹도 이미 Family mart라는 편의점 및 슈퍼마켓을 베트남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가 되어 있다.

셋째, 상품에 대한 양적, 질적 팽창이 나타날 것이다. 지금까지 베트남 시장은 가격이 그 주요 경쟁력 요소였다. 무엇을 사든 가격이 싸야 했고, 품질이나 안전성 요소들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저가 물건을 고집했던 빅씨가 태국의 센트럴 그룹에 인수되고 난 이후 과연 이떤 이미지로 변신할 것인가? 흥미로운 부분이다. 아마도 센트럴 그룹이 가지고 있는 수많은 상품들이 빅씨라는 유통업체를 통하여 베트남 고객들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여, 과거와 달리 단순히 저가 시장만을 공략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든다.

이미 메트로를 인수했던 BJC가 메트로를 멤버십 홀세일클럽에서 일반 소매점으로 탈바꿈 시키고 있으며, 일본의 이온몰이 베트남의 씨티마트 인수 후 이온의 PB인 탑밸류(TOP value) 물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런 변화는 자연스러워 보인다.

이같은 변화는 베트남 소비자들의 커가는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키게 될 것이고,  더불어 위생이나 안전 품질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베트남 소매유통의 87%는 아직도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은 싼 가격을 무기로 베트남 다수 고객을 붙잡고 있지만, 점차  유통업체들의 높은 품질 신뢰성, 식품 안전성, 다양성 등으로 영토를 상실해 갈 것으로 보인다. 그 첨병으로 센트럴 그룹의 빅씨가 선도하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전망을 해 본다.

윤병수(롯데마트 상품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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