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에서 주목해야 할 벤카슨은 누구인가?
트럼프 캠프에서 주목해야 할 벤카슨은 누구인가?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11.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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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시나리오가 발생했다. 전세계가 놀라고 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가도 하락하고 환율도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 뉴스에서도 트럼프 당선에 따른 우려와 함께 미국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예측에 분주하다. 트럼프가 선거전에서 파격적으로 주장한 것이 미국 우선주의였기 때문에 이에 따라 각국들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장 부딪히게 될 방위비 부담 증가 등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도 걱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트럼프 당선자가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 체결에 강한 불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베트남이 그 동안 오매불망 기다려 왔던 TPP 꿈이 사라져 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거친 외침이 어떤 이유로 미국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는가? 미국의 현실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한 것이기도 했다. 이대로는 않된다. 이것이 미국인, 특히 백인들의 위기의식이었다. 현실을 들여다 보면, 미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는 2006년 63.9%이던 것이 2016년 104.17%로 지난 10년 동안 40% 이상 상승했다. 반대로 미국이 세계 GDP에서 40% 이상 차지하던 절대적 강자 위치에서 그 비율이 계속 하강하더니 최근 23%까지 낮춰졌다. 반면, 중국은 저 밑바닥에서 18%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수년 내 전세가 뒤바뀔 운명에 놓여있다. 여기에 국민들의 삶의 질은 어떠한가? 워싱턴의 비영리 집단인 Wider Opportunities for Women의 분석에 따르면 독신 혹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거의 2천만 명이 되는 고령의 미국인들의 47%가 매일 적절한 영양, 건강 의료와 같은 필수 사항들을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 이민자들 문제 또한 불안요소이다. 이들의 수가 늘면서 사회적 지위도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 30년 후에는 어쩌면 백인이 소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감돌고 있다.

저널리스트 팀 마샬(Tim Marshall)이 올해 출간한 '지리의 힘' 이라는 책에 보면, 미국을 "지리적 축복과 전략적 영토 구입으로 세계 최강국이 된 나라"로 표현하고 있다. 그에 말에 의하면 미 대륙은 그야말로 신의 선물이라 할 수 있는 천혜의 지리적 장점을 갖고 있다. 언제든 세계(유럽대륙, 아시아대륙)로 나아갈 수 있는 바닷길이 대서양과 태평양으로 열려 있고, 내륙은 미시시피 강과 같이 물줄기들이 실핏줄처럼 길게 뻗어 있어 수상운송으로 빠르게 이동 할 수 있고, 그 주변으로 기름진 옥토가 펼쳐져 있는 땅이다. 미국 개척자들은 또한 탁월한 안목도 갖고 있어 1803년 프랑스로부터 1천5백만 달러(한화 약 165억원)에 거의 유럽대륙과 맞먹는 크기의 루이지애나를 구입했다. 1867년에는 러시아로부터 720만달러(한화 약 79억원)로 알래스카를 구입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쓸데없이 "눈만 한 보따리" 샀다고 혹평했지만, 곧이어 금과 석유가 발견되면서 황금의 땅으로 변하게 된다.

천혜의 지리적 조건을 두루 갖춘 땅에서 태어난 미국은 유럽과 같은 여타 대륙처럼 전쟁의 쓰라린 역사를 통해 탄생하지 않았다. 처녀지와 같은 옥토를 신앙의 자유를 찾아 떠난 유랑자들에게 제공해 준 ‘신의 선물’이었다. 그런데 이 가치가 이제 다하여 가는 것인가? 그리고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트럼프라는 괴짜(?)가 등장하게 된 것인가? 그리고 트럼프는 선거공약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파격적 행보로 갈 것인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가지 주목해 볼 만한 힌트가 있다.

트럼프 선거 캠프에는 독특한 이력을 지닌 벤카슨(Ben Carson) 박사가 있다. 그는 떠오르는 혜성처럼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와 경합한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중에 트럼프 캠프에 합류하여 러닝메이트처럼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며 그를 지지하였다. 트럼프의 성 스캔들로 유력한 정치 지지자들이 줄줄이 떠날 때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며 신의를 보여주었다. 이런 그가 어떤 요직을 맡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15년 갤럽조사에서 벤카슨 박사는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6위에 랭크 된 사람이다. 디트로이트 슬럼가에서 찢어질 듯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그는 흑인으로서 최초로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 들어갔고, 세계 최초로 샴 쌍둥이 분리 수술을 성공하여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인물이다. '천혜의 손(Gifted hand)'이란 자서전을 통해 가난으로 내팽개쳐진 흑인 소년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신경외과 명의가 되었는지를 기술한다. 모든 것이 신(God)의 도우심과 축복이었다고 감사한다. 이런 명의가 60이 넘은 나이에 왜 갑자기 정치에 뛰어든 것인가? 그의 책 '하나의 나라(one nation)에서 정치적 소신을 밝히고 있다. 기울어가는 미국의 운명을 바라보며 신의 부르심이라면 이제 정치인으로서 할 일이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견을 가진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그런 사회에 대한 꿈을 말한다.

세계인의 우려 속에 놓여 있는 트럼프 당선인을 바라보며, 벤카슨 박사를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 정치의 방향을 예측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강력한 대통령제이기도 하지만, 참모정치가 발달한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인의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자신의 신앙적 양심과 소명에 충실한 벤카슨 박사 같은 인물이 버티고 있는 한 우리가 생각하는 나쁜 시나리오는 아닐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변호사 김 종 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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