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한 500년 된 두 마을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한 500년 된 두 마을  
  • 베한타임즈
  • 승인 2018.09.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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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가옥이 잘 보존돼 있는 프억틱 마을의 모습

오러우(Ô Lâu)강을 마주하는 꽝찌(Quảng Trị)성의 호이키(Hội Kỳ)마을, 그리고 이웃한 투아치엔후에(Thừa Thiên-Huế)성의 프억틱(Phước Tích)마을은 지금 서로 다른 운명을 맞이하고 있다.

 

 500여년 , 북부 삼각주의 외국 군대와 이민자들이 새로운 땅을 정복하는 과정에서  마을이 생겨났다. 5세기 동안 호이키 마을은 강의 오른쪽 제방에 자리 잡았고, 프억틱 마을은  맞은편에 터를 잡았다.

 

하지만 이들의 현재 모습은 많이 다르다. 과거부터 프억틱 마을에는 호이키 마을보다 인구가 많아 보호받는 구가옥이  많았다. 오늘날 프억틱 마을에는  30 채의 구가옥이 보호대상으로 지정돼 복원됐다.

 

프억틱 마을은 2009 정부로부터 사적지 보존 마을로 공식지정 받았다. 이로 인해  지역의 자연과 주택 그리고 환경은 비교적  보존되어 왔다. 아울러 도자기 공예 프로젝트와 같은 여러 지원사업도 유치했다.

 

한편 호이키 마을은 프억틱 마을과 닮은꼴 역사에도 불구하고 사적지 보존을 위한 관심과 후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세대 이전만 하더라도 많은 지역 주민들은 대들보와 기둥, 흙으로  지붕타일로 이루어진  목조주택에 거주했다. 이러한 옛날 집들은 정원과 과수원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보다 크고 현대적인 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구가옥의 수는 20여채에서 현재 5채로 줄었다.

 

호이키 마을에 거주하는 드엉반만(Duong Van Manh)씨는 조상들이 지은 집을 보존하는 것은 가치가 있기는 하지만, 있는 그대로 전부를 보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정원과 과수원으로  녹색의 자연환경을 희생해서라도  대가족이   있도록 생활공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드엉반만씨는 보다 분명하게 가옥간 경계를 구분 짓기 위해 아칼리파 관목(Siamese Acalypha)으로 두른 담장 대신 콘크리트 담장을 세우고 있다. 2009년에는 조상들에 의해 남겨진 250년된 목조 주택에 2층짜리 현대 건축물을 추가해 보다 넓은 생활공간을 확보했다.

 

이러한 증축으로 인하여 기도, 생활, 조리  위생에 필요한 2~3개의 목조 건축물이 있던 오래된 가옥은  모습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예전의 모습은 화분을 두던 앞뜰, 약초와 채소를 키우던 뒤뜰, 넓은 과수원이 자리한 정원을 포함하여 주변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드엉반만씨는 "나는 조상을 기리기 위해 기존의 목조 건축물을 보호하고자 했다. 그러나 나는 일상생활의 편의를 위해 나의 생각을 바꾸지 않을  없었다" 말했다.

 

지난  행정당국은 마을의 강과 경계를 이루는 대나무숲 일부를 잘라내고 세탁시설을 지었다. 현대식 세탁시설이 들어서면서 수백년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부두도 파괴되었다.  부두는 시원한 산바람과 낚시를 즐기기 좋은 장소였다.

 

마을의 구불구불한 도로는 지난  말에 콘크리트로 노면을 포장했다. 호이키 마을이 속해있는 허이랑(Hải Lăng) 지역 문화지구는 아직 사적지 보존지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이러한 콘크리트 포장이  마을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한편 꽝찌(Quảng Trị) 문화체육관광국은 지역  구가옥 주인들이 관광객 증가를 원치 않아 사적지 보존지구 지정을 위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유적 보존이  많은 관광객 유치의 방안이라고 여기는 행정당국과, 보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을 피하고 싶은 현지 주민 간의 갈등으로 마을에 대한 사적지 보존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마을에 대한 무분별한 개발로 보존돼야  유적물은 파괴되고 있다.  

 

구가옥의 주인  하나인 드엉빅응옥(Dương Bích Ngọc)씨는 구가옥을 보존하기 위해서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을 보존은 이들의 노력에 달려있다.

 

[베트남뉴스 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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