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골프의 계절, 늘어나는 ‘진상’ 골퍼
돌아온 골프의 계절, 늘어나는 ‘진상’ 골퍼
  • 김태언 기자
  • 승인 2018.12.11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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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접어들면서 수많은 한국인 관광객들이 호치민시로 몰려오고 있다. 호치민시의 명소를 둘러보려는 일반 여행객들이 다수지만 최근 들어 골프 여행을 오는 한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동남아 골프여행은 한국의 골프마니아들에게 이미 대중화 된지 오래다. 그중 베트남은 새롭게 뜨고 있는 골프 핫플레이스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그린피는 물론, 한국 등 해외 자본으로 운영되는 골프장들이 많아 시설도 좋다.

특히 한국의 골프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는 12월부터 2월까지 호치민시는 골프 성수기다. 이 기간 한국은 추운 겨울이지만, 호치민시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건기이고 날씨도 선선해 운동하기 그만이다.

호치민시에서 골프샵을 운영하는 이백호(가명)씨는 “최근 몇 년 사이에 베트남 여행붐이 일면서 골프여행을 오시는 분들도 엄청나게 늘어났다. 연말, 연초에는 부킹도 힘들고 모든 홀에서 줄 서서 공을 쳐야하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국 골프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그에 비례해 ‘진상 골퍼’의 등장도 함께 늘고 있어 안타깝다.

요즘은 자주 쓰이는 ‘진상’이란 단어는 주로 까탈스러운 사람을 의미할 때 쓰인다. 특히 진상고객이은 골프장에서 많이 쓰여왔는데, 매너를 지키지 않는 사람의 골프백에 별표 스티커를 하나씩 붙인 것이 시초라 한다. 진상은 그것도 모르고 자기 골프백의 별이 다섯개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다녔다 하니 진상은 진상이다.

호치민시 인근 R골프장과 J골프장 등에서 일했던 한 여성 캐디 응웬씨는 베한타임즈에 다양한 유형의 진상 골퍼 유형을 소개했다.

늦은 진행은 캐디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상황이다. 특히 골퍼들이 몰리는 이 시기에 빠른 진행은 필수다. 그러나 일부 골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촉하는 캐디와 설전을 벌이는 일도 흔하다. 시간을 끄는 방법도 다양하다. 연습스윙을 지나치게 오래하고, OB가 날 때마다 멀리건을 외치거나, 라운드 도중 레슨을 하기도 한다. 응웬씨는 “한국 분들은 내기 골프를 하는 경우가 많다. 어느 팀은 내기 골프를 하다 룰과 관련해 옥신각신하면서 10분 이상을 지체했다. 결국 진행요원이 온 뒤에 상황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보통 한국 골프장에서는 한 팀에 캐디가 한 명씩 붙지만 베트남에서는 ‘1인 1캐디’가 일반적이다보니 캐디에 대한 갑질이 더욱 노골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여성 캐디에 대한 성희롱이나 성추행도 간간히 발생한다. 응웬씨는 “엉덩이나 가슴을 건드리거나, 심할 때는 껴안고 입을 맞추려는 진상 골퍼들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작년에 한국에서 방문한 한 고객은 라운딩 도중 술을 거나하게 마시고 캐디에게 성추행을 일삼아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나중에 물어보니 ‘해외라서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어처구니 없었다”고 말했다.

다혈질 골퍼들은 뜻대로 플레이가 되지 않으면 캐디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한다. 응웬씨는 “한번은 퍼트라인을 제가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골프채로 나를 때리려는 시늉을 한 한국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가 갈수록 한국의 골프문화는 점차 성숙해지고 있다. 캐디는 전문직이며, 그린위에 동반자라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된 예처럼 해외, 특히 동남아에 골프를 치러온 일부 한국 골퍼들의 행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해외일수록 골프 에티켓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베트남의 골프장에서 무심코 한 작은 행동이 한국의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캐디들이 말하는 '골프장 매너 최악의 진상 골퍼는?'

 

1. 클럽을 막 던지는 사람(64명)

 

2. 야한 농담과 반말하는 골퍼(60)

 

2. 방향을 잘못 봤다고 핑계대는 사람(60명)

 

3. 홀컵까지 남은 거리 몇번씩 물어보는 골퍼(28명)

 

3. 신체적 접촉을 하는 골퍼(28명)

 

3. 연습 스윙 많이 하는 골퍼(28명)

 

4. 음주골퍼(16명)

 

5. 오비볼을 꼭 찾아달라는 골퍼(12명)

 

<골프브랜드 와이드앵글 조사, 캐디 100명 중복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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