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명인 박기순
김치명인 박기순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10.1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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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김치 세계화에 앞장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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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1일 하노이시 국제 축제 김치관 행사에 대한민국 김치명인인 박기순씨가 김치 담그기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무대에 섰다 김치명인 박기순씨는 지난 2010년 '광주김치문화축제' 김치명인 콘테스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김치명인이 되었다. 당시 박기순씨는 게살을 곱게 발라 젓갈 미나리 파 마늘 생강과 함께 버무린 '꽃게보쌈김치' 로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하는 베한타임즈와의 인터뷰이다.

1. 늦은 나이에 김치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 계기가 무엇인가요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고 먹고살기 위해서 열심히 살아가던 어느 날 반백에 가까운 거울속의 중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무얼 위해 살고 있지?" 그날 이후로 가슴속 저 아래에서 이 질문만을 끝없이 반복했습니다. 자꾸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바보처럼 속물처럼 먹고살기에만 급급했지, 지루하고 재미없는 생활에서 벗어나 나를 위한 도전은 한 번도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네." 라는 후회가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저는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하다 요리학원에 등록했습니다.

그렇지만 그조차도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한식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만 세 번의 불합격을 맛보아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기보다는 더 나아가 한식, 양식, 일식, 중식, 복어 5개의 자격증을 1년 안에 취득했습니다.
제법 용기가 생긴 저는 좀 더 욕심을 부려 어린 시절의 아픈 추억을 덜어내고 더 멋진 저를 위해 그토록 꿈꾸던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해 딸 같은 청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강의를 들으니 정말로 행복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일쑤였지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가족이 있고 젊은 동기생들이 있어 어렵고 힘들게 대학4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2010년 대학 3학년 시절 광주세계문화김치문화축제 김치명인 콘테스트에 출전하여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이제는 손자가 있는 할머니로 부족하지만 학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치는 교수로 김치명인의 한사람으로 살고 있습니다. 작은 도전이 만들어준 이러한 변화는 제법 큰 성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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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외국인을 대상으로 김치 담그기 행사를 하면서 느끼셨던 점은 무엇인가요

김치 축제 때 마다 진행하고 있는 체험관에는 외국인들이 정말 많이 오고 있습니다. 우리김치를 직접담가보고 싶어서 온 외국인들은 김치를 다 담그고 나서 곱게 싼 김치를 표현할 때 '베이비' 라고 표현합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이었는지 항상 김치강의를 할 때는 그 말을 기억하며 추억담으로 얘기합니다.

또 이런 행사를 하면서 정말 우리김치가 외국인들에게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나는 외국인마다 김치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맵지만 매력 있고 맛있다고 답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이번 하노이 행사에서도 외국에 가서 김치를 홍보할 때 마다 느꼈지만 정말 자국민보다 외국인들이 더 많이 김치를 사랑한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앞으로 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게 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우리김치를 만들어 퓨전화 되지 않고 옛날 우리 김치 맛을 고집 하는 것이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김치는 배추김치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깍두기 백김치 순으로 다양한 김치를 좋아합니다.

3. 남도김치 대표하는 광주김치는 다른 김치들하고 어떻게 다릅니까

남도김치 즉 전라도 김치가 다른 지역의 김치와 특별히 다른 점은 옛날부터 간이세고 젓갈 량이 다른 지역 김치보다 많이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보통 외국인들이 젓갈향이 심한 김치는 거부한다고 생각하는데 김치에 익숙한 외국인일수록 젓갈 김치를 좋아합니다. 사실 우리 김치 맛은 젓갈 맛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젓갈, 마늘, 고춧가루, 찹쌀죽, 과일 등 다양한 재료들이 어우러져 숙성 발효된 것이 바로 광주김치입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싱겁게 먹으면서 김치에 젓갈 향을 줄이고, 더 신선하고 다양한 재료들을 첨가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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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앞으로 김치명인으로써의 계획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저의 삶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김치 담그기 교육과 함께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하여 영양적으로도 우수하고 맛도 좋은 다양한 김치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상생활이나 어린이 간식대용으로도 활용 할 수 있는 광주만의 명품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주김치를 세계에 수출하고자 지역전략식품산업육성사업으로 광주 명품김치 산업화 사업단에 참여하여 광주 김치 맛으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명품김치를 생산하도록 표준 레시피를 개발하였습니다. 더불어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는 김치와 비교하여 광주김치 제조방법의 우수성을 소개하고자 광쩌우, 일본, 대만, 베트남 등을 방문하여 직접 '광주김치 담그기' 시연회를 진행 중입니다.

김치를 현대화 글로벌화 하여 세계인의 입맛에 따른 남도김치문화의 특성이 배어난 맛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저의 앞으로의 계획입니다.

전통김치에 관한 연구에 관심을 가지거나 상품화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이들이 더욱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통김치의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든 김치야말로 글로벌시대에 맞게 세계화된 김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것이 바로 세계의 것' 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하는 남도 김치명인이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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