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 베트남의 새 지평을 열다
오바마 대통령 베트남의 새 지평을 열다
  • 베한타임즈
  • 승인 2016.05.3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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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유명 셰프인 안소니 부르댕과 함께 하노이 시내에 있는 '분짜 흐엉 리엔' 이라는 평범한 식당에서 하노이 쌀국수(분짜)를 먹었다. 등받이도 없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의전도 없이 다소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이 오바마 대통령의 매력인지 모르겠다. 소탈하고 서민적인 모습으로 베트남 시민들 속에 함께 하려했던 인간 오바마의 모습을 보며 베트남 사람들은 더욱 열광적으로 그를 환영했다.

1995년 베트남과 미국이 새로운 외교관계를 수립한 후 2000년 클린턴 대통령이, 2006년 부시 대통령이 각각 베트남을 방문했었다. 나름대로 중요한 시사점이 있었다. 2000년 클린턴 대통령의 방문은 국교 정상화 후 첫 방문한 미국 대통령으로서 미국과 베트남의 동반관계를 확실하게 심어 주었다. 2006년 부시 대통령의 방문은 베트남의 2007년 WTO 가입을 앞두고 새로운 세계 시장에 진입하려는 베트남을 한 껏 응원하는 메세지를 남겼다.

하지만, 2016년 오바마의 방문은 더 강하고 새로운 임팩트를 주고 있다. 베트남의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는 아주 오래전부터 애증의 모습을 보여왔다. 때로는 절친한 우방과 친구로 때로는 적으로 맞서야 하는 서글픈 역사였다.

세계 제1차 대전이 끝나고 미국 윌슨 대통령이 민족자결주의를 외칠 때 가장 환호하고 이를 기대했던 민족 중 하나는 베트남이었다. 프랑스에 있던 호치민주석은 독립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안남 민족의 요구(Revendications du peuple Annamite)' 라는 청원서를 작성하여 연합국 지도자들에게 보낸다. 그 후에도 호치민 주석은 미국의 도움으로 베트남 독립을 이루고자 구애를 했었다. 하지만, 그 당시 미국은 베트남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실망의 공백을 메워준 곳이 가까이 있는 이웃 중국이었다. 딘빈푸에서 프랑스와 독립전쟁의 마지막 격전을 치룰 때 베트남은 중국으로부터 대포를 비롯하여 막대한 전쟁물자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중국과의 혈맹관계도 오래가지 못하고 갈등의 시기를 겪는다. 그런 분위기는 지금도 여전하다고 할 수 있다.

중국과의 관계가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베트남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역사적으로 멀리 있는 미국에 더욱 큰 기대와 관심을 보여 왔다. 이런 오랜 숙원을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문을 통해 가식과 숨김없이 응답해 준 것이다.

오는 7월 베트남 국회에서는 TPP(환태평양동반자협정) 비준 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다. TPP 체제로의 전환은 미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경제 동반자 관계로 격상 시킬 것이다. 베트남과 미국의 이러한 아름다운 동반은 오히려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과의 더욱 강한 동반관계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베트남의 미래가 경제 번영과 함께 평화 공존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다소 낙관적 기대를 갖게 한다.

김 종 각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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