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연날리기 왕
베트남 연날리기 왕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6.29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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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부터 지금까지 50여 년간, 연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던 응웬탄번(Nguyễn Thanh Vân)씨는 크기와 디자인이 다른 300 종류의 서로 다른 1,000여개의 연을 만들어 국제 연 축제에서 여러 큰 상을 휩쓸었다. 그의 연들을 보노라면, 연을 날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과연 그가 "연의 왕" 이라고 불릴 만하다.

연 예술 장인 응웬탄번씨는 1950년 사이공의 쩌런(Chợ Lớn, 호찌민시 5군)에서 태어났다. 그는 6살 때부터 연에 매혹되어 연날리기를 무척 좋아했다. 그는 매일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면, 이웃 친구들과 함께 집 근처에서 연을 날렸다. 성인이 되어서 번씨는 호찌민 시 1군에 위치한 픙황(Phượng Hoàng)이라는 호텔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을 하면서도 연에 대한 열정은 버리지 않았다.

1994년 호찌민시에서 열린 연날리기 시합에서 까오로(Cao Lỗ)연이 새로 출현했다. 이에 영감을 받은 응웬탄번씨는 자신의 독특하고 새로운 연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 후에도 여러 가지 새로운 연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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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씨가 제작한 첫 번째 현대 미술적인 연 작품은 공기역학적으로 만든 베트남 국기 모양의 연이다. 이것은 전통 연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만든 연이다. 이 새로운 연으로 그는 2006년 호이안(Hội An)의 북부-중부-남부 연 기술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응웬탄번씨는 뼈대가 있는 연, 뼈대가 없는 연, 이렇게 2가지 종류의 연을 만든다. 하지만 모두 공기역학의 원칙을 준수하고 있으며, 재료는 가볍고 뼈대는 너무 부드럽지도,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탄력성이 좋아야 한다.

그는 "연살은 강한 바람을 만났을 때 구부러져 바람을 내보내고, 약한 바람을 만났을 때는 다시 평평해져 바람을 탄다. 가방 연 또는 공기역학적 연이라 불리는 연살이 없는 연에게는 공기를 받아들이거나 내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의 머리 부분에 바람을 빨아들이는 파이프가 있고, 꼬리 부분에는 바람이 빠져나가는 파이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연이 바람을 맞았을 때 바람을 내보낼 수 있어 연의 머리가 숙여지지 않는 것이다." 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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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새로운 모양의 연은 대부분 전통적인 연을 변형시켜 제작한 연이다. 그는 연의 날개 부분을 확장시켜 바람을 더 잘 탈 수 있도록 하거나, 꼬리 부분을 짧게 잘라 강한 바람을 만났을 때 저항을 덜 받도록 하였다.

2012년, 그는 전통적인 새 모양 연을 꿀벌 모양으로 변형하여 제작했고, 2013년에는 등에 피리 부는 소년이 있는 물소 모양으로 변형하여 제작했다. 그는 그 연을 "어린 시절의 회상" 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번씨가 만드는 연의 재료는 보통 천, 대나무, 알루미늄 파이프 그리고 탄소 등이다. 그는 복잡한 구조의 연이나 무늬에 따라 연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고 전했다. 연이 잘 날게 하기 위해서는 연살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연의 도면을 그리고, 연살의 위치를 계산하고 나서 연을 만들기 시작한다. 또한 번씨에 따르면, 연을 만들 때 인내심과 견고함이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의 작품 중 제작 기간이 가장 긴 연은 30개의 줄, 50cm씩 떨어져 있는 30개의 방구멍, 길이가 100m인 용 모양의 연으로, 2006년 베트남에서 가장 긴 연으로 기록됐다. 이외에도, 2010년 '수도 탕롱(Thăng Long) 1,000년' 기념식에서 그는 700개의 연을 이어 총 길이가 1,000m의 연을 만들어 하노이 상공에 띄웠다.

응웬탄번의 연은 보통 삶, 자연 또는 새, 물고기, 용, 봉황, 문어, 베트남 국기, 벤탄시장, 티엔무절 그리고 거북이 탑 등 베트남을 나타내거나 상징하는 모든 것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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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웬탄번씨는 연을 만들고 그 연을 직접 날려보면서 모든 점을 면밀히 개선한다. 그는 완성된 연을 가지고 국내 혹은 국제 연 축제에 여러 번 참가했다. 2009년 중국에서 개최된 '국제 연 축제' 에서 새 모양의 연으로 은상 수상, 2010년 인도에서 개최된 국제 연 축제에서 봉황새 모양의 연으로 최우수상 수상, 2013년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된 국제 연 축제에서 700개의 LED전구를 단 연으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응웬탄번씨는 현재 65세가 되었지만, 여전히 호찌민 시 1군 쩐딘쑤(Trần Đình Xu)거리의 작은 집에서 밤낮으로 연에 몰두하고 있다. 현재 그는 호찌민시 찌에우픙황 클럽의 대표자로 있으며, 베트남에서 '연 예술 장인' 이라는 호칭을 처음 받은 사람이다. 그는 연을 날리러 갈 때 마다, 마음속의 우울함을 연과 함께 모두 날려버린다고 한다.

[베트남통신사_또번(Đỗ Văn), 사진_김픙(Kim Phương)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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