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신학기 풍경
베트남 신학기 풍경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9.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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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중 봄, 여름, 가을, 겨울이 있다. 춘하추동, 그 중 사람들의 마음에 고이 간직 하고 있는 계절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개학의 계절, 기쁨의 계절, 아버지가 아들을 기다리는 계절, 여학생이 떠오르는 계절, 대학 신입생들이 대학의 문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들어가는 계절!

누구나 어렸을 때 재미있게 보낸 학창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매년 가을이 돌아 올 때면 선선한 바람과 차가운 바깥 날씨와 함께 모든 사람들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우리는 학교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으며 새로운 한 학기가 시작됨을 알 게 된다. 재미있는 건, 개학의 계절에 부는 시원한 바람, 지루한 방학을 끝내고 학교로 즐겁게 발걸음을 옮기는 학생들의 마음이 가을과 참 잘 맞는 거 같다는 점이다.



상쾌한 발걸음으로 등교하는 길,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학생들은 하나같이 아오자이 교복을 입고, 목에는 빨간 스카프를 매고 있다. 근래엔 보충학습이 생겨서 예전만큼 방학이 길지는 않지만 학생들은 그 짧은 시간 동안에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이 얼마나 그리웠는지 쉬지 않고 떠들어 댄다.

학교 앞, 흐드러지게 피어져 있는 꽃과 잔디밭은 반짝 반짝 빛을 내며 학생들을 맞이한다. 평소에 조용하던 나무들도 오늘만큼은 역동적으로 학생들을 맞이한다. 방학 때는 조용하던 종이 이제서야 신나게 울린다. 종을 치는 막대기에 우리들 목에 거는 스카프를 매어서 그런지 더욱 더 종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들린다.

교실은 새로 페인트가 칠해져 더욱 화사하게만 느껴진다. 교실 앞에 걸려 있는 박호 (Bac Ho-호찌민 주석의 애칭)선생님의 5가지 가르침과 함께 개학은 시작 된다. 사진 속의 박호 선생님은 아이들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열심히 공부하라며 다독이는 것 같다. "베트남 강산이 아름답고 수려해질 수 있을까? 베트남 민족이 광영대에 올라서서 5대주의 대강국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까? 이 과제는 바로 여러분들이 공부하는 것에 딸려있는 것입니다." 박호 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그렇게 개학이 시작된다.



개학 첫날은 어린이들만 기쁜 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기쁜 날이다. 부모님은 신학기를 시작하며 자녀에게 새로운 연필, 새로운 학용품을 선물하며 기뻐한다. 비록 어려운 가정도 있지만 그들도 새로 입학하는 자식에게 그날만큼은 아끼지 않는다. 처음으로 등교하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 눈 안에는 아이들의 두려움, 새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쁨 등 여러 감정이 보인다. 나도 그때가 그립다. 처음 학교 가던 날, 내 친구랑 다른 학교로 배정되어 속상했던 일, 엄마가 학교로 데려다 주었던 일, 엄마가 데려다 주었는데 난 새로운 교실에 들어서는 게 참 겁이 났었다. 선생님과 엄마가 열성으로 다독여준 후에야 교실로 들어갈 수 있었던 내가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예전에 있었던 기뻤던 일 슬펐던 일 모든 것은 지나간다. 새로 산 공책의 냄새를 맡으며, 새로 만난 선생님들을 바라보며 많은 학생들은 새로운 결심을 한다. 이번에는 기필코 만점을 받겠노라고.

맑은 날씨,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과 시작하는 즐거운 개학날을 회상하며, 오늘 날 이렇게 어린 학생들이 아무 걱정 없이, 전쟁 걱정 없이 등교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1945년 8월에 감사해진다.


[베트남통신사_ 부티탄화(Vu Thi Thanh Ha)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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