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및 인도네시아 발 금융시장 위기와 향후 세계 경제 전망
인도 및 인도네시아 발 금융시장 위기와 향후 세계 경제 전망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8.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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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환의 경제풀이



인도 및 인도네시아 발 금융시장 위기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일원으로 중국과 함께 세계 경제를 이끌 동력으로 간주되던 인구 12억에 세계 11위 경제대국 인도, 그리고 그 인도를 대체할 만한 나라로 자원부국이며 GDP 1조 달러에 세계 4위 인구 2억 4500만의 인도네시아, 이들 두 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의 진원지로 지목되면서 세계 경제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QE] 중단 등 출구전략에 따른 주가 환율 금리 원자재상품가격 등 금융시장 요동,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급락, 수출 감소, 구조적인 경상수지 적자 문제, 외화유동성 악화, 금리 및 환율 급등, 채권 및 주식가격 폭락, 정부정책 및 리더십 미흡, 극단적으로는 디폴트 가능성으로 이어지며 인도 및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이머징 국가 발 글로벌 금융위기 재현 가능성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양국 정부가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금리 인상, 달러 매도 외환시장 개입, 외화 송금 제한, 외국인들의 해외직접투자 유치 등에 나서고 있으나 여러모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지난 1997년 IMF 외환위기를 맞은 우리의 모습과 매우 흡사하다.

이번 위기의 진원지 인도는 수년간에 걸친 경상수지 적자[2012년 882억달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외환보유고가 바닥날 상황에 처하고, 주식시장도 연일 폭락, 대대적인 시장개입 불구하고 인도 루피화 환율은 2013년8월28일 달러당 68.80까지 폭등하며 1993년 이후 처음으로 고점을 연일 경신하고, 물가 급등, 해외투자자금 이탈 문제도 나타나고 있으며, 유가 보조금 삭감에 국민들의 반발이 확산되면서 정치 이반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인도네시아도 인도와 마찬가지로 인도네시아 루피화가 일주일 사이 1만 선 아래에서 11,120까지 폭등하고, 휘발유 가격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축소되면서 유가가 50% 넘게 급등 전반적인 물가를 15% 이상 끌어올리고, 기준금리도 50bp 인상 7.00%로 결정하고, 덩달아 최저임금도 44%나 인상하는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한편, 인도나 인도네시아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 세계 경제의 위험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브라질도 급격한 해외투자자본 유출 위험에 헤알화의 가파른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브라질중앙은행도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3730억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연말까지 1000억달러 이상의 외환스왑경매, 환매조건부채권경매, 현물환 공급 정책을 시장에 내놓고 있으나 2009년 헤알화 최고치 환율 2.5000를 위협하는 등 금융시장 불안감이 여전하다.

인도 및 인도네시아로부터 불거진 이번 위기는 같은 아세안 10개국들이 모두 노심초사하고 있으나 베트남의 경우 양호한 재정건전성, 정부의 안정적인 외환정책, 경상수지 흑자 기조, 제조업 중심의 장기성 해외자본투자, 미미한 자본시장 영향으로 핫 머니 성격의 투기자본이 많지 않아 이번 위기에서는 한 발 물러서 있다. 따라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 경기는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주 수출지역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이 굳건해 이마저도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아래 '주요국별 통화 절상(하)률 표' 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토와 인구 대국, 자원 부국인 인도[21.51%], 브라질[17.58%], 인도네시아[13.57%], 러시아, 터키, 호주 등의 환율이 가장 약세를 보이고, 아베노믹스[Abenomics, 2012.12.16 집권 일본 자민당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잃어버린 20년으로 대변되는 장기불황과 디플레이션 타개책으로 금융 재정 성장 등 이른바 세 개의 화살 부문 경제회생정책]로 일컬어지는 아베 정부의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일본 엔화[13.01%] 약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우리 원/달러 환율도 전년 말 대비 50원 넘게 급등 5% 가까이 원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영향

대한민국은 2013년 7월말 현재 누적 규모 365억달러에 이르는 경상수지 흑자 기조에 세계 7위인 3297억달러에 달하는 풍부한 사상최고치 외환보유고[IMF 권고기준 130%]를 내세우고 있으나 주가는 연일 급락 코스피지수 1850선이 무너지고,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전년 말 2.82%에서 2.99%까지 오르면서 채권 값은 하락하였으며, 국채 디폴트 가능성 지표라 할 수 있는 CDS스프레드도 80대 언저리에서 90을 넘어서고, 대외 악재에 가장 민감한 환율도 1120원대로 급등하는 등 외풍으로부터 우리 금융시장이 온전히 자유롭지는 못한 모습이다. 사상 최저치로 밀린 예금 금리와 타국 대비 현저한 낮은 주가 수익률로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렸던 수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채권가격 폭락과 환율 폭등으로 대부분의 계정마다 15% 이상 평가손실을 기록하면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2013년 2.7% 전망]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80% 이상으로 대외 악재에 매우 취약하고, 거의 GDP[2012년 명목 GDP 1272조원]와 맞먹는 1000조원[국민 1인당 2천만원 상당]에 이르는 가계부채와 과도한 기업의 부채비율, 정부가 70% 목표로 삼고 있는데 현재 65.1%에 머무르고 있는 낮은 고용률,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새 정부 초기 출범부터 지금까지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과 노사간 및 계층간 불화 등 사회적인 갈등 요인 등 만만치 않은 문제들이 안팎으로 도사리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역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악재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트라우마가 강하게 남아있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 등 동북아시아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각국들의 시장 움직임에 국제금융시장의 관심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대표적인 금융위기 역사를 보면, 1929년 대공황,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1973년 1차 오일 쇼크, 1987년 블랙 먼데이,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2000년 IT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미국 발 재정수지 적자 문제에 따른 글로벌 신용위기, 그리고 이번 2013년 인도 및 인도네시아 관련 사태 등 위기 사이클이 점점 짧아지는 양상이다.

향후 전망

미 연준[FRB . B. 버냉키 의장]의 '월 850억달러 채권매입 규모 축소가 오는 9월부터 시작돼 내년 중반 완전 중단될 것' 이라는 출구전략 가능성으로 촉발된 이번 위기는 사실 예고돼왔고,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서 당연히 중단되어야 할 한시적인 조치였다. 그리고 이 출구 조치는 미국(세계) 경제가 회복국면에 다다렀다는 반증이기도 하며 자신감의 표출이다. 따라서 출구전략을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한편, 이번 위기도 선진국들의 이머징 국가 길들이기 라는 분석도 있다. 소위 F5[Fragile 5,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공 터키] 국가들을 대상으로 국제 투기자본들이 일시적으로 위기의식을 조장하여 또 다른 투자 기회를 엿본다는 논리다.

이번 인도와 인도네시아 국가들의 위기는 우리가 1997년 IMF외환위기를 맞아 정부와 국민이 똘똘 뭉쳐 위기극복을 위한 돌반지 금붙이까지 내다파는 수준의 국민성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이들 국민들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심화되자 시장에서 금을 사재기 하는 모습도 나타나면서 국제 금값이 1300달러대에서 순식간에 1400달러대로 올라서는 모습도 비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들 국가들의 구조적인 개혁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어려움은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줄곧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연장선상에 있어 국제금융시장에 충분한 학습효과가 되어있고, 시장에 내성도 많이 생겨있는 만큼 고통은 따르겠지만 넘지 못할 파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도 다른 아시아 국가 대비 양호한 펀더멘털과 각종 경기지표 그리고 정부와 시장참가자들의 준비된 위기대응 시나리오[컨틴전시 플랜]로 충분히 극복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지난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되돌아보면서 주요 국가들의 환율, 주가, 금리, 원자재상품가격 등 국제금융시장 움직임을 유심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세계는 언제나 이런 위기들을 극복해 왔으며, 오히려 위기가 패러다임 변화와 함께 또다른 부의 축적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역사학자 E. H. CARR의 유명한 명제 "역사는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다 [History is a continuous process of interaction between the historian and facts, an unending dialogue between the present and the past]."라고 하였다. 과거 금융시장 경험과 현재 상황을 면밀히 보자. 금융시장은 아는 만큼 보인다!!!

 

 

 



(최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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