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대학입시 풍속도' - 후세대를 위하여
'베트남 대학입시 풍속도' - 후세대를 위하여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7.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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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수험생 돕기 프로그램 '붉은 심장', '친구와 같이 시험 보러 가자', '2000동 식사' 프로그램 등



 교육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2-2013 대학 입학시험에 160만 명의 수험생이 자연계인 A, A1, V 대학에, 인문사회계인 B, C, D 대학과 예체능계 대학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133개 대학이 7월 4~6일, 125개 대학이 7월 7~10일에 걸쳐 두 단계로 나누어 시험을 치렀다.



지독히 어려운 대학 입학의 길

베트남에서 대학 입학은 확실한 미래 보장 방법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으로 굳어져 있으며, 대부분 학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목표가 되어 있다. 자식이 대학 진학에 실패한 경우 해당 가정뿐 아니라 친척, 이웃에게도 큰 슬픔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12년간의 정규교육 외에 보충수업, 입시학원 등에서 추가로 공부를 한다. 유명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고 이어서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가려 고군분투한다. 이 발자취들은 대학이란 문을 통과하기 위한 티켓을 부여받기 위함이다.



입시 학원과 보충수업

꽤 유명한 명문학교에 들어가기 위해선 학생들은 반드시 고도로 학습되어 있어야 한다. 입시학원은 꽤 오래전부터 있어 왔으나, 최근 10여 년 간 나날이 확장되어 왔다. 잘 가르치기로 소문난 학교 선생님들 중심으로 설립된 대학 입학시험 준비 학원들은 각 학교의 주요 거점처럼 발전되어 왔다. 학원에 등록을 원하는 학생들은 시험을 통과해야만 하며, 학교 성적이 우수하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만 들어갈 수 있다. 이는 학생들을 체로 거르는 것과 같다. 대학 혹은 전문대학 시험에 매년 평균 90% 이상의 합격률을 보이고 있는 학원

들과 강사들의 권위와 명성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다.

학원의 수업료는 적지 않은 금액이 든다. 학원마다 일정한 기준이 있지 않다. 학원의 브랜드에 따라, 강사들의 명성에 따라 학원비는 수업 시간 당 10만 동에서 25만 동까지 차이가 난다. (수업시간: 자연계는 120분, 인문사회계는 180분)

도시의 꽤 부유한 가정에게 이 수준의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공무원 가정, 박봉으로 살아가는 근로자 가정에게 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은 쉽지 않다. 더욱이 현재와 같이 생활품 가격이 나날이 치솟고 있는 환경에서 이러한 금액은 매우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자식들의 학습 성취를 위해, 매우 많은 가난한 가정 혹은 먹고 마시기에 급급한 가정들은 자식들의 학원비를 대기 위해 쌀을 팔고, 땅을 저당 잡히고, 고리 대금업자로부터 대출까지 받는다. 이런 이유로 고리대금대출 서비스는 여러 농촌 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다.



친구와 함께 대학 시험 보러 가다

하노이, 호찌민시와 큰 도시에 사는 학생에게 대학 입학 시험을 치르는 것은 그리 불편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농촌 혹은 내륙 깊은 산간 지역에서 도시로 올라와 시험을 치르는 일은 지극히 불편하고 힘든 일이다. 대학 입학시험 때가 오면, 약 30만 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기 위해 하노이, 호찌민시 등 대도시로 몰려든다. 부모는 대체로 수험생인 자식을 혼자 보내지 않는다. 이들 가정에서 도시로 올라가 시험을 치르는 것은 교통비, 식비, 숙박비, 시험비용이 지불되는 것을 의미한다. 일시에 드는 많은 비용은 농촌의 어느 가정이나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 몇 년간, 신문과 잡지 등의 언론매체에서는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 부담을 안게 되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고초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한 학생은 하노이에서 시험을 치르기 위해 주머니에 단돈 3만 동을 지참한 채 300km 거리를 자전거로 이동했다고 한다. 감히 밥 한 그릇을 사 먹을 수 없어 단지 반미(banh mi) 한 개를 사 먹고 가는 길 내내 인근 주민들의 집에서 물을 구걸하여 마셨다고 한다. 돈을 지불하고 미니호텔이나 여인숙 등에서 머무를 수 없는 가난한 학생들은 공원, 대학가 주변 길가, 화단에서 잠을 청하기도 한다. 간간이 시험장에는 시험기간에 먹고 쉴 장소가 없어 극도의 굶주림과 긴장으로 인해 정신을 잃는 학생들도 있다. 그리고 더 충격을 주는 이야기들도 있다.

최근, '수험생에게 힘을 주자' 라는 캠페인은 대학입학시험 기간에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확산되고 있는 사회 운동이다. 수험생들을 위한 무료숙박, 시험장에 데려다 주기, 수험생과 부모에게 세끼 식사 제공하기, 시험장과 교통 정보안내 등 몇몇 개인의 선행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사회적인 큰 호응을 얻어 확대 발전하고 있다. 위 운동 이외에 대학생 자원봉사인 '붉은 심장', '친구와 같이 시험 보러 가자', '2000동 식사' 프로그램 등이 전개되고 있다. 또한 몇몇 기업 및 은행은 대학 입시생들 중 가난하고 내륙 산간 지방에서 시험을 보러 올라오는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지원, 보조금 지원 등의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대학 입학시험 기간 중 일반에게 재미있고 감동을 준 에피소드가 있었다. 7월 3일 타이응웬(Thai Nguyen)성 군사지휘부는 장갑차 3대를 동원해 수험생들과 부모를 시험장으로 데려다 준 것이다. 군인들과 기동경찰들이 시험장에 늦은 학생들을 장갑차로 태워주고, 부상당한 학생을 자원봉사 대학생들이 등으로 업고 가는 모습은 참으로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시험기간은 끝났고, 수 십 만 명의 새로운 수험생들이 하노이, 호찌민시와 대도시를 다시 찾게 될 것이다. 매년 수험생의 수는 증가하고 있고, 대학의 문은 더욱 좁아지고 있다. 대학 입학만이 우리의 화려한 미래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이 아님을 수 천 번씩 되새겨 보지만 자식들에 대한 학부모들의 기대는 막을 수 없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대학문을 넘기 위해 입학시험에 도전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우리는 따뜻한 이웃이 되어주어야 한다. 베트남 민족은 전통적으로 학문을 숭상하고 공동체 의식으로 살아왔다. 학문을 위해 도전하는 가난한 학생들에게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으로 접근해야 한다.

[베트남통신사_글: 칸린(Khanh Linh)기자, 사진: 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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