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광받고 있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란?
최근 각광받고 있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란?
  • 베한타임즈
  • 승인 2014.04.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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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성유전학이란

의학 분야에서 최대 이슈였던 인간 게놈프로젝트의 인간 유전자에 대한 분석은 대부분 끝이 났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는 2005년까지 인간 게놈에 있는 약 30억 개의 뉴클레오티드 염기쌍의 서열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영국, 일본, 독일, 프랑스 5개국의 공동 노력과 셀레라 게노믹스(Celera Genomics)라는 민간 법인의 후원을 받아 이루어지게 되었다. 인간 게놈의 초기 지도는 2000년 6월에 발표되었고 이것은 예상보다 5년 앞서 완성된 것이다.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결과는 의학과 과학 분야에 많은 충격을 주었고, 이 결과로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의 염색체 상에서의 위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지도에 따르면 질병은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외부로부터 걸리는 것이 아니라 유전자에 이미 담겨져 있었고, 어느 시기에 그것이 발현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DNA 정보만으로 생명현상을 충분히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한 사람의 몸을 이루는 10조개의 세포들에는 모두 같은 DNA 정보가 담겨 있는데도 어떤 세포는 피부세포로 살고 어떤 세포는 신경세포로 산다. 또 일란성 쌍둥이도 다른 생활환경에서 산다면 DNA 정도가 같더라도 다른 질병에 걸릴 수 있다. DNA 정보 자체가 생명현상에 직접 닿아 있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정보' 가 '생명현상' 이 되는 과정에는 여러 개입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건데 바로 후성 유전 물질이 그런 중요한 요소들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2000년대 중반 이후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 갑자기 부각되었고 최근엔 국제 공동연구 컨소시엄(에피게놈프로젝트)까지 조직되고 있다. 후성유전학은 인간의 유전자분석이 완료된 이후 이 유전자들이 인간의 생장, 성장, 분열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새로운 학문이다. 게놈프로젝트에 따른 유전자 결정론에 의하면 우리 몸의 DNA에 암과 관련된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암에 반드시 걸리는 것으로 설명된다. 부모가 암 환자였고 그 암 유전자가 자녀에게 전달되어졌다면 암 발생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후성유전학이 보는 관점은 유전자결정론과 달리 암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더라고 암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면 암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즉 우리 몸의 생장, 성장, 질병, 노화 등의 모든 인간의 생애가 선천적으로 정해진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결정된 유전자를 어떻게 조절하고 발현되도록 하느냐에 의해 확정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전자의 발현과 억제를 우리 스스로가 조절할 수만 있다면 인간을 둘러싼 많은 유전적인 문제들을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후성유전학은 유전자의 발현과 억제를 담당하는 단백질을 찾는 과학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후성유전물질로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과 메틸기, 아세틸기라는 화학물질이 꼽히고 있다. 이것들이 DNA 정보를 세포들이 쓸 수 있게 조직화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것이다.

DNA를 길게 펼치면 2미터 가량 된다. 생명체는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을 이용하여 유전 정보를 세포핵의 염색체 안에다 집어넣게 된다. 같은 유전 정보라도 히스톤이라는 단백질의 역할을 거치면서 새롭고 다양해지게 된다. 또 메틸기라는 화학물질이 DNA에 달라붙는 패턴에 따라 DNA 모양이 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같은 유전자 정보라도 히스톤과 메틸기의 역할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발현되게 되는 것이고, 이것이 후성유전학을 중시하는 이유이다. 히스톤과 메틸기의 기능과 역할에 따라 어떤 유전자 정보는 발현되지 못하고 사장될 수 있게 된다. 결국 암 유전자 정보를 갖고 태어났어도 히스톤과 메틸기의 기능과 역할에 의해 암이 발현되지 않고 사장될 수도 있고 오히려 암 유전자 정보가 없는데도 암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후성유전학과 음식

유전자자 생명 현상을 바로 결정하지 않고 오히려 먹을거리나 생활환경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유전자 발현에 중요한 영향을 주는 메틸기라는 화학물질은 음식으로부터 생겨나는 대사산물이다.

사람의 신장(키)은 민족마다 유전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일정부분의 신체 구조는 유전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후성유전물질에 의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차 대전 당시 네덜란드 사람들은 '봉쇄정책' 탓에 음식을 충분히 먹을 수 없어 굶주렸다. 전쟁이 끝난 후 봉쇄정책으로 굶주렸을 때 태어났던 사람들과 전쟁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을 비교하여 보니 굶주렸을 때 태어난 사람들의 키가 현저히 작았다.

동물 실험에서도 이것이 입증되었다. 같은 유전 정보를 갖고 있는 새끼를 밴 어미 쥐에게 그룹을 나누어 음식을 다르게 주었더니 태어난 새끼들 간에 현저한 신체적 차이를 보였다. 이는 음식으로부터 나오는 메틸기의 영향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렇게 달라진 신체 구조는 다음세대까지 유전되는 모습도 보였다.

뉴스타트 운동

이상구 박사는 후성 유전학에 대해서 강조하며 생활에서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박사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후성 유전의학(epigenetics)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만병의 근원은 유전자의 변질 때문이고 이는 정신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유전자는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변하지는 않지만 유전자 발현 조절 기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뇌에서 엔돌핀 생산이 안되면 우울증이 오는데 이는 정신적인 이유로 스위치가 꺼진 상태"라며 "이것이 다시 켜지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화불량도 암 발생도 모두 이런 스위치가 꺼져 버렸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지고 보면 한방의 '기'가 바로 이 스위치입니다. 우리는 이제까지 잘 몰라서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다 보니 바로 '기'였습니다. 물론 현대 의학 한방 대체의학도 기가 막힌 것까지는 알았지만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 것은 아닙니다."

그가 후성 유전학을 실행에 옮기는 방식이 "뉴스타트 운동" 이다. 뉴스타트(Newstart)는 ▲Nutrition(균형진 영양 섭취) ▲Exercise(규칙적인 운동) ▲Water(물의 적절한 사용) ▲Sunlight (적당량의 햇빛) ▲Temperance(규모 있는 절제 생활) ▲Air(신선한 공기) ▲Rest(충분한 휴식) ▲Trust(믿음과 신뢰)에서 첫 글자(NEWSTART)를 합해 하나로 만든 단어로 ‘건강 새 출발’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은 영양, 물, 햇빛, 절제, 공기만으로도 기본여건이 충족되지만, 동물은 식물의 여건에 운동, 휴식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사람은 식물과 동물의 여건에 ‘신뢰’가 더해져야 진정한 뉴스타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타트는 단순한 운동이나 식이요법이 아니라 영(Spirit)적인 에너지라고 말한다. 즉 육체의 건강과 함께 정신 건강까지 혼연일체를 이루어야 진정한 생명 건강이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 중심인 뇌로부터 진정한 신뢰와 사랑의 뇌파가 형성되어 생체 전파를 타고 우리 온 몸에 퍼져 나가고, 다른 한편으로는 좋은 영양이 담겨 있는 천연 음식과 신체의 활력을 불어 일으켜 주는 적절한 운동을 통해 우리 몸은 완벽한 조화를 일루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균형감은 우리 몸에 있는 나쁜 유전 정보조차 히스톤 단백질과 메틸기 화학물질로 잘 다스려지고 질병의 발현을 막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 건강의 비밀을 후성유전학에서 찾는 이유이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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