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시어머니 '때문에' 한국어를 배워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시어머니 '덕분에' 배우게 된 거였죠.
처음엔 시어머니 '때문에' 한국어를 배워야 했는데 나중에 보니 시어머니 '덕분에' 배우게 된 거였죠.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7.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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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건국대 서울캠퍼스에서 만난 베트남인 부티탄 흐엉(39·여)씨는 한국어의 미묘한 어감 차이를 정확하게 짚어내며 말을 이어갔다.

흐엉씨는 한국에 오기 전 베트남 국영방송에서 2004년부터 한국 요리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유명세를 탔던 '방송인' 출신 유학생이다.

2008년 한국에 온 후에도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을 밟는 동시에 한 지상파 방송의 라디오에서 베트남어로 한국 사회와 문화를 설명하는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출연하는 등 바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내 존재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하게 된 일' 이라며 '전통문화를 좋아하는데다 한국인과 결혼한 만큼 한국인에겐 베트남 문화를, 베트남인에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을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있었다' 고 말했다.

그가 처음부터 한국에 관심을 뒀던 것은 아니다. 대학에선 중국어를 전공했다. 졸업을 위해 실무경력을 쌓고자 잠시 인턴으로 근무한 하노이의 한 국제무역회사에서 한국인 남편을 만나면서 한국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남편과는 중국어로도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었지만 1997년 시부모를 뵈러 잠시 한국에 들렀을 때 시어머니의 권유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흐엉씨는 '외국어를 전공해서 그런지 한국어도 비교적 빠르게 익혔다' 면서 '이후 베트남으로 돌아가 주 베트남 한국대사관에서 통번역 업무를 맡으면서 자연스럽게 베트남 외교관들의 한국 방문을 수행하는 등 한국과의 접촉을 넓힐 수 있었다' 고 말했다.

그의 장래 계획은 박사 학위를 받고 베트남으로 돌아가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가르치는 것이다.

'저의 절반은 한국인이고, 한국은 제 또 다른 고향입니다. 저의 본래 고향 사람들과 이 경험을 공유하는 것만큼 행복한 일이 또 있을까요.'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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