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한국 화장품, 베트남서 살아남는 법
중소 한국 화장품, 베트남서 살아남는 법
  • 정진구 기자
  • 승인 2020.12.08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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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 베트남의 화장품 시장(상)

최근    한국의 화장품 중소기업들이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했다. 모두가 인구 1억의 베트남 시장에서 ‘대박 꿈꿨지만 다수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귀중한 시간과 돈만 허비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겹치며 아예 사업을 접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의 화장품 중소기업들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베트남 시장 진출을 엿보고 있다. 지령 400호를 맞이한 베한타임즈는 2회에 걸쳐 한국 화장품의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한 기획기사를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 팀장을 지낸 유영국 나이스그룹 베트남 유통판매 법인장으로부터 베트남 화장품시장 현황과 공략법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주]

한류, 그리고 젊은 인구한국 화장품 회사들은 베트남이 가지고 있는   가지 키워드에 현혹되곤 한다. 유리한 조건임에는 틀림없지만  뒤에 자리한 변수가 훨씬  크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유영국 법인장은 “많은 한국의 화장품 회사들이 베트남에 와서 기대와 다른 실상에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 전했다.    

 

베트남 소비자들에게 한국산 화장품은 괜찮은 품질로 인식되지만 몇몇 대기업 브랜드를 제외하고 인지도는 글로벌 브랜드에 비할바는 되지 못한다. 한국의 대기업 브랜드들 조차 베트남 진출 초기에는 인지도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중심가에 단독 매장을 내고, 유명 쇼핑몰에 입점하고, 오픈라인을 통한 광고  수년간의 투자가 이루어진 후에야 어느정도 인지도를 확보할  있었다. 중소기업들에게는 요원한 일이다.  

 

 이상 ‘메이드인코리아만으로는 베트남 소비자들을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디자인과 품질에서 차별성을 두든지, 아니면 기발한 마케팅 전략을 쓰든지, 그것도 아니면 대대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만만치 않은 베트남 시장의 특성

 

베트남의 국민소득은 아직 3000달러(USD) 못미치는 수준으로 젊은층의 화장품 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 유영국 법인장은 “베트남 화장품 시장 규모는 아세안 주요 6개국 중에 가장 작다. 독일의  조사기관에 따르면 스킨케어 부문과 메이크업 부문을 다해 44300만달러 규모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3, 인도네시아 6, 태국은 6배에 달한다라며 “과거보다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밀수시장 물량은 제외됐지만 간혹 화장품 회사들과 상담할  베트남보다 시장 규모가  다른 아세안국가에 가라고 권하기도 한다 말했다.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  법인장은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베트남에서 무더위로 땀에 젖고, 먼지와 매연이 달라붙어 화장을 하고 싶어도 화장을  엄두를  낸다. 설사 화장을 해도 매연을 막기 위해  마스크에 묻어버린다. 게다가 호치민시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지방은 1년의 절반이 우기다. 화장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라며 베트남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다고 서구 명품에 대한 선호도가 절대적인 상류층에게 접근하는 것도 간단치 않은 일이다.

 

베트남의 비정상적인 시장 상황도 변수다. 밀수시장이 크게 활성화  있다보니 합법적인 유통이 도리어 고전하게 된다. 보따리 상인들이나 한국에 있는 베트남인들을 통해 비관세로 유입되는 한국산 화장품들이 곳곳에 널려있다. 가격도 정식 통관 제품보다 훨씬 낮다.

 

중소 브랜드들이 살아남는 

 

베트남에서 중소 화장품 브랜드의 마케팅 방안에 대해 유영국 법인장은 “지금은 사업을 하기보다 장사를 해야한다 강조한다. 신생 업체가 베트남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자금과 시간이 요구된다. 마케팅보다는 좋은 바이어를 찾고, 효과적인 판매망을 구축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    

 

자금력이 부족한 화장품 중소기업들에게 제대로  현지 바이어를 찾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파는 일이  어려운  법이다. 특히 해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바이어를 만나야 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에서 벗어나 인간적인 신뢰를 쌓고 바이어들의 요구를 충족할  있는 전략과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일반적으로 베트남 바이어들은 중국과 달리 다품종, 소량 공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 신생 브랜드의 시장성을 검증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불과  백만원 어치 제품만 주문하고 독점 판매권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바이어들의 요구가 터무니없다고 생각한다면 베트남 진출을 접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유영국 법인장은 “간혹 한국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들이 패키지보다는 품질에 중점을 두고 처음들어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홍보에 나서지만 그보다는 차라리 예쁘고 깔끔한 디자인으로 승부하는 것이 나을  있다 충고했다.

 

이어 그는 “베트남에서 품질만으로는 제품이 성공하기는 무척 어렵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테스트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발을 담궈보길 권한다. 한편으로는 좋은 바이어를 찾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덧붙였다.  

 

예측할  없는 미래

 

다시   강조하지만 베트남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유영국 법인장은 “베트남에서 앞으로 1년의 변화는 지난 10년간의 변화와 맞먹게  이라고 말한다.

 법인장에 따르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20대가 베트남 화장품 유통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1990년대생과 2000년대생들인 이들은 전쟁 직후의 궁핍함을 겪은 1970~1980년생 부모와 달리 부족함 없이 자라온 세대들로 씀씀이도 달라졌고, 해외여행 혹은 유학 경험도 많다.  법인장은 “지금부터 새로운 세대들을 위한 마케팅에 나서야 한다. 베트남이 앞으로 얼마나 빠른 변화를 겪게 될지 예측이 안되고 혼란스럽지만, 그러한 혼란은 긍정적인 혼란이라고 생각한다 말했다.  

[정리=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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