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의 현 위치(3부)-구조 조정
베트남 경제의 현 위치(3부)-구조 조정
  • 베한타임즈
  • 승인 2013.02.0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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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구조 조정 (금융권)

   베트남에서 현재 논의되는 구조조정은 금융권 구조조정, 국영기업 구조조정이 주로 논의되고 있으나, 실제 외국계를 포함한 민간 기업 역시 지난 2년과 향후 2년간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금융권과 국영기업, 민간기업이 구조 조정되니 베트남에 있는 산업 주체 모두가 구조조정의 중심에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미 금융권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지난해 단계별 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첫번째 구조조정은 은행권의 유동성 강화로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진행되는 계획이었고, 과거 2011년 한때 은행간 자금 거래 이자율이 20% 이상을 기록하던 유동성 위기 상황에서 현재 은행간 자금 거래 이자율이 한자리 수로안정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미 이러한 유동성 강화 계획은 달성한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 들어 1분기까지 대출증가율이 0.03%에 불과한 성적을 보였지만, 은행과 기업 및 개인 모두 대출을 꺼려하는 경향에서 나타난 상황으로 은행권의 유동성과는 거리가 멀다.

   두번째 작업은 부실채권 정리로서 2012년 시작하여 2013년까지 조치하는 것으로 정부는 계획하였다. 1차적으로 2012년 정부는 중앙은행을 통하여 기존 지급기한의 연장과 이자율 인하를 허용하며 부실 채권의 추가 발생을 억제하고 연간 수차례에 걸친 실사 조사를 통하여 은행권의 보유 부실 채권 수준을 파악한 바 있다. 금년 들어 진행될 작업은 우선 부실 채권의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채권 가치 평가 체계의 도입과 채권 정리에 있어 보다 신속한 정리가 가능토록 하는 청산 등의 법적 장치 도입, 그리고 이를 중간에서 거래소의 역할을 수행할 자산 관리 회사의 수립이 진행되어야 한다.

   현재 은행권들은 자신이 보유한 채권에 대하여 얼마에 처분해야 할지 판단에 어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동시에 매입하려는 주체 역시 가치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 즉 서로 가격을 정할 수 없으니 채권 매각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대하여 정부 차원에서 적절한 실사 체계와 채권 분류 체계를 수립하여야 외국계든 내국계든 부실 채권에 대한 저가 인수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며 이러한 인수를 통하여 은행들의 재무제표가 깨끗해져야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대출에 나서기 시작할 것이다.

   베트남의 채권 청산 절차가 다른 나라들에 비하여 늦다고 알려져 있다. 채무자와 협의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매를 통하여 채권 청산을 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리는 편이라는 것인데, 이는 경매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경매 시장에 상주하며 경매꾼이 등장할 정도로 부실 채권 매물에 대한 경매가 활성화되어 있다.

   부실 채권을 인수한 기관이 인수한 채권을 처분하고 현금을 회수하는 기간이 짧을수록 자금의 회전을 통하여 처리 가능한 부실 채권의 총액도 증가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 개의 부실 채권을 묶어서 거래를 하는데 이런 경우에 중개소로서 국영 자산 관리 회사가 필요하게 된다. 국영 자산 관리 회사는 1차적으로 은행권의 부실 채권을 통으로 인수하고 이를 분류하여 매입을 희망하는 처분 기관에 적절 가격에 매도하는 중간자 역할을 한다. 지난해 연초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되었던 자산 관리회사가 지금까지 준비되지 않고 있는 사유는 단순히 40억불에서 100억불까지의 자금 확보의 문제가 아니라 위의 처분 관련 제도가 우선 준비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러한 제도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 관리 회사가 구성되고 은행권의 부실 채권을 인수하기 시작한다면 분명히 불투명한 거래 관계에서 부정이 발생할 여지가 크며 은행권 구조조정 문제는 더 큰 문제를 파생하게 될 것이다.

   금융권 구조조정의 세번째 작업은 업체 인수 합병이다. 현재 베트남의 금융권에 있는 기관들은 상업 은행이 약 40개, 증권사가 약 100여개, 예금 수탁 업무가 없는 단자사(Finance Company)가 100여개로 난립하여 있다. 이러한 상황이니 당연히 개별 기관들의 규모가 작아지고 적절한 서비스와 수익을 창출할 경제 규모를 가져가지 못한다. 경제 규모가 안되니 요행을 바라는 거래를 통하여 기관을 유지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실수는 늘고 부실은 증가한다. 지난해 합병을 통하여 만들어진 SHB(Saigon-Hanoi Bank)의 경우 현재 총 9조동에 달하는 연체 대출 중에서 44%인 4조동이 비나신에 묶여 있는 돈인데 해당 대출은 과거 합병전 HABU 은행이 자본금 규정을 어겨가며 대형 국영기업인 비나신에 대출하였던 자금으로 HABU 은행이 합병으로 가게 된 배경이기도 하였다.

   소형은행 중의 하나인 HABU 은행 입장에서 적절한 대출 심사 기능을 보유하지 못하고 당연히 대형 국영기업의 신용에 맹신하여 과도한 자금 집행과 부실을 파생했던 것이다. HABU 은행의 비나신 부채와 같이 국영기업에 대한 부실 대출 규모는 전체 부실 대출의 70% 수준에 육박한다고 보도가 나오고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국영기업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있다.

   정부가 인수 합병 관계에 있는 은행들에 대한 세금과 합병 비용 혜택 등을 제공하려 하고 있으며 금융시장 구조조정 과정에서 외국계의 자본 유입을 위하여 국내 은행에 대한 일반 외국계 투자기관의 지분 보유 한계를 10%에서 15%로, 전략적 투자자의 경우 20%로 증가시키며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소형 은행들의 경우 전체 외국계 지분 합계 한도를 30% 이상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아시아 개발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해 3월 금융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승인한 이후 인수합병, 자본확충, 국제건전성기준 적용, 은행감독관리강화 등을 추진하였고 수개의 재정압박 은행들의 합병과 은행 산업의 건전성 관련 지표가 발표되었으나 실제 자본재확충과 부실대출 해결은 큰 진전을 보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자본적정비율(Capital adequacy ratio)는 2012년 4월 14.6%에서 2013년 1월 13.6%로 되려 감소세를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아시아 개발은행은 추가로 베트남 금융권의 부실대출(NPL) 이슈는 2011년말 은행간 거래 시장에서 부실대출을 다량 보유한 소형 은행이 타은행에 대한 지급 불능에 처하며 처음 불거져 나왔으며 중앙은행은 지난해 은행간 거래에 있어 10일 이상 연체가 발생한 은행의 은행간 거래를 금지시킨 바 있었고,현재 정부와의 합의하에 IMF와 세계은행이 베트남 금융산업 평가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금년내로 결과가 나올 전망이고 정부가 은행들로 하여금 부실 대출에 대한 Risk Provisioning을 보강토록 규정을 개정하고 있으며 대출 내역에 대한 등급 분류를 금년 6월까지 제출토록 규정하였다고 전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신규 규정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은행들의 회계 시스템이 낙후되어 규정에 따른 작업은 지연될 전망이며 중앙은행과 관리 감독 기관의 이에 대한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조조정은 자기 살을 잘라내는 고통이 수반되는 작업이다. 기존의 기득권자들의 권리를 포기하여야 하며 삼성 이건희 회장이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선언하였듯이 마누라 빼고 다 바꿔야 하는 변화를 수반한다. 과거 개방 과정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경제 성장을 달성하였던 베트남이 다음 단계의 성장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은 개혁이고 구조조정이다.

   금융권 구조조정의 전체 경제에 대한 의의는 산업 자금 조달 비용의 감소와 효율화를 통한 국가 경쟁력 강화에 있다. 금융권이 건전성을 확보하고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면 금융권의 자본 조달 비용이 감소하며 이를 통해 저리의 산업 자금 대출이 원활해 지고 이러한 자금 조달 비용의 감소는 산업 경쟁력 및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또한 금융권이 구조조정 이후 제 역할을 수행하면 기업체에 대한 대출에 있어 심사가 강화되고 과거와 같은 무리한 대출 관행이 사라질 것이며 이에 따라 자금을 실제 필요하는 우량한 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진행되어 국가 자금 유통 경로의 왜곡 현상도 사라질 것이다.

[HANUER Investment & Consulting 대표 한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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