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운영하는 이민 대행 업체가 고객들의 계약금만 받고 잠적해 파장이 일고 있다.

 

호치민시 1군에 사무실을 둔 Universal Network Connection Co., Ltd.(UNC)는 캐나다의 AIPP 프로그램을 통해 이민 업무를 대행해 준다는 조건으로 베트남인 고객 20여명으로부터 계약금만 수십억동(VND)을 받아챙겼다.

 

캐나다 AIPP 이민 프로그램은 인력난을 겪고 있는 대서양 4개주, 뉴브런즈윅, 뉴펀들랜드, 노바스코샤,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해외 인재들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과거 다른 이민 프로그램에 비해 자격 조건이 낮고 수속 기간도 짧아 많은 캐나다 이민 희망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그러나 UNC가 대행 업무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아 이민 절차가 지연되자 불안감을 느낀 고객들이 올해 1월부터 계약 파기 및 환불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초 고객 10여명이 호치민시의 UNC 사무실을 찾아 한국인 대표 우모씨(45)를 만나 환불 요청을 했고, 이에 우모씨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객들이 원하는대로 처리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환불 약속을 한 우모씨는 1월 12일경부터 사무실을 폐쇄했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이메일을 통해 일부 고개에게 환불해주겠다고 답변했지만 역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UNC의 직원들조차 우모씨와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중이다. UNC의 한 직원은 베트남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12일부터 회사 문이 닫혀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직원들이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지만 언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호치민시 공안 조사 착수

 

UNC에 이민 대행료는 건당 1억동(VND)에서 2억동 사이로 알려졌다. 고객들은 이를 수개월에 걸쳐 분할 지불해 왔다.  

 

캐나다 이민을 계획했던 35세의 쩐씨는 지난 2019년 7월, UNC와 총 6만달러(USD) 대행 계약을 맺었다. 총액 중 저반 이상을 지불했으나 이민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쩐씨는 “회사는 환불해 주겠다는 말만하고 전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라며 “나를 포함한 피해자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누구를 찾아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UNC 사무실을 찾아가 회사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 부씨는 2018년 10월부터 UNC를 통해 이민준비를 시작했다. 그 역시 총 6만달러 중 절반 이상을 지불했다. 계약서상에는 2년 내에 이민 허가를 받지 못하면 70% 환불 조항이 포함됐다. 결국 2년이 흘렀지만 우모씨와 UNC 직원들은 이민 절차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나 우모씨가 잠적한 후 부씨가 확인한바에 따르면 이민 신청은 2020년 5월에 캐나다 정부로부터 거부된 상태였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피해자들의 신고로 공안은 이번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UNC는 지난 2009년 이민 및 출입국 관련 대행 업체로 설립되었으며 한국, 호주, 캐나다 등 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베트남에는 호치민시 외에 하노이에도 사무실을 운영해 왔다. 현재 한국 UNC 본사 홈페이지 상에 대표자 명의도 우모씨로 나와있다. 우씨는 지난 2015년 한국의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나와 이민 유학 사기 대처방법에 대해 인터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베트남 고객들에게 자신이 한국의 유력 고위 인사의 자제이며,  해외에 주재한 한국대사관에서 근무했다며 믿음을 줬으나 전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이었다. 베한타임즈는 UNC 한국 본사 전화번호로 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